연중 제19주간 금요일 - 혼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오늘은 주님 말씀에 따라 가톨릭교회의 ‘혼인’에 대한 가르침을 나누고자 합니다.
혼인은 첫째, 불가해소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창세기의 말씀을 들어 혼인의 불가해소성을 재천명하셨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혼인하면 둘이 아니라 한 몸이 된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며 사람이 갈라놓을 권한이 없다.”
오늘날 이혼율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가정파괴실태를 보면서 정말 가슴이 미어집니다. 하느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요? 온갖 사회적인 문제가 가정파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함을 볼 때, 부부간의 사랑과 일치, 그리고 그 원만한 가정 안에서 자녀들의 출산과 올바른 교육이 건강한 사회를 건설해 가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로, 혼인은 창조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혼인은 인격적으로 완성된 남녀가 짝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미완성된 부족한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주며 보다 성숙한 인격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진정으로 사람다워질 수 있도록 누구보다도 인내롭게 상대를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부부관계에 요구되는 기본적 자세입니다. 그래서 혼인은 서로간에 인내로운 사랑을 통해 하느님 보시기에 보다 좋게 창조되어 가는 장인 것입니다.
혼인은 남녀가 각자 하느님의 파견을 받아 상대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수호자가 되도록 장가가고 시집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혼인은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라는 자기중심적 사고는 혼인생활을 힘들게 하고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자기전달법도 모르고 상대의 말을 인내롭게 들어주고 그 마음을 읽어줄 줄도 모르면서 부부간의 갈등의 탓을 상대에게 전가하려는 안일하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고쳐야 합니다. “혼인은 권리가 반으로 줄고 의무가 두 배로 느는 것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원만하고 성숙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는 자기 권리를 앞세우기 전에 먼저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실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로, 혼인은 성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혼인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과 일치를 증거해야 할 소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 5장에서 혼인의 성사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아내된 사람들은 주님께 순종하듯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몸인 교회의 구원자로서 그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것처럼 남편은 아내의 주인이 됩니다. 교회가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것처럼 아내도 모든 일에 자기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 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5,22-25) 이렇게 남편과 아내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을 본받고 드러내며 엮어가는 혼인의 소명을 혼인의 성사성이라 합니다. 혼인생활을 바르게 꾸려가기 위해선 혼인이 성사임을 깊이 깨닫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넷째로, 혼인은 하느님의 은총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먼 항해를 떠날 때는 기도를 한 번 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기도를 두 번하고, 결혼을 할 때는 기도를 세 번 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혼인을 하면서 행복을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혼인은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며 오히려 모험천만한 것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건강하게, 신의를 지키며 내 곁에 남아 있어 줄지, 자녀가 태어날지, 건강하게 태어날지, 바르게 자라줄지 전혀 알 수 없는 모험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인은 하느님의 은총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 어찌 그 험난한 혼인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수많은 그리스도인 처녀총각들이 혼인성사의 중요성을 모르고 세속적인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나 걱정스럽습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안에 혼인생활을 하시는 교우 여러분, 어느 때보다 더욱 혼인의 숭고함과 가정의 중요성이 희미해지고 있는 위급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오늘 주님의 가르침을 깊이 세기고 성가정, 주님 보시기 좋은 가정을 이뤄가기 위해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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