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레지나의 편지

23. 주사 연기, 2006년 5월 23일

김레지나 2008. 9. 12. 21:25

Date : Sun, 21 May 2006 16:29:17 +0900 (KST), Sun, 21 May 2006 16:29:16 +0900 (KST)

Subject : 왜요? 나중에요?

 

 

저 좀 그만 띄우세요.

저 있어야 할 자리가 헷갈려요.

지금 하늘나라로 올라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지금 죽어야 되나, 살아야 되나?)

역시 백수는 행복해요. 자주 메일 보낼 수 있고요.

유미 내외는 저랑 남편만 보면 부럽데요.

유미가 오늘 그래요. "언니는 암 걸리기 참 잘한거야"라구요.

                

 

Date : Mon, 22 May 2006 3:13:13 +0900 (KST), Mon, 22 May 2006 03:13:05 +0900 (KST)

Subject : 자는데 실패..


이게 뭐예요.

벌써 깨서 말똥 말똥... 큰 일이네요...

00님.. 머리 깎으시니까 더 예뻐요?

영 안 어울리실 것 같은데요. 그지요?

나중에 그런 모습으로 제 앞에 나타나시기 없기예요.

항암치료 생각나서 속이 불편해질지 몰라요.

그게 뭐가 기쁜 소식이라고,, 헹!

얼른 다시 자야겠어요. 하느님께 재워달라고 부탁하고 잤는데,

왜 이 밤에 저를 깨웠을까요? 정상적인 리듬이 아니예요.

00님 푹 주무시라고 기도할께요.

사랑할 줄 아는 00님~ 굳 나잇

아니구나  일어나셨겠구나.

굳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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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Tue, 23 May 2006 1:25:47 +0900 (KST), Tue, 23 May 2006 01:25:33 +0900 (KST)

Subject : 어디 있게요?


좋은 글 고맙게 잘 읽었어요.

저 지금 여수에 있어요.

어제 새벽부터 서둘러서 병원에 가서 피검사하고 엑스레이 찍고 내과진료 외과진료 했지요.

내과 선생님이 피검사 결과 골수기능이 회복이 덜 되었다고 주사 맞지 말래요.

제가 그냥 주사약의 양을 좀 줄여서 맞고 가면 안 되겠냐고 졸랐는데 안 된대요.

주사 부작용 설명하는 데 듣는 둥 마는 둥했고, 의사 선생님이 다음 주에 주사에 대한 설명 들으라고 간호사와 면담시간 잡아 주시데요.

이번 주 목요일에 다시 올라가서 금요일날 애들 틱장애 검사 결과 보고 다음주 월요일날 다시 주사 맞으러 가야겠어요.

왜 몸이 회복이 안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었는데요.

그제 밤에 자꾸 깨고.... 3시에 멜 보냈죠? 그 후로 다섯 시 넘어서 형주와 정훈이 잃어버리고 우는 꿈 꾸다가 깼어요. 이틀 연속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 것도 같고..

남편한테 잠 안자고 글 쓰지 말라고 소리 듣고, 유미한테 소리 듣고, 저는 저대로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먹으라는 육고기를 전혀 안 먹어서 그런다고 투덜대고...

운이 좋아서 진료를 바로 바로 당겨서 보고. 친구한테 전화해서 광주 강0-0씨 병실에 입원하기로 한 거 취소했고...

광주에 들러서 올까 하고 강주사님한테 전화해 보았어요. 강00씨가 조금이라도 불안해하시면 광주 들렀다가 여수 가겠다고 했어요.

강00씨는 전에 마음이 편해지신 뒤로는 지금도 여전히 편하게 지내신대요. 날마다 가족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괜찮다고 하신대요. 마음은 아주 편하고, 진통제 맞고 계신다고 해요.

강주사님이 저보고 올 필요 없다고 해서 여수로 바로 왔어요.

기차를 너무 오래 타서 엄청 피곤했어요. 하지만 기분은 좋았어요.

제가  재밌는 생각하다가 자꾸 소리내서 웃으니까 남편이 한마디 해요.

항암제가 얼마나 독하면 제가 그리 되냐고요. 안됐다고........^^*

저녁에 강00씨가 저한테 전화했어요. 있는 힘을 다 짜내서 크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한테 고맙다고 하셨고, 제 덕에 당신이 반성을 너무 많이 했다고 하시대요.

제가 기도해 드리겠다고 했고, 반성은 그만 하시고, 마음 편히 지내시라고 했어요.

전화 끊고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잤어요.

또 밤에 일어나 있네요. 다시 자야지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