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하느님은 온 영혼을 다 합친 것만큼 '나'를 김 레지나 2007-04-30
아가다 언니!
상품과 작품- 정말 좋은 이야기에요.
제 글에 좋은 답글 달아주셨는데, 제가 소심해서 제 글을 지워버렸어요. 죄송해용.
좀 더 생각해보고 다시 올리든지 할게요.
요즘에는 예레미아 예언자의 마음에 정말로 공감해요.
“주님, 당신께서 저를 꾀시어 저는 그 꾐에 넘어갔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압도하시고 저보다 우세하시니, 제가 날마다 놀림감이 되어 모든 이에게 조롱만 받습니다. 말할 때마다 저는 소리를 지르며 ”폭력과 억압 뿐이다.!“하고 외칩니다. 주님의 말씀이 저에게 날마다 치욕과 비웃음거리만 되었습니다.
그 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작정하여도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몸에 이상이 있어서 한숨 푹 자고 있어났네요.
홈피 들어오니 좋은 글들, 처음 뵙는 분들, 반가운 분들 이름이 있어서 기분이 조금 좋아졌어요.
어제는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을 잠시 떠나보냈어요.
제가 그 분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제 몫까지 가져가시라고 기도했었거든요.
하느님과 한 그 약속 지키는 거지요..
그랬더니 어제 배달된 멜로 저를 조금 위로해주시더라구요.
"누군가와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면 자아와 마주하게 되며 하느님에 대한 사랑도 더욱 커진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떠나버려 고통스럽다면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그것을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너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사랑하신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네 안에 계신 하느님이 다른 사람들 안에도 계시기 때문에 너의 사랑이 더욱 아름답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떠난다고 해서 하느님이 다리를 놓아주신 사랑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로 인해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의 신비를 새롭게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우리 안에 들어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준 사람이 죽거나 떠나버린다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식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참으로 힘들고 두려운 사랑이기는 하지만
너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는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헨리 J M 뉴엔 "
저한테 하느님의 사랑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저를 단련시켜주신 분이신데....그래서 좀 많이 울었어요. ..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뭘 더 배우라는 건지.. 어이가 없기도 하고.. . 그렇네요. 헤헤헤..
몸도 안 좋고, 마음도 안 좋고.. 슬프고 지쳤는데..언니 글을 보니 힘이 조금 나네요.
저는 하느님께서는 한 영혼을 다른 모든 영혼을 합친 것만큼 사랑하신다.. 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돼요.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시니 무능하실 수도 있는데. 한 존재를 다른 모든 존재를 다 합친 것만큼 극진하게 사랑하시는 것 쯤이야.... '실습'을 통해서 배우지 않으면 결코 짐작할 수도 없는 '사랑의 신비'이지요.
또 제가 지금 많이 슬프다고 해도, 제가 지금까지 예수님 속 썩인 것에 비할 수 있겠어요?
슬퍼하는 것이 부끄럽고 죄송할 뿐이지요.
주님의 사랑을 깨닫기 위해서는 세상 모든 사랑이, 세상 모든 고통이, 세상 모든 슬픔이 다 은총인 것을요.
어제는 성소주일이었지요?
비오 신부님이 뭐라 하신 줄 아세요?
“예수님은 가난하고 단순한 목동들에게는 천사들을 보내 알려 주셨고, 학자들에게는 가진 지식을 통해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예수님의 내적 은총의 힘으로 예수님을 찬양하러 서둘러 갔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를 거룩한 영감의 힘으로 부르시며, 은총으로 우리와 통교하십니다. ‘얼마나 자주 그분이 우리를 초대하셨던가요?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그 초대에 응하였던가요?’ 나의 하느님, 나는 이런 질문이 들 때마다 부끄럽습니다.”
비오 성인께서 부끄럽다 하시면 저는 땅으로 꺼지든지 해야겠어요. ㅎㅎㅎㅎ
어제 성체 모시고, 제 소명은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명랑하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명랑하게 이웃을 사랑하는 것” 이에요.
살짝 말을 바꾸면, 철없이 까부는 영혼으로 하느님 앞에 있는 것. 이 아닐까 싶었어요. 명랑하지 못할 상황에서 명랑하게 지내고, 명랑하게 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한테도 명랑하게 대하고..에고.. 소명이 너무 버겁당.... 데레사랑 푼수기쁨조 하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그러니, 제 소명에 응답하려면 명랑해져야겠지요? 그게 평생을 두고 실천해야할 제 소명인 것 같으니.. ^^*
자, 잠도 한 숨 잤고, 눈물도 한 바탕 뺐으니, 신나는 오후를 준비해야겠어요.
아가다 언니도 기쁘고 신나는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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