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책에서 옮긴 글

천상의 책에서 -루이사 피카레타

김레지나 2008. 8. 28. 21:41

다음은 루이사피카레타의  책 에서 옮긴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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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어느 날 아침, 주님께서는 성체를 모신 나에게, 그 분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반면에 피조물의 사랑은 얼마나 변하기 쉽고 한결같지 못한지에 대해서 절실히 깨닫게 하는 환한 빛을 비추어 주셨다. 그 결과 내 마음은 완전히 그 빛에 사로잡혔고, 따라서 그 순간 이후부터 그분 외에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분은 또한 그분에게서 결코 떨어지는 일 없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다. 그것은 사람을 하느님의 모상으로 보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내게 어떤 선행을 베풀면 그것을 마땅히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으로 알아보고 - 왜냐하면 하느님이 바로 그 선행의 원동력이며 창조주시니까 - 그 분께서 사람을 써서 내게 그렇게 해 주셨다고 여겼다. 반대로 누군가가 내게 악행을 저지르면 이 역시 하느님께서 오로지 나의 영적이고 육체적인 행복을 더 키워주시려고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셨다고 생각하였다.


그 결과 내 마음은 더욱 더 세게 하느님께로 이끌리며 결합되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모든 사람을 하느님 안에서 보고 그 각 사람들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봄으로써 사람에 대한 존경심도 잃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그들이 나를 조롱할 때도 내 영혼으로 하여금 새로운 공로를 얻게 해 주는 것으로 여기면서 하느님 안에서 그들을 더욱 사랑해야 할 의무를 느꼈다. 반대로 사람들이 내게 찬사와 박수를 가져오면 그것을 경멸로 받아들이며 이렇게 중얼거리곤 하였다. "피조물의 변하기 쉬운 성질로 볼 때, 오늘 이 찬사는 내일의 증오가 될지도 몰라.“요컨대, 그 순간 이후부터 내 마음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로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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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내가 네 마음 속에 은총을 부어 주려면, 네가 절대로 너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리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나는 매우 신중하기에 내 은총을 이루어진 일의 좋은 결과를 항상 자신의 힘 덕분으로 돌리는 사람에게는 은총과 선물들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네가 알기 바란다. 그런 자들은 내 사랑으로 그들에게 주는 모든 선물과 은총들을 마치 자기들이 받을 자격이 있는 것처럼 여기며 받기 때문에 훔치는 것과 진배없는 도둑들이다.


그러니 너는 언제나. “내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열매들은 가련한 피조물인 나의 힘 덕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거룩한 사랑이신 예수님께서 내 마음에 넘치도록 부어 주신 선물들에서 생겨난 것이다.”하고 말해야 한다.


나는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강물처럼 풍성한 은총을 부어준다는 것을 늘 기억하여라.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들이란 그들이 행한 모든 일은 내 은총 덕분에 이루어진 것임을 기억하고 그 어떤 것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사람들이며, 자기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내게 감사를 드릴 뿐만 아니라 내게 응답하지 않으면 그 모든 은총과 선물과 호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끊임 없는 두려움 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나는 교만의 악취가 코를 찌르는 마음 속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은 그들 자신으로 가득 차 있어서 나를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데다가, 나의 모든 은총을 조금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다. 그들은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결국 멸망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자주, 아니 끊임없이, 겸손하게 행동하도록 하고 싶다. 혼자서는 걸을 수도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엄마에게 의지하는 아기처럼 말이다. 이런 아기와 같이 내 곁에 있어라.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언제나 내게 도움을 청하면서 너의 허무를 인정하고 내가 모든 것을 보살펴 주기를 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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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좋으신 예수님, 제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은총들을 허비하고 말았는지 보십시오.! 그러지 않았다면 그 보화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저의 가장 크고 유일한 선이시며 제 전부이신 당신을 더욱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이처럼 나는 성가실 정도로 끊임없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예수님께 되풀이해서 말씀 드리곤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호되게 나무라시면서 이렇게 말씀 하셨다.

  “과거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 생각하기 바란다.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제 잘못을 깊이 인정하고 겸손하게 통회하면 회개의 성사를 통해 씻음을 받고, 다시 죄를 짓기 보다는 죽음을 택할 각오를 하게 된다. 그런데도 자기의 잘못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은 나의 자비를 모욕하는 것이다.

  더욱이, 머리 속으로 과거의 진창 속을 계속 뒹굴어댄다면 내 사랑을 걷어치울 수 밖에 없다. 영혼이 과거의 불결한 생각에 빨려 들어간 상태로 있고자 하는 한, 내 사랑으로 천국을 향해 날아가도록 해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범한 잘못을 완전히 잊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겠느냐? 내가 아직도 너에 대한 일말의 유감이나 노여움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느냐?“


  그래서 나는 그 분께, “아닙니다, 주님,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모든 배은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너무나 인자하시기에, 이토록 다정하게 사랑해 주신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녹아버릴 지경입니다.”하고 말씀 드렸다.

  그러자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그렇다면 어찌하여 아직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느냐?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얼마나 훨씬 더 기뻐지겠느냐! 이제부터는 나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여라. 그러면 언제나 평화 안에 머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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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앞의 주제로 얼마 동안 수련을 쌓게 하신 뒤에 극기의 정신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비록 덕행이나 큰 희생이라 하더라도 그 분께 대한 사람이 배어 있지 않은 모든 일은, 즉 그 시작과 과정과 끝맺음에 이르기까지 그 분께 대한 사랑으로 하지 않는 일은 무엇이나 무미건조하고 아무 공로도 없는 것임을 분명히 지적해 주셨다. 그 분께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은 다른 모든 덕행에 광채를 주는 덕행이다. 사랑이 없는 모든 일은 죽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정신 없이 행해지는 일은 내 눈길을 끌 수 없고 따라서 내 마음 속에 들어오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너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사랑의 정신을 동기로 해서 행해야 한다.

  즉 내 안에서 나와 함께 나를 위하여 일해야 한다. 또한 거기에는 희생 정신도 담고 있어야 한다. 이 희생 정신이 없으면 일마다 너의 극기와 나의 극기가 각각의 표를 달고 있어서 그 전부를 내 것으로 인정할 수가 없게 된다.

  이를테면 화폐의 표면에 왕의 모습이 찍혀 있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것을 진짜가 아닌 위조 화폐로 보기에 아무 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십자가와 결합되어 있지 않은 일들도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피조물에 대한 애착을 없애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너 자신에 대한 집착을 없애야 한다. 곧 네가 오로지 내 안에서만 살고자 한다면 너 자신에 대해서는 죽어야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내가 나 자신의 생명을 네 안에 넣어주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네가 지금껏 해 왔던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굳건해져서,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 혼자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너는 나와 함께, 나는 너와 함께, 곧 우리는 함께 모든 일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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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모든 감각적인 위로와 은총 및 가시적인 도움을 거두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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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께서는 저로 하여금 외부 세계와 제 주위의 모든 것을 떠나게 하셨기에- 그래서 사실상 (당신 외에는) 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끼며 살게 되었는데- 이제 당신께서 당신 현존을 거두시며 저 자신을 제 처분대로 맡기고 떠나시고자 하시다니, 그럴 수 있는 일이십니까? 저는 너무나 악한 인간이어서 당신 없이는 아무런 선도 행할 수 없다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즐겁고 온화하신 표정으로, “내가 잠시 너를 떠나려고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너에게 더 큰 선익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려는 것이니, 나 없이 혼자 있을 때에 너는 어떤 사람인가를 철저히 깨닫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네 마음을 준비시켜서 내가 쏟아 부어 주려고 하는 새로운 은총을 받아들이게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내 모습을 보여 주면서 너를 도와 주었지만, 너의 허무를 정말 깊이 인식하도록 이제부터는 내 모습을 감춘 채 도와 주겠다는 것이다. 너를 더 없이 깊은 겸손 속에 가라앉게 하고, 나의 은총으로 더없이 높이 일으켜서 그런 너 위에 가장 높은 성벽을 너와 함께 세우기 위함이다.

  그러니 너는 슬퍼하는 대신, 나와 더불어 오히려 기뻐하며 내게 감사해야한다. 너로 하여금 이 폭풍이 이는 바다를 빨리 건너가게 할수록 그만큼 빨리 네가 구원의 항구에 도착할 터이니 말이다. 내가 너에게 치르게 하는 시련이 클 수록 더욱 큰 은총을 주겠다. 그러니, 힘내어라, 곧 돌아와서 고통 중에 있는 너를 위로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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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절감하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모든 것은 주님께서 내게 아낌없이 거저주신 충만한 은총 덕분이었다는 점을 부정한다면 나는 한낱 사기꾼에 불과할 것이다. 나 자신의 것이라고는 순전한 허무와 악으로 기울어지는 경향뿐이니 말이다.  ..........................

  그래서 나는 사실대로 모든 것을 말씀드렸다. “보십시오. 주님, 저는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묵상들은 너무 형편없는 것이어서 당신께 봉헌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고, 영성체 후에도 당신 사랑에 대해서 이렇다할 매력을 못 느꼈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도 안에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당신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니 언제나 공허감과 그 부재의 슬픔에 시달렸고 급기야는 임종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혼자 있다는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고 제 본성은 기도를 빨리 끝내도록 재촉하였고,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기도하는 것이 시간 낭비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게 하기로 되어 있는 그 일들을 계속한 것은, 당신께서 돌아오셔서 저의 불충실에 대해 벌 주실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내적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선이신 예수님, 당신께서 끊임없이 모욕을 받고 계시는 데도, 저는 당신께서 시키신 보속 행위든지 복된 성사 안에 계신 당신을 찾아뵙는 일이든지 그 어느 것도 잘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지 않았기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시지 않았기에, 저로서는 그 일들을 잘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여기에 와 계시니, 제가 마땅히 어떻게 해야 했었는지에 대해서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다. “네가 그토록 당황한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었다. 나는 평화의 영이란 것을 몰랐느냐? 그래서 너에게 무엇보다 먼저, 절대로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더냐?

그리고 기도에 대해서 말하자면, 집중이 안 된다고 해서 왜 그런지를 자꾸 생각할 일이 아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런 상태로 고요히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 자신에 되레 분심을 초래하게 되니 말이다. 차라리 너는 그럴 수 밖에 없는 하찮은 인간임을 자인하고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추면서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여라.

  마치 도살장에 끌려간 어린 양이 저를 쳐 죽이는 사람의 손을 핥는 것과 같이, 너도 마구 두들겨 맞고 때려 눕혀진 채 혼자 있을 때에도 너 자신을 나의 처분에 맡기고, 오히려 그 모든 고통을 받아 마땅하다고 여기면서 마음을 다하여 내게 감사하여라. 그리고 나를 거슬러 저질러지는 죄들을 보속하기 위하여, 너의 그 모든 괴로움과 피로와 고뇌를 찬미와 보상의 제물로 내게 봉헌하여라.

  이와 같이 하면 너의 기도는 분향처럼 내 옥좌로 올라와서 내 가슴에 사무치므로, 새로운 은총과 선물들을 너 자신에게로 끌어당기게 된다. 네가 그렇게 너 자신의 허무에 잠겨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추면서 내게 의탁하는 것을 보면 악마는 네게 접근할 힘을 잃고 분통이 터져서 제 입술을 깨물기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네가 그러한 처지에 있을 때에 해야 할 일이다. 그렇데 하면 네 상각에 아무런 상급도 받지 못할 듯한 상황 속에서도 공로를 쌓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영성체에 대해서도 나는 네가 내 사랑의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에 오래도록 나와 함께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기 바란다. 성체 안의 나를 받아 모시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대로 잘 준비하고, 영성체를 한 후에는 내게 감사하면서 네게 필요한 은총과 도움을 청하면 된다. 그 회 다른 생각들은 하지 말아라.


  너로 하여금 영성체 때에 겪는 고통은 내가 게쎄마니 동산에서 겪은 고통에 비하면 그림자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런데 네가 벌써 그렇듯 짓눌린다면 내가 채찍질과 가시관과 못박힘의 고통을 너와 함께 나누고자 할 때에는 어떻게 되겠느냐?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네가 앞으로 더 심한 고통들을 치르게 될 것임을 생각하여 현재의 고통들을 더 용감하게 견딜 힘을 주려는 것이다.

  그러니 홀로 남아 성체를 모시며 괴로움을 느낄 때면, 좀이나마 내가 게쎄마니 동산에서 너를 위하여 겪은 단말마의 괴로움을 생각하여라. 그 동산에 있는 내게로 다가와서 너의 고통과 나의 쓰디쓴 비통을 비교해 보아라.

  사실, 네가 나 없이 홀로 있음을 느끼는 때이겠지만, 그럴 때도 너는, 내가 가장 믿는 벗들에게마저 버림받고 홀로 있는데 그 벗들은 기도도 빠뜨린 채 잠에 곯아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줄 빛에 의하여, 너는 더할 수 없도록 심한 고통에..............................


  그 모든 죄가 한꺼번에 나를 짓눌렀기 때문에 나는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 산 채로 잡아먹힐 듯한 느낌이었다. 내 마음이 온 몸이 압착기에 짓눌리는 것 같았고, 그래서 땅을 흠뻑 적실 정도로 피를 흘렸다. 그리고, 이 모든 고통에 대해서 내 아버지께로부터 버림받은 고통마저 보태어졌다. 자, 말해 보아라, 네가 그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적이 있었느냐?


  그러므로, 네가 나 없이 홀로 남아 아무 위로도 못 받으며 온통 쓰라림과 고뇌와 고통에 싸여 있을 때면, 네 정신으로 나에게 다가 오너라. 나의 피를 닦아 주려고 힘쓰면서 나의 그 극심한 성체를 모신 후에도 나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방법과 동기를 찾아 얻게 될 것이다.

  하기야, 네 고통이 별 것 아니리라는 말은 아니다. 나의 부재는 그 자체로, 내가 사랑하는 영혼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크고 쓰라린 고통이니 말이다. 하지만, 네 고통으로 또 나의 뜻에 일치하겠다는 마음으로 그것을 참아낸다면, 내게 크나큰 안식과 위로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중략)

  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다정하게 대해 주셨는지! 그 분은 결코 약속을 어기신 적이 없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당신 약속보다 더 많은 것을 주시며 행하셨기 때문에 나도 그분께 만족을 드릴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이 단지 내 상상의 산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혹시 있다 하더라도, 나는 그런 의심 내지 불신을 마음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은 시기에는 사랑의 정신으로 말미암은 착한 생각이나 말 한마디도 떠오르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어떤 착한 일을 해 주고 싶은 충동도 전연 솟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