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돋보기] 주님 승천 대축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부활하겠다. 승천하겠다. 하늘나라에서 너희들을 기다리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결국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동굴에서 부활하시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구름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가신다. 이러한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의 메시지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아름다운 약속.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으로 서슴없이 보여주신 하느님 나라, 찾아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님께서 부활한 뒤 하늘로 올라가셨음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예수부활대축일로부터 여섯째 목요일, 부활하신 뒤 40일째 되는 날이지만 우리 교회는 부활 제7주일을 이날로 기념하고 있다. 초기 동방교회에서는 이 축일에는 오르심 또는 구원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리스도가 주님의 영광에 오름으로써 진정한 구원 사업이 완성됐다는 뜻이다. 서방교회에서는‘ 승천’이라는 말을 통해 그리스도가 스스로 자신의 권능으로 하늘에 올라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가 하늘로 올라간 장소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고 있지만 예루살렘 근처 올리브산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성경은 사도행전을 통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뒤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40일 동안 사도들에게 나타나셨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주님승천축일은 성령강림축제와 함께 거행되었다. 그러나 420-430년 경 이 축일이 예루살렘에 정착되면서부터 교부들은 이날을 부활, 승천, 성령강림의 순서대로 지내게 된다. 또 많은 민중들도 사도행전에서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과 승천의 전례가 순차적으로 거행되기를 원했다. 따라서 주님승천대축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님의 승천이 선행(先行)으로 이해되면서 파스카의 신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쁨과 성대함으로 지내는 지금의 축일 모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예수님의 승천은 부활의 완성이자 그 영광과 승리가 절정에 달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과 승천은 똑같은 영광의 사건이며, 주님 승천대축일은 우리에게 예수께서 보여주시려고 하는 하느님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의 선포이며, 약속이고, 보증이 되었다.
또 성경에서는 예수 승천과 함께 40이라는 숫자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뒤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셨다. 또 노아, 엘리야, 모세와 같은 예언자들도 이스라엘의 광야에서 40년의 세월을 보냈다. 예수 역시 공생활 전 광야에서 40일의 시간을 보냈다. 이로써 40은 성경에서 말하는 정화와 준비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도행전에서 예수 승천은 종말에 대한 생각을 수정하고, 성령의 능력에서 비롯된 증인사상, 구름에 싸여진 재림과 연결되어 있다. 하늘로 승천하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제자들은 발길을 돌린다. 그리곤 다락방으로 들어가 기도에 전념하면서 하느님의 약속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 재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주님승천대축일 미사 <제1독서>는 사도들은 예수의 승천을 체험한 뒤 예수 재림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오시면 그들이 힘을 얻어 땅끝까지 주님의 증인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신다. 이것은 바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성령과 교회의 시대이다.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에페소 교우들을 격려하고 앞으로 받게 될 하늘 나라의 상속을 떠올리며 사도들에게 희망을 잃지 않도록 거듭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을 부활시키신 분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부활을 믿는 이들은 마침내 구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복음>을 통해 드디어 예수가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승천하신다. 그리고 죄의 용서를 약속하신다. 이런 상황을 겪은 제자들은 스승님의 말씀을 세상에 전하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예수의 부활과 승천의 산증인들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명령과 실행에 따르는 표징들의 약속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구마, 언어, 치유의 기적들은 현실적인 난관 속에서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징표가 될 것이다. 사도들은 주님 승천 후 사방에 복음을 선포했고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표징들은 그들이 선포하는 것을 확증시켜 주었다.
입당송(사도 1,11)은 예수의 재림을, 영성체송(마태 28,20)은 주님의 현존이 함께함을 선포하고 있다. 화답송(시편 46)은 예수의 승천에 대해 기쁨으로 찬양하며, 복음 환호송(마태 28,19a. 20b)은 파견 명령과 현존 약속을 강조하며 복음을 준비시킨다.
예물기도와 영성체 후 기도에서는 천상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하느님께 간청하고 있다. 이는 본기도에서 인간의 품위가 고양되고, 그리스도의 신비체가 이루어지며 하늘나라를 희망하는 것에 연결되고 있고 이러한 내적 자세는 더욱 확대되어 감사송에서 “희망을 안고 예수를 뒤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절정을 이룬다.
내가 너희와 함께하겠다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예수 승천에서 우리는 그분이 우리를 구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았다. 그리스도의 승천을 통해서 우리는 성령이 강림하고 교회가 시작됐다는 사실과 예수님께서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천상의 길을 개척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는 당신 자신의 승천을 통해 자신을 우리들의 속죄 제물로 바침으로써 변화무쌍하고 혼란스러운 세상 영역을 벗어나서 완전무결한 천상세계를 알려주셨다. 이런 그리스도의 승천은 바로 먼저 뽑힌 이들을 위해 먼저 하늘에서 자리를 준비하여 다시 내려와서 그들과 하느님 나라에 올라가 영원한 삶을 살게 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주님의 승천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신자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어두운 다락방에서 기도하고, 세상으로 나아가 하느님 말씀을 열정적으로 전했던 사도들의 모습을 생각하자. 제자들의 가슴에는 예수님의 승천을 통해 하신 약속이 담겨져 있다. 우리도 반드시 우리에게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도들과 같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선교 사명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복음화를 위한 작은 외침, 2012년 5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정리 송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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