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신부님들 말씀

구름기둥과 불기두을 보며 살자. / 조두레박 신부님

김레지나 2018. 1. 1. 14:14

+ 조 두레박신부의 영적일기(1월1일..천주 모친 마리아 대축일)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보며 살자(탈출기 13장 21-22절)

 

 

새해 첫 날이자,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 대축일입니다.
올해도 여러분 모두 주님의 사랑 안에서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 가정에도 건강과 평화가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에게는 11년 된 거룩하고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목포 연동 성당에 있을 때에..2007년 1월1일 성모님 대축일 날에 전기 누전으로 성당 전체가 타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날 너무나 가슴 아프고 끔찍한 일 속에서 하느님의 기적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이 불타는 성당을 앞에 놓고 발을 동동거리며 울고 있었고, 저는 그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하느님께 원망하고, 통곡하고, 하느님이 이러실 수 있느냐?며....”  
50분 만에 100평이 넘는 성당이 뼈대만 남기고 다 타버리고 재만 남았습니다.

  저는 그 순간 “성체는....성체는” 그러면서 성당으로 뛰어가서 성체를 모신 감실 쪽으로 갔는데, 구리로 만든 감실은 다 녹아버리고 없는데 그 밑에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가서 뒤져보니 성체가 모셔진 성합이 그대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성합이 그을 린데가 하나도 없었고, 성합을 열어보니 성체도 하나도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1400도...
그 뜨거운 불길 가운데서 성체께서 견디어 내신 것입니다.
그 성체를 든 성합을 모시고, 성당 뒤편에 미사드릴 때에 쓰이는 물건이 들어있는 제의 방으로 향해 갔습니다.
신기하게도 제의 방 입구 오른쪽과 왼쪽, 그리고 위아래는 다 타버렸는데, 제의 방에는 불조차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1400도 불에서 견디어내신 성체, 그리고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때 쓰이는  미사도구들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 미사의 기적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기뻤던지 미사 도구를 챙겨서 교육관 2층에서 10시 30분 교중 미사를 봉헌하러 갔습니다.  
“성부와..하는데 울음이 쏟아지는 것입니다.”
제가 그때 강론 때 그랬던 것 같습니다.
“1400도씨 뜨거운 불 속에서 견디시고, 아무런 해를 입지 않으신 성체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불 한 가운데에서 전혀 손실되지 않은 거룩한 도구로 하느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미사의 기적이 여기에서 봉헌되고 있습니다.”

저는 성체를 위해서, 그리고 거룩한 미사를 위해 1400도 불도 막아주시는 하느님의 능력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해 2018년 새해 첫날, 성모님의 대축일을 보내면서 여러분에 은혜롭게 말씀드립니다.
1400도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견디어내신 성체의 능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1400도 라는 뜨거운 고통의 불도 막아내는 미사의 은혜와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고통과 상처를 통해 우리에게 오시어 복을 주십니다.
다행히 지금은 목포 연동 성당 그 곳에 아름다운 하느님의 성전이 지어졌습니다.

 

 저는 2018년 무술년 개띠, 그것도 황금 개띠 1월1일 첫날을 맞이하면서...아기 예수님을 찾아왔던 목자들을 생각합니다.
십자가를 하루 종일 바라보면서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삶..모든 것이 막혀 있는 삶이 바로 목자들의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구세주 탄생의 소식을 듣고 목자들은 요셉과 성모님, 그리고 아기 예수님을 서둘러 찾아갑니다.
그리고 기쁨과 환희의 눈물을 흘립니다.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중요한 것은 원래의 인간다운 삶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절망과 포기가 아니라 감사하며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자리로 돌아옵니다.
올 한해 기가 막혀서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 서둘러서 급히 달려가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만나보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는 영광을 돌리는 삶이 되고, 우리는 원래의 은총과 축복의 자리로 되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고운님들!
저는 올해 도화 성당 사목 지표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되어 오신 주님을 보며 살자.” 라고 정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저희가 당신을 온전히 믿고 순명하기를 원하십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을 에집트에서 구원하실 때, 낮에는 거대한 구름기둥으로 뜨거운 사막에 그늘을 만들어 뜨거워 죽지 않게 하시고...그리고 밤에는 거대한 불기둥이 되어 어두움을 밝혀 길을 잃지 않게 인도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믿는 저희를 사랑하시고, 저희와 함께 하신다는 증거로 구름 기둥과 불기둥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올 한해를 바로 “믿음의 신비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 믿음의 신비로 하느님께로 돌아가서,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보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2018년 올 한해 여러분에 다가올 고통과 상처, 그리고 어떠한 역경이 오더라도 반드시 미사를 참례하여, 성체를 받아 모시게 되면, 모든 유혹을 물리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를 받아 모실 때마다 모든 것이 축복으로 바뀌는 은혜를 입으시기를...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