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르드>에 대해서 /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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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외적 치유’만이 아니라 ‘내적 변화’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절망에 빠진 사람이 불현듯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도 기적이고 외적인 치유를 받았다 해도 그것을 통해 영혼까지 변화되지 않는다면 은총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베 마리아’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잘 정돈된 식탁 위로 음식이 놓이고, 식당 안에 한 사람 한 사람씩 등장하는 첫 장면은 서로 다른 상처와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교회의 모습이기도 하고, 다양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하늘나라의 잔칫상에 초대받은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식탁에서의 기도처럼 일상 안에서 축복을 발견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때, 그것이 행복이고 기적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기적의 주인공으로 계속 서 있으려고 하다가 넘어진 크리스틴이 다시 평온하게 휠체어에 앉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하느님의 뜻을 알고 따르기 위해 기도하면서도 내가 바라는 표징을 요구하고, 나에게 주어진 은총은 외면한 채 남이 받은 것만 보고 부러워하면서 하느님의 능력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있지는 않는지 이 영화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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