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상상을 해보았다.^^
엄청난 권능을 행사하며 바알 신앙과 싸웠던 엘리야가 지금 이 세상에 다시 온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엘리야가 전 세계 텔레비전 전파를 장악하여 어마무시한 이적을 행사하는 장면이 생중계 된다면....
세상이 발칵 뒤집히겠지.
엘리야의 권고대로 <하느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하느님을 믿는 방법> 등등의 프로그램이 후속편으로 줄줄이 제작방영되고, 토론회도 열리고,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께 벌받지 않으려고 하느님을 믿겠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복 받기 위해 믿는 척이라도 하려 애쓰고
어떤 사람들은 더 큰 기적을 보여주면 믿겠다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며 버티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악과 부족함을 인정하기 싫어서 엘리야를 사기꾼이라 선전할 테고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연구발표하여 자기 해석의 탁월함을 뻐길 테고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엘리야를 이용하려고 회유와 협박을 할 테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가 불로초를 만들어내라면서 가두어버릴 것이다.
엘리야가 '내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입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들은 하느님 대신 엘리야를 떠받들어 '엘리야식 헤어 스타일' 따위가 유행하고 '엘리야 팬클럽'들이 서로 정통이라 싸울지도 모른다.
엘리야가 몸이 아프거나 겁을 내기라도 하면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면 십자가에서 내려와보라지."하며 조롱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권능을 의심할 것이다.
엘리야가 죽고 나면 엘리야의 어록들을 요상하게 왜곡한 거짓 가르침을 전하는 이단들이 생겨날 것이다.
엘리야가 다시 이 세상에 와도
세상은 하느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기적들을 통해 강요된 믿음을 갖기를 바라시지 않는다.
당신 사랑의 파트너로서 훌륭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귀한 존재로 우리를 지으셨기에.
어쩌면 '강생'과 '십자가 죽음'은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을 우리에게 일러주시고
당신 모상대로 지어진 우리를 '신적인 사랑'으로 초대하시기 위한
유일하고 완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하면서 피식 웃다가...
십자 고상을 바라보았는데...
'예수님의 저 모습이 내 마지막 모습이어야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에 즈음하여 억울한 모함을 하고 손해를 입힌 사람들에 대한 기억 때문에 괴롭다면
억을한 죽음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용서의 기도를 하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묵상하며
'오직 사랑으로' 마지막 십자가를 받아들일 힘을 얻어야겠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십자가들에 못박히는 연습을 해야 할텐데.... 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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