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부에노스 디아스!
지난 월요일 1월 19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한국외방선교회 멕시코 지부의 연피정에 다녀왔습니다. 피정을 한 장소는 깜뻬체에서 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도착할 수 있는 우아야몬uayamon이라는 원주민 마을이었습니다. 인터넷은 물론 휴대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는 곳으로서 동네 주민들도 몇 십명 안팎으로 보이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인터넷과 전화 연결이 끊어지니까 처음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낯선 단절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세상을 피해서 광야로, 혹은 홀로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기도하러 떠나시는 예수님을 거기서 만나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 피정은 바로 이런 '고요한 단절'이 선물해 주는 고독과 결핍의 체험이었습니다.
'고독과 결핍!' 여러가지 수단을 통한 어지러운 관계와 자본주의의 이윤추구와 맞물려 쏟아지는 물질적 풍요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인연과의 더욱 아름다운 관계를 위해, 적당한 소유를 통해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더욱 큰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우리는 고독과 결핍을 찾아야만 합니다. 누군들 고독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얼마를 더 가진들 다 가졌다 만족할 수 있겠습니까? 철저하게 고독한 자만이 하느님의 현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고, 철저하게 가난한 마음을 체험해 본 사람만이 지금 나의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더 사랑하기 위해서 더 홀로 있고, 더 가지기 위해서 더 내려 놓아야만 하는 사랑과 존재에 대한 이 패러독스를 받아들여 주십시오. 왕으로 오셔서 당신 백성들에 의해 죽임을 당함으로써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고 마침내 진정한 왕 중의 왕이 되신 예수님의 삶 전체가 역설적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는 우리들의 삶도 세상에 대해서 역설적이어야만 합니다. 고독과 결핍의 삶! 의지적으로 선택하면 진정한 행복이라는 큰 선물을 받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5,3)
오늘도 잊지 않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철저한 진상규며을 위해 기도와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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