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 돕는것 넘어 인류성장 위해 노력하라” |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천주교 신자 대표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자선사업을 넘어선 인류의 성장에 기여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 사랑의 영성원에서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앙의 풍요로움은 사회적 신분이나 문화를 가리지 않고 우리 형제자매들과 이루는 구체적 연대로 드러난다”며 “이런 활동은 실질적인 인류의 성장으로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교황이 만난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각 본당 단위 협의회가 모여 교구협의회를 구성하고, 이 협의회들이 모여 구성된 협의회로서 주교단의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천주교의 보수화에 상당한 구실을 하고 있는 단체로 꼽힌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 메시지에 대해 “갈수록 가난한 이들에게 문턱이 높은 부자들 위주의 교회가 되면서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진 교회 공동체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한 우려와 함께 시혜적 자선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교황은 이 자리에서 “가정은 교회와 사회생활에서 그들의 고유한 사명을 완수하도록 도와주고, 청렴과 정의의 횃불이 되도록 인간적,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배우는 첫 학교”라며 ‘출세지향적 교육을 넘어선 가치에 대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16일 30여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에서 124위 시복식을 집전한 데 이어 17일엔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에서 아시아주교단 50명과 만나고, 해미읍성에서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18일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불교·개신교 등 12개 종단 지도자들과 만난 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용산·밀양·강정 마을 주민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을 초청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한다. 교황은 4박5일의 빡빡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1시 서울공항에서 로마로 출국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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