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화해 위해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를 떠나기 직전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던진 메시지는 “아무런 남김 없이 용서하라”는 것이었다. “의심과 대립과, 경쟁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거부해야 한다”는 간곡한 요청도 남겼다.
교황은 출국 전 마지막으로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60년간 지속되어온 분열과 갈등’을 언급하며 “한 개인으로서, 하나의 민족으로서 우리의 삶과 우리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마음의 새로운 변화, 즉 회심하라”고 제안했다.
교황은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느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번이 아니라 일흔일곱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화하고, 만나고, 차이점들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관대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이 미사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해군기지와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벌여온 제주 강정마을과 밀양 주민들, 용산참사 피해자, 새터민, 납북자 가족, 장애인 등 1000여명이 참석했고, 성당 밖 마당에서도 700명이 빗속에서 우비를 입은 채 스크린을 보면서 미사에 동참했다.
한편 교황은 미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한국의 12개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삶이라는 것은 혼자 갈 수 없는 길”이라며 “우리는 형제들이므로 형제들로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도록 하자”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석진환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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