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肢(사지) 없어도 행복은 반드시 찾아온답니다, 나를 보세요"[47개국 돌며 희망 전파한 호주의 '오체불만족' 닉 부이치치 訪韓]
팔·다리없이 태어난 그… 왕따에 自殺시도만 세 차례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
"내 말 들어줄 사람을 만드세요, 당신이 특별하게 바뀔거예요" 조선일보 이태훈 기자 입력 2013.06.08 03:21 수정 2013.06.08 05:03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라고 말하지 마세요.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지만, 삶과 존재 자체가 실패인 사람은 없습니다."
팔다리 없이 태어나, 왕따와 좌절을 극복해낸 사람. 자살의 유혹을 이겨내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희망'을 나눠주는 사람. '호주의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닉 부이치치(Nick Vujicic·31)가 한국에 왔다. 2010년 발간된 그의 첫 책 '허그'(두란노)는 30개 국어로 번역돼 출간됐고, 한국에서도 20만부 이상 팔렸다. 그는 지난 7년여 동안 세계 47개국을 돌아다니며 400만명 넘는 사람과 만났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통해 새 힘을 얻었다. 미국에서 '사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이라는 장애인 비영리단체도 만들어 운영 중이다.
7일 서울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만난 부이치치는 먼저 "극심한 경쟁, 집단 괴롭힘 등으로 한국 청소년의 자살률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호주에서 최초로 장애인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진학해 초·중·고와 대학을 모두 마친 장애인이다. "다트판 과녁에 화살을 던지듯 심한 말과 행동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다 지쳐 8세 때부터 3차례 자살을 시도했었다. "학교 전체에서 휠체어에 앉은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죠. '혼자'라는 느낌이 팔다리 없는 것보다 더 나를 괴롭혔습니다."
그는 "날 괴롭히는 아이들은 내가 분노로 반응하길 원했지만 난 그런 악한 의도에 지지 않았다"고 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만드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신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 것입니다. 외모나 성적은 중요치 않아요. 세상에 많은 꽃이 있고, 완벽하지 않다 해도 그 꽃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그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더 큰 애정과 사랑을 보여주고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가 아닌 부모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경우도 많아요.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의 인생을 재단하고 압박해선 안 됩니다."
부이치치는 지난해 2월 일본계 미국인 여성과 결혼했고, 올 2월 아들을 얻었다. 그는 "죽기 위해 욕조에 물을 받고 그 속에 들어가 누웠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순간의 감정과 우울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내 앞의 아름다운 인생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모든 건 지나갑니다. 당신의 인생도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 내가 그 증거입니다."
부이치치는 한국을 마지막으로 아시아 8개국 순회강연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의 올해 세계 강연 여행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에 새 책 '플라잉(원제 unstoppable)'도 펴냈다.
"아직도 내 옷장에는 신발 한 켤레가 있습니다. 팔다리가 다시 생기는 기적을 꿈꾸지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 기적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 나로 인해 용기를 얻는다면, 세계 어디든 주저 없이 달려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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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없이 태어나, 왕따와 좌절을 극복해낸 사람. 자살의 유혹을 이겨내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희망'을 나눠주는 사람. '호주의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닉 부이치치(Nick Vujicic·31)가 한국에 왔다. 2010년 발간된 그의 첫 책 '허그'(두란노)는 30개 국어로 번역돼 출간됐고, 한국에서도 20만부 이상 팔렸다. 그는 지난 7년여 동안 세계 47개국을 돌아다니며 400만명 넘는 사람과 만났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통해 새 힘을 얻었다. 미국에서 '사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이라는 장애인 비영리단체도 만들어 운영 중이다.
↑ [조선일보]팔다리 없이 태어나 왕따와 좌절을 극복하고 세계를 돌며‘행복’과‘희망’을 강연하는 닉 부이치치. 그는 7일“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괴로움과 우울함에 지지 말라. 당신 앞엔 아름다운 인생의 가능성이 펼쳐져 있으며, 내가 바로 그 증거”라고 했다. /김지호 객원기자
그는 "날 괴롭히는 아이들은 내가 분노로 반응하길 원했지만 난 그런 악한 의도에 지지 않았다"고 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을 만드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신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 것입니다. 외모나 성적은 중요치 않아요. 세상에 많은 꽃이 있고, 완벽하지 않다 해도 그 꽃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그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더 큰 애정과 사랑을 보여주고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가 아닌 부모가 아이들을 괴롭히는 경우도 많아요.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의 인생을 재단하고 압박해선 안 됩니다."
부이치치는 지난해 2월 일본계 미국인 여성과 결혼했고, 올 2월 아들을 얻었다. 그는 "죽기 위해 욕조에 물을 받고 그 속에 들어가 누웠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순간의 감정과 우울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내 앞의 아름다운 인생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모든 건 지나갑니다. 당신의 인생도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 내가 그 증거입니다."
부이치치는 한국을 마지막으로 아시아 8개국 순회강연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의 올해 세계 강연 여행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에 새 책 '플라잉(원제 unstoppable)'도 펴냈다.
"아직도 내 옷장에는 신발 한 켤레가 있습니다. 팔다리가 다시 생기는 기적을 꿈꾸지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 기적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 나로 인해 용기를 얻는다면, 세계 어디든 주저 없이 달려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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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1위 한국에 생명의 고귀함 전하고 싶다"■ 팔다리 없는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 방한
"수없이 겪었던 시련들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 희망의 메시지 책으로
긍정적인 사람들도 좌절… 지금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단걸 알아야" 한국일보 박민식기자 입력 2013.06.08 03:37
팔 다리 없이 태어났지만 각 국을 다니며 희망을 전파하는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31)는 최근 "전 세계에서 당신의 메시지가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디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한국"이라고 답했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국가였기 때문이다. 그 역시 열 살 때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해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몸을 던지는 등 여덟 살 이후 모두 세 차례 자살을 시도한 바 있기에 한국의 현실이 더욱 안타까웠다.
7일 서울 서빙고동의 한 교회에서 신간 <닉 부이치치의 플라잉> 한국어판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다방면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기회로) 한국의 자살률이 좀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주 출신으로 부모의 도움으로 일반 초중고교와 대학까지 온 그는 평소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수영 골프 낚시 등을 즐기고, 왼쪽 발가락 2개로 드럼연주는 물론 타자 등 일상 업무도 문제없이 처리한다.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비영리법인 '닉부이치치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이날도 환하게 웃으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나 힘든 시기를 가족의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슈퍼 히어로'로 생각하지만, 2년 전 슬럼프를 겪었을 때 아내를 만나 사랑의 힘으로 극복했습니다. 그 얘기를 새 책에 담은 겁니다."
친구 소개로 만난 아내(카나에)와 지난해 2월 결혼한 그는 1년 만인 올 2월 아들을 얻었다. 아내가 출산할 때 곁을 지켰던 그는 "아기가 첫 울음을 터뜨리기 전 두 눈으로 쳐다볼 때 너무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아기를 꼬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얼굴을 비비며 교감하는 것뿐이어요. 왜 남들처럼 아기 손을 잡아보고 싶지 않았겠어요. 그 대신 자신감 있고 겸손한 사람으로 클 수 있게 가르쳐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가족의 소중함,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희망을 준다는 게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세상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람도 힘들고 좌절할 때가 많은데 저는 오죽했겠어요. 지금 그대로의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고 가장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우리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고, 죽을 처지에 놓인 사람을 살려내는 기적을 만들어 낼 힘도 있습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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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안에 재방한을 약속한 닉 부이치치. "그때는 큰 경기장을 빌려 청소년을 초청해 생방송으로 강연하고 싶어요.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북한도 방문하고 싶습니다." 김주영기자 will@hk.co.kr
호주 출신으로 부모의 도움으로 일반 초중고교와 대학까지 온 그는 평소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수영 골프 낚시 등을 즐기고, 왼쪽 발가락 2개로 드럼연주는 물론 타자 등 일상 업무도 문제없이 처리한다.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비영리법인 '닉부이치치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이날도 환하게 웃으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나 힘든 시기를 가족의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슈퍼 히어로'로 생각하지만, 2년 전 슬럼프를 겪었을 때 아내를 만나 사랑의 힘으로 극복했습니다. 그 얘기를 새 책에 담은 겁니다."
친구 소개로 만난 아내(카나에)와 지난해 2월 결혼한 그는 1년 만인 올 2월 아들을 얻었다. 아내가 출산할 때 곁을 지켰던 그는 "아기가 첫 울음을 터뜨리기 전 두 눈으로 쳐다볼 때 너무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아기를 꼬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얼굴을 비비며 교감하는 것뿐이어요. 왜 남들처럼 아기 손을 잡아보고 싶지 않았겠어요. 그 대신 자신감 있고 겸손한 사람으로 클 수 있게 가르쳐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가족의 소중함,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희망을 준다는 게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세상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람도 힘들고 좌절할 때가 많은데 저는 오죽했겠어요. 지금 그대로의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고 가장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우리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고, 죽을 처지에 놓인 사람을 살려내는 기적을 만들어 낼 힘도 있습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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