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2년

잡채여, 안뇽~

김레지나 2012. 2. 7. 18:06

잡채에 한이 맺히기 전에 제대로 된 잡채를 맹글어봐야겠다 싶어서 도전!

 

아~~ 얄미운 잡채~

어께너머로 배우지 못하고 여러 자료와 조언에만 의지해서 일을 벌인 것이 실수였던 것 같아요.

들어가는 재료는 별 차이 없는데, 양념의 양이 자료마다 제각각이었어요.

 

나름 과학적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상의 연도를 알아맞출 때처럼..마음에 드는 몇 개 자료의 양을 더해서 평균을 냈습지요.

당면 겉봉에 500g-20인분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20인 분은 아닐 것 같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조리법 자료를 보니까 300g 기준이고, 1인분이라고 적혀 있더라구요.

갑자기 과학적으로 계산해 놓은 양념의 양이 자신이 없어지고 시작도 하기 전에 허둥지둥합니다.

인터넷 자료들이 30g을 300g으로 잘못 적었는지, 당면 포장지의 양이 잘못되었는지..

저는 포장지 양이 잘못된 것으로 단정짓고.. 당면을 몽땅 다 꺼내 요리하기로 했어요.

먼저, 당면을 삶습니다.

어떤 자료는 불렸다가 2분 끓여라.

어떤 자료에서는 불렸다가 5분.., 불리지 말고 8분..,

불린 후에 찬물에 담가라, 담그지 말고 바로 볶아라...

스텔라님은 찬물을 부어가면서 삶아라 하셨지요.

울 올케는 끓인 물에 5분간 담그라고 갈쳐주었어요.

올케가 만들어준 맛있는 잡채를 먹어본 적이 있으니까..

간단하게 끓인 물에 담그는 것으로 결정~

영 시원찮아서 10분 가까이 담가놓았네요.

(많은 양을 이렇게 한 게 실수였던 것 같아용. 스텔라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할 걸...ㅠㅠ)

당근, 양파, 등등의 양도 자료마다 제각각이더라구요.

'에라~ 모르겠다.'

저는 제 맘대로 양파도 한 개, 당근도 한 개, 피망도 한 개, 시금치도 한 단ㅋㅋ

채썰어서 소금간을 조금씩 하면서 각각 볶았어요.

야채 볶는 사진은 뺐어요. 아오스딩님의 채썰기 신공과 비교될까봐 ㅎㅎ

표고버섯을 간장 마늘 파 등을 넣고 볶은 후에 고기를 넣을까 하다가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표고버섯을 볶다가 바로 고기를 넣어버렸네요.

국거리하려고 사 둔 사태살을 넣었어요.

올케가 가르쳐준 대로

후라이팬에 간장 한 국자 반, 설탕 2/3국자, 마늘, 참기름 2숟갈을 넣고 끓이다가

당면을 넣고 볶듯이 섞었어요.

설탕양도 자료마다 다 달라서.. 대충 정해서 했는데..

너무 달고,, 쓴 맛도 나고...둘째 표현에 의하면 '묘한 맛'이라네요.

당면이 너무 많아서 2/3 는 남비로 다시 옮겼어요.

당면 색이 부분 부분 희끄무레 하지요?

당면 양이 넘 많더라구요.. 어쩜 좋아?

다시 양념을 좀 더 해서 조금씩 따로 볶았답니다.

그후로 맛을 좀 더 살려보기 위해서

팔이 아파서 낑낑대면서도 잡채를 이리 뒤적 저리 뒤적

드뎌` 한 입~~~ 으악....맛이 너무 없었어요. 흑흑..

크리스님이 젓가락 들고 기다린다고 혔는데...

맛없다고 안 드릴 수도 없공..

작은 접시에 조금만 담았어요.

                                                     

'오묘한?'맛이더라구요. 저는 반도 못 먹었어요.

 

잡채,,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말이었습니다.

잡채...올케에게 설명 들을 때는 김밥보다 쉬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거시 아니었습니다.

아무나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아니었습니다.

잡채....다시는 그리워하지 않겠습니다. ㅠㅠ

안녕~~ 안녕~~!!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 희미해진다면

여기 적힌 먹빛이 마름하는 날, 나는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다.

잡채의 맛이여~ 잡채의 빛깔이여~

다시는 그것이 되돌려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서러워 말지어다.

차라리 그 속 깊이 간직한 오묘한 힘을 찾으소서"

- 엉터리 워즈워드-

 

오뚜기 엉터리의 다음 번 환상요리는

두두두두두~~~

홍어회 무침 입니다. ^^

예? 안 기다리신다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