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엽 신부님의 <신나는 복음묵상> 나해 대림 제2주일(2011.12.04) 책자 p.18~21
마음으로 읽기
1) 주님, 맞지요?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이사 40,5)
마리아니스트회 소속, 바오로 헤인즈 슈미트 신부는 1900년대 초 한국에서 활동했던 선교사 아킬레스 로베르토 신부의 1908년도 연례보고서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그 보고서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발췌하여 전해 줍니다.
한국 대구에서 생긴 일이다. 음력 정월 초하룻날 역전에 있는 일본인촌에서 화재가 났던 때에 매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이 사건은 그리스도인들이 성수에 대해 커다란 관심을 갖게 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불은 한 일본인 집 부엌에서 시작되었다. 때마침 바람이 강하게 불어 불은 빨리 번져나갔다. 경찰의 요청을 받아 일본 군인과 한국 군인들이 도와주러 왔다. 그러나 군인들의 노력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불길을 잡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 군인들은 집을 헐어냄으로써 불이 번지지 못하도록 하려고 했다. 희망이 없어져버린 이 지역에 한 그리스도인의 가게가 있었다. 이 가게에는 2만 엔(당시 은행원의 월급이 40엔이었다고 함)어치나 되는 상품들이 있었다. 거센 불길과 연기 때문에 물건들을 건지기란 불가능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인 교리교사 정 바오로는 성수를 한 병 가져다가 집에다 뿌렸다. 그리고 자신은 불길에 휩싸이지 않게 빠져나왔다.
어! 그런데 웬 기적인가! 갑자기 불길이 나누어지더니, 가게에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비켜 갔다. 이웃집들은 모두 불꽃의 희생물이 되어 있었다. 긴 대나무 가지에 걸려 집에 기대어 세워져 있던 깃발은 타버렸으나, 집은 그 불바다 속에서도 끄떡없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가게의 벽들이 석회가 떨어져 나간 곳은 있었으나 불에 그을린 곳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두 달이 지난 오늘도, 일흔다섯 채의 집들이 재로 변해버린 그곳에 그 가게만 홀로 서 있다.(<마리아>, 2001년 110호(11~12월) 참조)
불이 난 일본인촌 가운데 유독 교리교사 정 바오로씨의 집만 불타지 않은 사실을 놓고 우연이라고 말할 만큼 완악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성수에 대한 정 바오로씨의 믿음은 말 그대로 주님의 영광을 멋지게 드러냈습니다.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이사 40,5)
성수, 성체, 성경, 십자가, 묵주, 등등 우리가 습관적으로 대하는 거룩한 것들을 새삼 경건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는 증언인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주님, 문득 방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저 십자가가 내 죄를 구원하였을 뿐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을 당신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지킴이 맞지요?
주님, 제 손에 늘 쥐어 있는 이 묵주가 언제나 주님과 나를 이어주는 든든한 기도의 끈 맞지요?
주님, 제가 매주일 묵상하는 복음 말씀이 저의 복된 내일을 담보해 주는 승리의 말씀 맞지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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