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가씨가 길을 가다가 램프 하나를 주었단다. 혹시나 해서 램프를 문질렀더니 역시나 램프의 요정이 '펑'하고 나타나 '주인님,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것을 하나만 말씀하십시요.'라고 했단다.
아가씨는 돈도, 멋진 남자도, 그리고 그 남자와의 결혼도 원했기 때문에 하나만을 말하지 못하고 세가지를 한꺼번에 빠르게 말했단다.
"돈, 남자, 결혼!!!"
램프의 요정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그 아가씨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그 아가씨는 정신이 돈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나만 원했으면 됐을 것을 탐욕 때문에 일을 망치게 된 것이다.
우리들 인간에게는 누구나 본능차원의 욕구들 이외에도 자기를 완성하고자 하는 정신적 차원의 욕구가 있다.
자기에게 무엇인가가 결여되어 있고 그 무엇인가를 채우고 싶어하는 이 욕구가 인간으로 하여금 본능의 차원을 넘어서는 행동들을 하게끔 이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를 완성하기 위해 부족한 것을 재물로 생각하고 재물을 쌓으면서 자기를 실현코자 애쓴다. 하지만 이 재물이라는 것은 아무리 쌓고 쌓아도 '자기'를 채우는데는 부족하다.
재물을 쌓는다는 것은 '자기'를 채우고 완성하는 쪽이기 보다는 오히려 자기를 황폐케하는 탐욕에 불과하다.
우리가 한 사람의 완성된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느낌으로 살아가기 위해 채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그토록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것일까?
그 무엇인가에 대한 그리움은 인간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이다. 하느님의 모상을 닮아 창조된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삶을 살아가는데 부족한 것. 그것은 '재물'이 아니라 당신의 외아들까지도 인간을 위해 '제물'로 내어주는 '나눔'이다.
내가 '너'를 위한 희생제물이 되고 내 것을 너를 위해 나누어 줄 때가 바로 우리들이 가장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마치 고향을 애타게 그리워하듯 그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순간, 즉 나누는 삶에 대한 그리움이다.
우리들 인간은 사실 그렇다. 우리는 재물을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을 나누는 신적인 삶을 그리워한다. 우리가 가진 바를 서로 나눌때 우리는 새인간, 하느님의 사람이 된다.
어느날 다 커버린 조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나는 네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인간 행복의 열쇠라는 것을 가능한 한 빨리 깨닫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삼촌은 맨 날 남을 돕는 삶을 살라고 하지만 딱 깨놓고 말해서 가진 것이 있어야 남도 도울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글쎄... 가진 것이 있어야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남을 도울 맘이 있어야 자기가 이미 얼마나 많이 가졌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일까?"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스테파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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