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선생님.
아침에 K 자매님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자 마자 "임 쓰신 가시관" 노래가 계속 마음에 울렸답니다.
마리아 선생님을 위해서 아침기도와 묵주기도를 바치셨답니다.
기도하는 내내 마리아 선생님과 선생님의 가족을 생각하시면서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기도 후에 마리아 선생님을 위해 한 말씀 주시라고 하느님께 청하셨답니다.
K 자매님이 적어주신 그대로 옮깁니다. 저에게 전하시면서 울먹이시더이다.
"무화과나무는 꽃을 피우지 못하고 포도나무에는 열매가 없을지라도
올리브 나무에는 딸 것이 없고 밭은 먹을 것을 내지 못할지라도
우리에서는 양 떼가 없어지고 외양간에는 소 떼가 없을지라도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내 구원의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리라.
주 하느님은 나의 힘.
그분께서는 내 발을 사슴 같게 하시어
내가 높은 곳을 치닫게 해 주신다."
(하바쿡 3,17-19)
"높은 곳으로 치달아 오르고 계시는" 마리아 선생님..
선생님은 행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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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선생님
편히 주무셨어요? 불면증 때문에 많이 힘드신지 걱정입니다.
어젯밤 꿈에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를 들었어요.
“임은 전 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 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따르리라.
먼 훗날 임이 보시고, 날 닮았다 하소서.“
그 노래 들으면서 마리아 선생님 생각이 났어요.
꿈에서 얼마나 울었던지, 잠에서 깨서도 한동안 눈물짓느라고 못 일어났어요.
어제는 103위 성인전에서 박아기 안나의 말씀을 읽었어요.
“며칠 더 살아보려고 영원한 죽음을 당하는 위험을 무릅쓴단 말이오. 나보고 배교하라고 권하기는커녕 끝까지 함구하라고 격려해야 되지 않겠소. 당신들이야 말로 어서 천주께 회두(回頭)하시오. 그리고 나의 행복을 부러워하시오.”
마리아 선생님!
"당신들이야 말로 어서 천주께 회두(回頭)하시오. 그리고 나의 행복을 부러워하시오.”
이 부분을 읽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박아기 안나 성녀께서 참을 수 없는 고통 중에, 죽음을 기다리며 하신 깊고 절절한 말씀이지요.
마리아 선생님!
마리아 선생님도 행복하십니다. 아주 아주 많이요.
하느님께서 마리아선생님과 어느 때보다 가까이 계시니 행복하십니다.
무엇보다도 주님 안에서 참아받은 그 큰 고통 때문에 행복하십니다.
“네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딸이 맞느냐? 그렇다면 네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라고 묻고 싶어하는 이들, 세속적인 잣대로만 매사를 판단하는 이들에게 “나의 행복을 부러워하시오.”라고 일러주세요.
저도 “너를 더 아프게 하지 않는다면 나도 하느님을 믿겠다.”라고 하는 이들에게 일러주렵니다.
“내 행복을 부러워하시오.”
부러워할 줄 아는 것도 하느님의 큰 은총인데,
부러움을 얻는 일이 참 드문 일이라서
행여 제 행복을 (올바르게) 부러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큰 기쁨이 됩니다.
하지만 제 신앙이 아직은 마리아선생님만큼 깊지 못한가봅니다.
선생님을 부러워한다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없으니.
제게 아직은 “임쓰신 가시관” 가사가 슬프게만 느껴지더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분명 마리아 선생님께
“마리아. 너는 행복하다. 네 복된 고통을 영원무궁토록 기릴 것이다.”라고 말씀하고 계시겠지요.
행복하신 마리아 선생님.
주님 안에서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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