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별난 신앙체험

별난 신앙체험들

김레지나 2017. 3. 14. 09:42

별난 신앙 체험

 

저는 2013년에 세 달, 2015년에 한 달 반 동안 병원에 있었는데, 아래 소개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때 기도모임을 같이 하던 분들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블로그 게시글들 하나로 묶어 보았어요.^^)

 

유치한 기적도

 

어느 사이트에서 메주고리예 발현에 대한 시비가 붙었다. 어떤 사람이 메주고리예 순례하는 중에 묵주 색깔이 황금색으로 변했다는데, 그런 유치한 기적이 있을 수 있느냐며 가짜 발현이라는 증거라고 했다. 나도 메주고리예의 은총에 감화되는 이들을 방해하기 위해 마귀가 시비 거리가 될 만한 사이비 이적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 생각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성모꽃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메주고리예 성지순례를 다녀온 선교사가 면역력향상프로그램에 와 있었는데, 몇몇 신자들과 함께 인터넷 생중계로 메주고리예 발현 장면을 보았다. 루시아라는 자매는 여러 장기로 전이된 말기암 환자였는데, 무릎을 꿇고 아주 열심히 발현을 지켜보았다. 중계가 끝난 후에 선교사는 순례 일행 중에 묵주가 금색으로 변한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들 아무런 변화나 체험을 못했다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는데, 루시아 자매는 자기 방에 두고 왔던 묵주의 은색 체인이 황금색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두들 놀라워하면서 사진을 찍어 여러 사람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표징은 다양하기 짝이 없다. 일대 일 맞춤형 은총, 어쩌면 사람 수만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를 당신께로 더 가까이 부르신다. 앞으로 어떤 신앙체험에 대해 섣불리 왈가왈부하는 일은 삼가야겠다.

(루시아 자매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가 세상을 떠나기 두어 달 전이었는데,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빛이 날 정도로 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 기적을 체험하고, 기쁨 속에서 선종을 준비한 루시아 자매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루시아 자매는 묵주의 기적을 선물해주신 성령의 도우심으로 ‘용서의 숙제’를 훌륭히 해냈을 테지만, 한 사람이 받은 깊은 상처가 얼마나 치유되기가 힘든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얘, 또 나았댄다.”

 

우리 반 반장님은 어른이 되어서 세례를 받았는데, 대모님이 성령기도회에 열심히 다니는 분이어서 성령 기도회나 치유기도회가 있으면 막무가내로 데리고 다니셨다. 대모님이 기도회를 가면 요란하게 기도를 하시고 눈물을 쏟곤 하셔서, 어찌나 창피하던지 기도회를 따라가더라도 따로 떨어져 앉았다.

반장님이 대모님을 따라 어떤 치유 기도회를 갔는데, 봉사자가 앞에서 기도를 하면서 가끔씩 "저기 앉아 계신 초록색 옷 입으신 분, 배 아픈 거 나으셨습니까?"하며 이사람 저사람 지명해서 치유를 선언해주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지명 받은 사람이 벌떡 일어서서 "네 나았습니다."하더란다. 반장님은 같이 간 친구를 쿡쿡 찌르면서 "얘, 또 나았댄다. 또 시작이다. 봉사자가 몇 사람 여기저기 심어놓고 짜고 분위기 만드는 거야."하며 웃었다고 한다.

반장님 일행 중에 세례 받은 지 두 달밖에 안 된 서울대 공대 출신의 형제님이 있었다. 갑자기 봉사자가 그 형제님을 지명하면서 "어깨 아픈 거 나았습니까?"하고 물었다. 그 형제님이 깜짝 놀라 일어나서 팔을 돌려보더니 "예, 나았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형제님은 전날 골프를 치느라 어깨가 삐끗해서 너무 아팠고, 아무한테도 말을 안 해서 자기가 어깨 아픈 줄 아무도 모를 거라고 했다. 봉사자가 아픈 곳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라고 하길래, 딱히 아픈 데가 없어서 어깨 아픈 거 나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을 뿐이었는데, 신기하게 봉사자가 물어본 순간부터 안 아프더라고 했다. 그 후 서울대 형제님은 본당활동을 열심히 하게 되었다. 하느님의 맞춤형 이벤트는 깨알 재미가 있다.^^

 

가시관 쓰신 예수님이

 

J 선생님은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했는데, 예수님을 딱 한 번 뵈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너무나 큰 상처를 주어서 화가나 견딜 수가 없어서 교회에 그냥 앉아 있었는데, 기도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이 피를 흘리며 선생님을 쳐다보는 환시가 보였단다. ‘예수님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상처 준 사람에 대한 미움과 화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하느님은 살짝 겁나는 상황도 기꺼이 연출하신다.

 

“왜 이제 오느냐? 기다렸다.”

 

대학 동창 정이는 대학교 때 가톨릭 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했고, 미사에 빠진 적이 없다가 결혼 무렵부터 어찌어찌 몇 년을 냉담하게 되었다. 둘째를 임신하고 다시 성당에 나갈 결심을 하고 성체조배를 하러 성당 문을 열었는데, 성당 안에서 하느님 목소리가 들렸다. "왜 이제 오느냐? 기다렸다."

 

“네 손자는 나을 것이다.”

 

같은 레지오 단원이었던 바올라 어머님은 참 순수하고 고운 심성을 지니신 분이시다. 어느 날 중학생 손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서 눈을 크게 다쳤다. 의사는 실명하게 될 거라고 했다. 어머님은 손자를 낫게 해달라고 열심히 묵주기도를 하셨다. 어느 날 성모님 목소리를 들었는데, 귀에 바로 대고 말씀하시는 것 같더란다. "네 손자는 나을 것이다." 얼마 후에 손자 눈은 거짓말처럼 갑자기 나았고, 의사 선생님이 무지 놀라워했다고. 하느님은 직접적이고 단순하게 치유를 선언해주시기도 한다.

 

“누가 오셨다.”

 

돌아가신 M 선생님은 시부모님을 정성껏 모셨다. 시어머님은 불교 신자이셨고, 성당 문턱도 밟아보지 않으셨기 때문에 천주교가 누구를 믿는 종교인지도 알지 못하셨다. 시어머님이 임종 직전에 "누가 오셨다."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누가 오셨어요?"하고 여쭤 보니, 어머님이 눈으로 십자고상을 가리키셨다고. "저기 계신 예수님이 오셨어요?"하고 여쭤보니, 어머님이 그렇다고 끄덕이셨다고 한다.

최인호 작가도 돌아가시기 직전에 "주님이 오셨다. 이제 됐다."라고 하셨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종교를 불문하고 세상에서 거룩하게 산 사람들이 임종할 때에 친히 마중 나오시나 보다.

 

“내가 너를 놓지 않겠다.”

 

아녜스 선생님은 삼십 대 후반에 골육종암 선고를 받았다. 키도 크고 운동도 좋아하고 당차고 야무진 성격인데, 암선고를 받을 무렵에도 씩씩하게 활동할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갑자기 의사로부터 일 년 시한부 선고를 받고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병원을 나와 성당에 가서 신부님과 상담도 해보았는데, 별 위로를 받지 못하고 실망해서 집에 돌아왔다. 그날 밤 꿈에서 예수님의 또렷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녜스야, 내가 너를 놓지 않겠다. 아녜스야, 내가 너를 놓지 않겠다. 아녜스야, 내가 너를 놓지 않겠다." 세 번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 말씀에 나을 거라는 확신이 생겨 학교생활 하면서 치료를 받았다. 물론 투병 과정은 몹시 힘들었다. 너무 힘들면 성당에 가서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께 한바탕 퍼부어댔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구요? 어디 한 번 내려와 보시라구요. 저랑 싸워보자구요."하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아녜스 선생님은 보통 사람들보다 몇 배 건강하게 지내고 있고, 억척맘으로서 아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웠다.

 

십자가 끝에 무지개가

 

기도 모임에서 아들 간호를 하고 계시는 마리아 어머님이 해주신 이야기다. "우리 아들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막막한 거야. 아들 앞에서는 울지도 못하고 아들 없을 때 처음으로 소리 내서 엉엉 울었어. 하느님이 너무나 원망스러운 거야.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면 나한테 벌을 주시면 될 일이지, 왜 아들을 아프게 하시느냐고. 하느님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몰라. 지금도 고통이 은총이니 그런 이야기 들으면 너무 싫어. 정말 안 돼. 하느님이 낫게 해주셔야 돼." 그러면서 당신의 체험을 이야기해주셨다.

"내가 신비한 일을 체험한 적이 있어. 교구 신부님들이 답동 성당에 모두 모여서 일 년에 한 번씩 미사하는 날이 있어. 그날은 답동 성당에 신자들이 많이 모여. 어떤 신부님이 각자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면 되지 뭐하러 힘들게 여기까지 쫓아오느냐고 그러시는 거야. 그래도 우리는 매년 쫓아가서 미사를 드렸어. 그날은 성당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성당 문을 닫아버리더라고. 많은 사람들이 땡볕에 성당 마당에서 미사를 드리는데, 누가 "저기 보세요."하는 거야. 성당 건물 위에 있는 십자가 끝에 크고 둥그런 무지개가 빙빙 도는 게 보여. 내 눈에만 보이는 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들 눈에도 똑같이 보였어. 놀라워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 빛이 얼마나 눈부신지,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서 눈을 거의 감고 사진기만 들이대고 찍었어. 미사 시간 내내 무지개가 빙빙 돌더니, 신부님들이 미사 마치고 나오시니까 그 빛이 사라지더라고.”

 

구유를 꾸밀 때만

 

병원에서 만난 안나 언니는 본당에서 성모회장을 맡고 있다. 성탄절에 쓸 구유를 꾸며야하는데, 하필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하고 다녀야했다. 성탄절은 다가오고, 대신해 줄 사람은 없고 걱정만 하다가 어느 날 성당에 들렀다. 그런데 성당 안에 들어서자마자 이상하게도 아픈 다리가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이때다’ 하고 정상인처럼 걸어 다니며 열심히 구유를 꾸몄다. 다 마치고 성당 문을 나서면서 다리가 그참에 나았기를 바랐는데, 실망스럽게도 다리는 다시 원래대로 아파서 절뚝이며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예수님께서 앞장 서 가시며

 

로사 언니는 지역에서 손꼽을만하게 부유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그러다 남편 사업이 완전히 망해서 시골의 폐가와 같은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다 쓰러져가는 집으로 이사하는 날, 언니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셨다. 예수님께서 지팡이를 짚은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앞장 서 가시며’, "자, 가자."하셨단다.

언니는 남편이랑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데 성당에 가면 십자가 위에 예수님 대신 남편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신다. 아직까지 남편은 폐인처럼 술로 지내고 언니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래도 성당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신다.

 

“시간을 봉헌하세요.”

 

올케 이야기이다. 올케는 결혼 후에 세례를 받았다. 세례 받고 2년쯤 지난 어느 날,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았는데, 신부님께서 보속으로 "시간을 봉헌하세요."라고 하시더란다. '어머나. 주일 지키는 것도 힘겨운데, 더 이상 어떻게 시간을 바쳐?'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떨결에 "예"하고 고해소를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미사 후에 올케는 빠져나가는 신자들에 묻혀 와르르 계단을 내려갔다. 바로 그때, 인사도 나누어본 적이 없는 수녀님이 그 많은 신자들 속에서 올케를 딱 찍어서 "거기 자매님~!"하고 부르더란다. 그러더니 다짜고짜로 교리교사 봉사를 부탁하더라고. "저 세례 받은 지 얼마 안 되서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그럴 자격 없어요."하고 거절을 하니, 수녀님께서 "여기 신자들 자격 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저도 없어요. 저기 신부님도 자격 없어요."하면서 막무가내로 권하셨단다. 올케는 시간을 봉헌하라는 신부님의 보속을 받고 나오면서 수녀님께 걸린? 것이 하도 신기해서 뭔가에 홀린 기분으로 교리교사를 맡게 되었다. 그 후 올케는 독일로 떠나기 전까지 수년간 열심히 하느님께 시간을 봉헌했다. ㅎㅎ

 

향수를 뿌렸나?

 

환우 기도 모임에서 마리아 어머니가 해주신 이야기이다. 10년쯤 전에 어머님이 성령 기도회에 가서 신부님으로부터 안수를 받는데, 신부님에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너무나 좋은 향기가 났다. 향수 향은 분명 아니고, 그보다 수만 배 좋은 향기였다고. 그 황홀한 향기를 다시 맡아보고 싶은 맘도 있고, '신부님이 향수를 뿌리셨을 수도 있지.'하는 의심도 들고, 향수였다면 신부님이 언젠가 다시 뿌리고 오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 신부님이 오신다는 성령 기도회마다 일찍 쫓아가서 맨 앞자리에 앉으셨단다. 그런데 그 후로 영영 향기를 맡을 수가 없었다고. 어머니가 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의심을 하니까 향기를 못 맡았지"하며 핀잔을 준다고 한다. ㅎㅎ 한 영혼이 어떤 신비한 표징에 마냥 취해있고 싶어 하면 나중에는 마귀가 달콤한 기적을 일으켜 그 영혼을 교만에 빠뜨리려 하는 법이니, 의심을 해서 향기를 더는 못 맡았던 것이 아니라 마리아 어머니에게는 한 번의 표징으로 충분했기 때문일 것이다. 착하고 맑은 마리아 어머님이 기도회마다 맨 앞자리에 앉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시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어찌나 귀여우신지.... 모두들 까르르 웃었다.

 

행복하냐? 마리아?

 

사랑하는 마리아 언니의 세례명은 '마리아 막달레나'이다. 언니는 늘 당신을 소개할 때 "막달레나"라고 하셨다. 나도 언제나 "막달레나 언니"하고 불렀다.

막달레나 언니가 집에서 촛불을 켜고 묵주기도를 하실 때의 일이다. 갑자기 예수님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행복하냐? 마리아?" 언니는 "예, 당신으로 인해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하시며 눈물을 쏟으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리아 막달레나는 ‘막달라 지방의 마리아’라는 뜻이라고. 예수님이 언니를 언니도 몰랐던 실제 이름으로 부르신 것이다.

어제 마리아 언니를 환우에게 소개하는데, 세례명을 뭐라 말해야 좋을지 잠시 망설였다.ㅎㅎ 그래서 "행복하냐? 마리아?"하고 예수님이 물어보시더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짦은 순간에 막달레나 언니도 눈물이 글썽해지시고, 이야기하는 나도 목이 메이고, 듣고 있던 환우 언니들도 울먹이는 것이 아닌가? 다들 “예. 행복하지요.”하고 중얼거리면서. 그 순간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안아주셨나 보다.

 

“걱정하지 마라. 마리아.”

 

A 자매님이 수년 전에 했던 체험 이야기이다. 자매님은 당시 세계적으로 큰 재앙이 너무 많이 일어나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기도하려고 성당에 갔다. 예수님께 눈물로 말씀드렸다. "느네베처럼 아직 주님을 모르는 어린이들도 이렇게 많은데요." 성당에서 한참 기도한 후에 성당 뒤편으로 나와 예수님께 인사하려는데,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걱정하지 마라. 마리아." "너에게 평화가 있기를"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비비안나 선생님의 체험 이야기이다. 선생님은 성체조배를 자주 하신다. 하루는 성가대에서 미사 중에 화답송으로 했던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가 마음에 들어서 성체 앞에서 기도로 불렀는데, 생각지도 않게 뒷부분의 가사들이 만들어지면서 완성이 되었다. 비비안나 선생님이 찬미 기도를 드리면,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대화구조의 성가가 되었다. (멜로디가 참 아름다운데, 글로 옮길 수 없어서 아쉽다.)

"후렴: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세상을 창조하신 영원하신 아버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너희는 나를 따르라"

"제 영혼의 위로자 성령, 여기 계시도다"

"성체 안의 내게 조배하시는 내 어머니를 따라오라."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사비나 언니에게 들은 이야기예요. 언니는 묵주기도를 하면서 두려움을 물리치곤 한대요. 언니는 산책을 하다가 예수님을 뵈었대요. 예수님께서 바로 눈앞에서 언니를 쳐다보셨대요. 맑디맑은 눈빛이었는데, 눈동자의 흰자가 드러날 정도로 눈을 크게 뜨고 계시더래요. "아~! 예수님께서 한 시도 눈을 떼지 않으시려고, 눈도 깜박이지 않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대요.

 

가톨릭에서 나왔는데요.

 

마리아 어머님은 아들이 폐암으로 투병중이어서, 간호를 위해 병실에서 같이 생활하신다. 아들은 사십 대 초반 젊은 나이에 암 선고를 받고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세 군데의 병원을 다니며 진단을 받아 보았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자고 해서 전신마취를 하려고 수술 준비방에 누워 있었는데,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에 어쩔 줄 모르겠더란다. 그때, 누군가 귓속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또렷한 음성으로 말했다고 한다. "가톨릭에서 나왔는데요. 기도해드릴게요."라고.

마리아 어머님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개신교계 병원인데다, 수술 준비방에 원목실 봉사자가 들어갈 리도 없는데,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였던 거라고 생각하신다.

 

기적은 타이밍이다.

 

마리아 어머님의 이야기에요.

"우리 딸이 바빠서 한동안 성당에 못 나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하필 많이 아파서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하게 되었어요. 입원 짐을 꺼내서 옷장에 막 집어넣으려는데 봉사자가 들어오는 거예요. 잘 되었다 싶어서 "우리가 지금 고해성사도 못 보고 갑자기 아파서 왔는데, 어디로 찾아가면 돼요?"하고 물으니, 봉사자가 "그래요?" 하면서 수첩에 뭘 적더라구요. 곧 수녀님을 모셔왔어요. 수녀님이 곧 신부님이 오실 텐데 고해성사를 보실 거냐고 묻길래, 그러겠다고 했더니, 신부님이 바로 오셔서 성사를 주셨어요. 그 후로 일주일간 입원해 있었는데, 교회이든 천주교이든 불교이든 봉사자를 못 만났어요. 그 병원에는 종교실이 없나 봐요. 일주일간 한 번도 못 만났어요. 그런데, 우리는 어쩌면 입원하자마자 봉사자를 만나 도움을 청할 수 있었는지, 우리 딸이 아직도 그때 일을 이상하다고 해요."

제가 그랬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때에, 딱 그 때에 신부님이 오시게 된 것, 그것이 기적이어요. 기적은 타이밍이라니까요. 홍해 바다가 자연적으로 갈라질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도착했을 때, 바로 그 때 갈라졌다는 사실이 기적이라잖아요. 저도 글 쓰고 나서 “마지막에 덧붙일 성경말씀 주세요.” 하면 100% 찾게 해주세요. 제가 성경 한 번도 못 읽어본 엉터리 신자인데도요."

 

욕을 하면 덤불이

 

환우 기도 모임에 꼬박꼬박 나오시는 로사 어머님은 세례 받으신지 2년 되셨대요. 말씨도 조용조용하시고 성품도 여리고 순하기 그지없으신 분이세요. 그분 말씀을 듣고 있으면 힐링 주파수가 몸을 마사지하는 기분이 들 정도에요.

로사 어머님은 평생 욕이라고는 안 해보셨는데, 최근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아들에게 몹시 서운하고 화나는 일이 있었대요. 그래서 혼자 있을 때 아들 욕을 마구 했더니, 갑자기 눈앞에 덤불이 보이더래요. '아, 욕하면 뭐가 가로막는구나. 욕하면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욕하기를 그만 두셨대요. 그러다 얼마 지나 또 화가 치밀어 오르면 또 욕을 하게 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눈앞에 덤불이 나타나더래요. 그래서 이제는 미운 마음을 추스르고 욕을 하지 않고 지내신다고 해요. 로사 어머님은 당신이 보신 덤불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하신대요.^^

 

천사가 깨워주어

 

이것도 로사 어머님의 체험이어요. 로사 어머님은 예비자 교리 받으실 때 한 번도 결석을 하지 않으셨대요. 그런데, 교리반에서 성지순례를 가는 날, 준비하다가 그만 깜박 잠이 들어버렸대요. 잠결에 어떤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대요. "일어나세요." 그 목소리 덕분에 잠에서 깨어나 성지순례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해요. 로사 어머님은 천사가 당신을 깨우신 거라고 믿으신대요.^^ 물론 로사 어머님 이야기를 들은 환우들도 다 그렇게 믿지요.

 

성수를 뿌렸더니

 

몇 년 전에 안나 언니의 동생이 우울증에 걸려서 직장을 쉬고 병원에 입원해 있었대요. 갑자기 동생이 아프게 되어 영문을 모르겠고 기도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대요. 안나 언니는 천주교 신자이고, 올케는 개신교 신자여서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기도를 했대요. 그러다 동생의 증상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수를 뿌리고 기도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대요. 그런데 개신교 신자인 올케가 천주교라면 질색을 하는 터라 실행을 못하고 있다가 하루는 병문안을 가서 기도하기 전에 올케 몰래 동생에게 성수를 뿌렸대요. 놀랍게도 동생이 "앗, 뜨거! 앗, 뜨거! 이거 무슨 물이야~!!"하고 소리를 지르더래요. 안나 언니도 뜻밖의 상황에 너무나 놀랐대요. 동생을 지배하고 있던 마귀들이 성수에 데었나 봐요. 언니가 그래요. "모든 우울증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마귀 들린 경우도 있나봐. 지금 이 시대에 말이야. 성수의 힘은 또 어떻고.... 얼마나 놀랐는지..." 언니의 동생은 많이 좋아졌다고 해요.

 

바오로 형제님 이야기

 

사라 선생님 본당의 바오로 형제님 이야기에요. 사라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오로 형제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것처럼 옮겨볼게요.

“나는 왕년에 씨름선수였고, 시내버스 운전 일을 했어. 세례 받기 전에는 무당을 자주 불러서 굿을 했었지. 그때는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다 꼴 보기 싫어서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성호를 긋거나 기도하고 먹는 사람들이 보이면 상을 엎어버리기도 했어.

그러다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이 년도 넘게 입원해 있었어. 다리뼈가 세 번이나 갈려서 산산조각으로 으스러졌는데, 병원서 내 다리에 줄을 긋더니만 거기까지 자르겠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그렇게는 못한다고 너 죽고 나 죽자며 악을 썼더니, 다리를 안 자르고 수술을 해보자고 하더라고.

수술을 하고 일 년 넘게 누워서 지냈어. 가톨릭계 병원이라서 수녀님들이 날마다 와서 기도해주시는데, 그때마다 나는 수녀님들에게 악을 쓰고 욕을 해댔어. 밥상을 엎기도 했고. 그런데도 수녀님들이 매일같이 웃으면서 병실을 방문하시는 거야. 하루는 또 수녀님들이 오셨는데, 소리 지르는 것도 지겨워서 건성으로 "그래, 기도해보쇼."했어. 수녀님들이 기도해 주고 나가셨는데,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휠체어를 갖다 달라고 했어. 근데, 팔 힘이 없어서 못 일어나겠는 거야. 일주일간 팔 힘을 써가며 일어나는 연습을 했지. 그러다 드디어 여러 시간을 끙끙댄 끝에 일 년 만에 휠체어에 앉게 되었어. 그러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겠어? 날아갈 것 같더라고. 휠체어를 타고 병원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나도 모르게 병원 성당으로 가게 되었어. 그 후로 시간만 나면 휠체어 타고 성당에 가게 되더라고. 내가 성당 미사 시간에도 가서 미사도 드리니까 옆에서 계속 나를 성당에 데려다주고 도와주더라고. 아무튼 열심히 성당을 쫓아다녔지. 어느 날 수녀님이 나한테 그러시는 거야. "형제님은 다음에 세례 받으면 바오로라고 하세요." 바오로라는 사람이 성경 어디에 나오는 사람인지 궁금해서 성경을 아무리 읽어도 바오로의 ‘바’ 자도 못 찾겠어. '이것들이 뭔 소리를 나한테 한 거야.'싶은 생각이 들어 화가 나더라고. 아는 사람한테 이야기했더니 구약이 아니라 신약에 나온다는 거야. 그래서 신약을 읽어봤더니, 정말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는 바오로가 나오는데, 신자들만 보면 난리를 치던 나랑 닮았더라고. 나는 세례 받기 전에는 예수님 믿어서 뭐하냐, 차라리 내 주먹을 믿겠다고 큰소리치며 지낸 사람이었거든.

병원 성당에 자주 나가기는 했지만 나는 내가 세례를 받아야하는 건지도 몰랐어. 이 년 넘게 병원에서 지내다가 집에 돌아와서야 세례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누가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더라고. 그러다 어찌 교리를 받고 세례 받을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마귀가 얼마나 방해를 했는지 몰라. 교리 받고 집에 가면 마귀가 집 안에 버티고 앉아 있기도 하고, 그렇게 힘들게 하더라고. 세례 받는 날에 성당에 갈 때는 쓰러질 것 같아서 서 있을 수도 없을 정도였어. 그래도 기어이 이기고 세례를 받았어. 그 후에도 마귀들이 어찌나 난리를 쳐대던지, 마침 대부님이 성령기도회 봉사자이셔서, 내 이야기를 듣고 봉사자들이 와서 계속 기도를 해주었어. 그 후에는 마귀가 나타나지 않았어.

아내한테도 세례를 받으라고 해서 교리반에 다니게 했는데, 그때도 마귀들이 세례를 못 받게 엄청 괴롭혔어. 아내도 무슨 일만 생기면 굿을 했거든. 딸은 신내림을 받았는데, 딸도 한밤중에 전화해서 세례 받지 말라고 난리를 쳤어. 어느 날은 아내가 눈빛이 이상해지면서 나를 노려보더니 밥상을 뒤엎는 거야. 내가 마누라한테 성수를 뿌리니까, 마누라가 “이까짓 물을 무서워할 줄 알고?”하면서 꿈쩍도 안 하는 거야. 다급한 마음에 십자고상을 갖다가 마누라 몸에 댔더니, “이까짓 나무토막을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하면서 발악을 하는 거야. 안 되겠다 싶어서 성수를 다 쏟아 부었더니, 마누라가 잠잠해지더라고. 그 후로도 계속 성령기도회 봉사자들이 집에 와서 기도를 많이 해주었어. 결국 마누라도 세례를 받았지. 지금은 무당인 딸도 "엄마는 엄마대로 성당 다니세요."라고 해.”

 

수녀원 입회비에 딱 맞게

 

루시아 언니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언니네 성당에서 한 자매가 한 수녀원에 입회하기를 원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은 수녀원 입회비를 낼 수도 없을 정도로 가난했답니다. 그래서 본당 교우들 몇몇이 십시일반 입회비를 만들어 주자고 천으로 주머니를 만들어 돌렸답니다. 담긴 돈을 세어보니, 놀랍게도 수녀원 입회비와 끝자리까지 똑같은 액수의 돈이 들어있었답니다.

 

빛이 동생에게

 

안나 어머님이 어느 회사에서 매점을 하실 때, 그 회사 직원이 해준 이야기랍니다. 그 직원은 종교가 없었는데, 동생은 아주 열심한 천주교 신자였답니다. 동생이 병으로 임종을 맞을 때 그 곁을 지켰는데, 세상을 떠난 후에 눈부시게 환한 빛이 동생의 몸 위로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고 하더랍니다.^^

 

촛불이 갑자기

 

아는 언니의 동생이 천주교에서 세례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열심히 기도에 맛들이고 있던 즈음의 일이랍니다. 자매님이 하루는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다가 '내가 지금 초까지 켜놓고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하느님이 정말 계시기는 한 걸까? 하느님이 정말 계신다면 갑자기 촛불이 꺼지는 것 같은 신호를 주시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잠깐 스치듯 했을 뿐인데, 갑자기 바람도 없는 방 안에서 잘 타고 있던 촛불이 훅 꺼졌답니다. 자매님이 순간 너무나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 이불 속으로 숨어 들어갔답니다. 이불 속에서 덜덜 떨면서 간신히 언니한테 전화를 걸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언니가 놀라워하면서 "은총 받은 거야."했답니다.^^

 

털끝만치도 지장이 없다.

 

동생의 친구는 시도 때도 없이 잠에 빠져드는 병인 '기면증'을 앓고 있답니다. 연구하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기면증이 장애가 되기도 해서 어떻게든 꼭 그 병을 치유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해 동안 열심히 기도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창조주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답니다. "너를 위한 구원 계획에 '털끝만치도'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정말로 '털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셔서 응답해주셨답니다.

그 후 친구는 기면증으로 계속 불편하고 고생스럽게 지내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그 병이 낫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불안에서 벗어나서 무시로 졸더라도 ‘마음 편히’ 졸고,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원은 다름 아닌 영원한 생명입니다. 영원 속에서 우리의 고통을 바라보는 지혜를 갖고 평화를 누리는 일, <협조자 성령>의 도우심과 우리의 지향이 합하여지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입니다.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4)" 예수님께서는 현실이 고통스럽더라도 걱정도, 실망도 하지 말 것이며, 그날그날을 아버지의 손길에 맡기라고 당부하십니다. 내일 닥칠 고통까지 앞당겨 오늘 고통에 더할 필요는 없겠지요.

우리의 생명 한 순간 한 순간은 하느님 사랑의 숨결로 매번 새롭게 창조됩니다. 우리는 이미 영원한 생명을 살고 있으니, <지금 이 순간> <여기서 이대로> 굳건한 평화 속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 속에서는 결코 늦은 때는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결심함으로써' 충분한 자격을 얻습니다.

"주님, 저희가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고 평화를 누리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성모님 사랑을 청했더니

 

유리아가 성모님을 우리 신앙의 모범으로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어머니로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래요. 그 후 지인이 우연히 집에 들러 “성모상이 없네.” 하더니, 성모상을 선물했답니다. 유리아는 성모님께서 직접 집으로 오신 거라고, 우연을 가장한 기적이라며 기뻐해요.

유리아가 보낸 카톡이어요.

"지난주인가 내가 성모신심을 청했는데 둘러보니 성모상이 한개도 없어서 순례중인 파티마성모님이라도 잠깐 모셔 와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오늘 밤에 성모님이 우리 집으로 직접 오셨네. 우리 집으로 오신 과정도 완전 기똥참. 성모신심 청한 날이 수요일쯤, 구역 분이 나에게 선물하시겠다던 날이 금요일. 누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해서 엄청 은총을 많이 받았다면서 성모상을 성당에 기부한 날이 토요일. 일요일에 아침 일찍 구역분이 나 사주려고 성물방에 갔더니 완전 오래된 여기저기 심히 벗겨진 석고 성모님이 떡 계심. 새로 사자면 백만 원도 넘는 사이즈임. 이분이 free donation하고 모시고 옴. 미술 전공이라 오묘한 색을 정확히 맞추어서 덧칠하고 깨진데 수리하고 방수처리까지 해서 거의 새것으로 만드심. 우리 집으로 오신 성모님 엄청 이쁨."

 

고무줄 기도응답과 수호성인의 사인

 

미국에 있는 제부의 이야기입니다. 제부는 미국에 가기 전에 동생이 다니던 성당 신부님께서 원하면 세례를 주시겠다고 했는데도, 생각이 없다고, 오십쯤 되면 한 번 생각해볼까 한다며 거절을 했어요. 불교 집안에서 자라서 성당에는 관심도 없었거든요. 미국에 가서도 동생이 성당에 가면 미사 끝날 때까지 주차장에서 기다릴 뿐, 성당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대요.

하루는 성당 부부모임에서 파티가 있어서 주차장에서 기다리느니 와서 음식을 맛보라고 초대를 받아서 참석했어요. 지금은 제부의 대부님이 되신 분이 다음 날부터 예비자 교리를 새로 시작하는데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제부에게 권했고, 한 번만 참석해보라는 동생의 권유에 못 이겨 교리를 들으러 갔다가 대부님 인품에 반해서 계속 교리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이거 뭐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하느님이 정말 계실까? 정말 계시다면 이 고무줄이 끊어지게 해주세요.'하는 기도가 되더래요. 마침 실험실에서 쓰는 아주 질긴 고무줄을 갖고 있었고, 여간해서 끊어지는 고무줄이 아니었기에 그런 기도를 했던 건데, 살짝 잡아당겼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고무줄이 툭 끊어졌대요. '이건 우연일 수 있어.'하고 다른 고무줄을 한 번 더 잡아당겼는데, 그것도 툭 끊어지더래요. 놀라서 다른 고무줄을 갖고 또 잡아당겼는데, 세 번 연속 고무줄이 힘없이 끊어졌대요.

교리를 받으며 세례를 준비하던 중에 제부가 동생에게 학식이 있는 분을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싶다고 했어요. 동생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추천했대요. 제부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삶도 마음에 든다며 좋아했어요. 하루는 제부가 대부님 댁에 놀러가서 창고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한 권 꺼내서 무심코 펼쳤는데, '성 아우구스티노'에 대한 부분이 딱 나왔대요. 놀라서 도로 덮어 놓고 한참을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책을 집어 들고 아무 데나 펼쳤는데, 다시 그 페이지가 나왔고, 그런 식으로 세 번 연속 아우구스티노 성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대요.

며칠 후에 동생이 성당 도서관에서 세계사 책을 빌려서 갖고 있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제부가 그 책을 아무 생각 없이 훑어보려고 한 곳을 펼쳤는데, 그곳에도 '성 아우구스티노' 부분이 나오더랍니다.

세례를 하루 앞두고 제부는 '허, 어이 없게도 내가 세례까지 받게 되었네.'하는 생각이 들면서 '예수님이 정말 계시면 오늘 꿈에 한 번 나타나주세요.'하고 청했대요. 그날 밤 꿈에 예수님께서 한국에 살던 동네 거리에 있는 동상 옆에 앉아 계시면서 제부를 돌아보시고 환하게 웃으시더랍니다.

 

마귀가 알아보고

 

0 자매님은 불교 신자였는데, 성당 다니는 남편이랑 결혼을 했대요. 시어머님이 성당에 같이 나가면 좋겠다고 성화여서 처음에는 반발심이 들었는데, 남편 따라 몇 번 미사 구경을 가보니 좋아서 세례를 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대요. 한참 교리를 받고 있는데, 동네 친구가 용한 점쟁이가 있다고 같이 재미삼아 가보자고 하더래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점쟁이한테 갔는데, 그 점쟁이가 0 자매님을 보더니, "왜 예수님 십자가 새겨진 사람이 여기를 왔느냐고"하더래요. 0 자매님이 ‘어떻게 알았지?’ 깜짝 놀라니까, "조상들 공이 많아서 지금까지 잘 살아온 건데, 조상들이 싫어한다고, 십자가하고 조상들하고는 맞지 않으니까 성당 그만 다니라"고 하더래요. 마귀들은 영적인 존재이기에 하느님을 알아본다고 하지요. 어떻게든 우리가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걸 방해하려 하구요. 조상의 영혼인 척 행세를 하는 거지요.

 

이렇게라도 부르고 싶었다.

 

0자매님 친한 친구가 유방암에 걸렸대요. 성모꽃마을에서 지내고 있을 때, 새벽에 일찍 일어나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당에 있는 십사처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는데, 분명 누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가 나더래요. "내가 너를 지금까지 애타게 불렀단다. 이렇게라도(질병을 주어서라도) 너를 나에게 가까이 오도록 부르고 싶었다." 친구는 예수님의 그 애타는 사랑이 느껴져서 눈물을 펑펑 흘렸대요. 주님의 은총 덕에 투병생활을 은혜롭게 마치고,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셨대요.

  

예수님의 사과

Y 언니는 큰 아픔을 겪으셨어요. 십여 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너무 많은 것을 소원하느라 마음이 지쳐있었답니다. 매일 오후 세 시에 자비의 기도를 바치러 산책을 나가시는데, 하루는 아무런 생각 없이 공원길을 내려오다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셨답니다. "내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지금까지 네 눈물을 모르는 척해서 미안하다." 아주 또렷한 음성이었대요. 동시에 힘이 막 솟는 걸 느꼈고,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아멘"하고 외쳤대요.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 쳐다보았다고 해요. 

헤헤. 예수님이 사과도 하시나 봐요. 절대 포기하지 말고 마음 약한 예수님께 끈질기게 매달려볼 일이에요. Y 언니 이야기가 생각나면 눈물이 나요. 곧 응답해주시고 싶을 만큼 우리의 눈물을 마음 아파하시지만 우리에게 가장 유익한 때를 기다리시느라 그 아픈 마음을 누르고 우리를 안타깝게 지켜보시는 예수님의 마음, 그 시선이 느껴지거든요.

 

세상에 있을 때보다

 

00 자매님은 암으로 남편을 떠나보냈습니다. 남편이 복수가 차서 숨을 못 쉬고 너무나 고생을 하니, 숨이라도 쉬게 해주십사 의사들에게 청해서 장기를 거의 다 드러내다시피 하는 수술을 받게 했답니다. 남편은 숨을 편히 쉴 수 있게 되었고 6개월을 더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나셨답니다. 00 자매님은 남편을 좀 더 빨리 편안하게 해 줄 걸 하는 후회와 슬픔 때문에 무척 많이 힘들었답니다.

어느 날 꿈에 남편이 환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 나는 세상에 있을 때보다 더 가까이, 더 오래 가족들 곁에 있을 수 있어." 00 자매님은 그때부터 어두웠던 마음이 사라지고 힘이 났답니다.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남편을 추억할 수 있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께서

 

아일린 조지 여사 책에도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해 여러 번 나와요. 하느님께서 각별히 당신 신비를 알려주신 걸로 기억이 나서 한참을 찾아보았어요.  

"토마시노(토마스 데 아퀴노 애칭) 가 펜을 놓은 후 나는 누구에게도 이렇게 많은 것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이제, 너(아일린 조지)의 어린아이 같은 단순함을 통해 내가 어떤 하느님인지를 내 백성에게 알리려 한다." 

분명 하느님께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셔서 신학대전을 쓰실 수 있으셨다는 거지요. 하느님을 아는 지혜는 이성으로도 감성으로도 깨달을 수 있어요. 어느 한 쪽이 우월한 게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지요. 마치 구약과 신약이 합하여져 하느님의 구원을 설명하고 있는 것 처럼요. 근데 많은 사람들이 균형 잡힌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갖는 대신 자기가 주로 아는 것 외의 것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어요. 어떤 분이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신학대전을 쓰시다가 하느님 체험을 한 후로 신학대전 내용이 지푸라기 같이 여겨져서 결국 완성을 못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문득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아일린 조지 여사 책에 나오는 토마스 데 아퀴노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겠어요? 놀랍게도 다음 날 답을 얻었어요. 어떤 분이 제 블로그에  친구신청을 하셨어요. 그분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2009년에 스크랩한 글 딱 한 개만 게시되어 있는데, 그게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사상과 생애>라는 제목의 글이더라고요. 본글 제목은 <성 토마스 데 아퀴노>ㅎㅎ 요런 타이밍이 작은 기적이겠지요. 

 

글자로 보여준 말씀

 

희 언니는 오래 개신교를 다니다가 천주교로 개종하셨어요. 주일 미사만 다니는 신자였는데, 암 선고를 받고 나서 '아, 천주교에도 반모임이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무실에 있는 표를 보고 구역장님 전화번호를 얻어서 전화했대요. “반모임도 한 번도 안 나갔지만, 제가 암에 걸려서 기도를 좀 받고 싶어요.”라고 청했더니,

구역장님이 흔쾌히 그러마고 하셨대요.

하루는 구역장님이 불러서 성당에 갔는데 신부님과 20명쯤의 교우들이 언니를 빙 둘러서더니 성인호칭 기도를 해주셨대요. 그 후 주일 미사에서 성체를 모시고 모퉁이를 돌아 자리에 들어오려는데 눈앞에 전광판 글자처럼 흰 빛의 글자가 지나가더래요.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언니는 어디서 나온 말씀이지? 싶어서 교회 다니는 아들에게 성경 구절이냐고 물었더니 시편 구절이라고 했대요. 꿈도 아닌 생시에 있었던 놀라운 일이라 그 기억이 선명하다고 해요. 언니는 4기 암 환자이신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지내고 계셔요.

 

딸 꿈에 나타난 시어머니

 

00 언니는 40년 가까이 미사 참례를 빠지지 않은, 자칭 '미지근한 신자'여요. 제가 보기에는 영성이 깊은 분이시더라구요. 어제 기도 모임에서 연옥 영혼들을 위한 기도에 대해 말씀 나누기를 했는데, 언니는 "위령 성월에 드리는 기도"라는 책자를 갖고 오셔서 그 책으로 ‘첫째 시어머니’를 위해 한 달간 기도하셨고, 어제 성지순례를 가서는 시어머니 영혼을 위해 전대사 양도를 했다고 해요. 

언니의 딸 꿈에 가끔씩 어떤 젊은 여인이 나타났대요. 그 여인이 하얀 옷을 입고 딸 학교 교문 앞에서 기다리더래요. 며칠 지나서 시아버님의 첫째 아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꿈속 여인이 그 시어머니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시어머니는 병에 걸려 시집을 오셨는데, 병에 걸렸다고 해서 소박맞아 친정으로 가셨고, 돌아가셨는데 아무도 찾지 않았고 기일도 모른다고 해요. 그래서 00 언니가 그 한 많았을 시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해드렸대요. 그래서 지금은 평안하실 거라고 믿는대요.

 

가서 고통이 은총임을 전하여라.

 

2015년 2월 28일, 미사 독서 말씀은 히브리서였습니다.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십니다.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히브리 12,6.7.11)” 

신부님께서 미사가 끝나갈 무렵에 그날 강론에 덧붙여 한 말씀 하셨습니다. 

“스페인에 성지순례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대데레사 성녀가 마지막에 머물던 수도원 성당에 들러서 기도하는데, 마음 안에서 주님께서 “나와 함께 머물러 있지 않을래?”하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5분 내로 일행과 합류해야 해서 “저는 나가야겠습니다.”하고 성당을 나오려는데 빗방울 소리가 들려요. 주님께 “비가 굵어지기 전에 서둘러 나가야겠습니다.” 했는데, 금방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했어요. 하는 수 없이 성당에 더 앉아 있어야 했어요. 주님께 “왜 저를 여기 앉히셨습니까?”하고 여쭤보았어요. 주님께서 “고통이 은총이라는 것을 알려라.”하셨어요. “네가 네 시 50분까지 모여야 하는 일에 묶여있다면 천둥과 비바람은 고통이고 방해물이 되지만, 천둥과 비바람 때문에 너와 내가 깊이 만날 수 있는, 예정에 없던 시간이 주어진다면 은총이 아니겠느냐? …… 나 없이 바삐 살아가는 사람에게 고통을 허락하면서 ‘주님, 왜 그러세요?’하고 따지면서라도 내 앞에 앉아있기를 바란다. 그가 옛날에 신앙에 열심이었을 때 ‘당신 뜻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기도를 했던 것을 기억하고, 그 기도 때문에 그 사람에게 고통을 허락하여 억지로라도 내 앞에 앉아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가서 고통이 은총이라는 것을 전하여라.”

 

등록금 삼천 불

 

미국에 있는 유리아가 아일린 조지 여사님의 피정에서 15년간 기도회를 나왔다는 한국인 한 분을 만났대요. 그분은 자녀 대학 등록금으로 삼천불이 3월 30일까지 꼭 필요했는데, 어찌어찌 사정이 생겨서 도저히 등록금을 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기도회에 가서 여사님이 예언 말씀을 해주실 때, 혹시나 하고 아무리 귀기울여 들어도 등록금 이야기는 안 하시더래요. 그래서 그분이 하느님께 계속 "하느님, 나는요? 나는? 나는? 나는?....."하고 졸랐대요. 맨 마지막으로 여사님이 말씀하셨대요. "3월 30일에 삼천불 들어옵니다." 여사님이 3월 30일이라고 하시는 걸 보아 분명히 자기한테 하시는 말씀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돈 생길 일이 없더래요. 다음날 아침에 울적한 얼굴로 가게 밖으로 나갔는데, 옆 세탁소 주인을 만났대요. 세탁소 주인이 "표정이 어두운데 무슨 일이 있나요?"하고 물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하고 돌아섰대요. 돌아서 자기 가게로 들어가다가 반짝 충동이 생겨서 세탁소 주인을 다시 불러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흔쾌히 삼천 불을 빌려주어서 등록금을 낼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