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별난 신앙체험

예수님 사랑 이야기

김레지나 2015. 7. 12. 20:10

예수님의 사랑 이야기 ①

 

저는 대전 법동 본당에 다니고 있는 박대성 니콜라오이고, 직업은 열쇠장수입니다. 50여 년을 살아오면서 20년 동안 냉담하였습니다. 그러다 회두를 했는데, 회두와 함께 우리 가정에 고통이 찾아와 정말 주님 원망도 많이 하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이 정말 계실까 의심하면서 하느님을 찾았고, 성당에서 때로는 성지에서 감실 안에 계신 예수님이 저에게 오시어 하번 위로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쟁이 예수님께서는 제게 당신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저는 눈이 있어도 예수님을 볼 수 었는 장님이었고, 귀가 있어도 주님 음성을 들을 수 없는 귀머거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형제자매 여러분! 이제 저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사랑으로 오시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사제의 거룩한 손을 통해 성체성사로 변화되어 매일 우리에게 오신 사랑의 예수님은 제가 아파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찾아와서 기도해 주셨고, 아내의 수술 의뢰서를 가슴에 품고 돈이 없어 힘들어 할 때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저와 함께 고통을 나눈 이웃, 바로 여러분들이 저에게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렇게 보고 싶어 하였던 예수님은 제 옆에서 저와 함께 미사 드리고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은 바로 여러분들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제 가슴을 아프게 하고 제 가정에 고통을 준 그 분들도 예수님, 하느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정이 정말 재수 없는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만, 뒤돌아보니 그것은 주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보속의 시기였습니다. 결코, 고통의 시간이 아니었고, 기쁨을 주시기 위해 보여주신 하느님 은총의 시기였던 것입니다.

 

작년 성모 승천 대축일 다음 날 제 가게로 찾아온 어느 신문사 여기자가 제 한 평짜리 가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청했습니다. 저는 거절하였지만 그 여기자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주님께서 주신 소중한 제 작은 가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제 가정에 오신 예수님 사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예수님 사랑 이야기는, 대전교구 제1구역장.피정장소.교도소.병원 등 여러 i곳을 다니며 그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내가 바보인가? 내가 모자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님께 ’이제 그만하면 안 되나요?‘라는 하소연도 해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지난 사순 시기에 충남 어느 본당 신부님께서 “우리에게도 ‘예수님 사랑 이야기를 해주십시오”하고 부탁하셔서, 하루를 주님께 봉헌하기로 마음먹고 저는 아내와 함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만 하세요. 무슨 좋은 이야기라고.... 너무 힘들잖아요.”

“그래, 이번에 마지막으로 가는 거야. 우리 여행 삼아 한번 가보자. 신부님께서 굴밥 사주신다고 했어.”하며 위로를 했는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견진 대부님이 거신 전화였습니다.

“니콜라오야, 어려운 부탁 하나 할게. 이번에 대전 충무 체육관에서 전국 행정자치부 공무원 5천 명이 모여 피정을 하는데, 어떤 분이 신앙 체험 발표를 하시기로 했어. 그런데 그 분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한다고 행사 추진위원회 총무님께서 고민을 하시더라. 그래서 네 이야기를 했지. 직장 사목부 신부님께서 지경준 신부님께 전화를 하여 허락까지 받았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저에게 물어보고 결정하셨어야죠”하고 말씀드리니 주님의 뜻이라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저는 아내를 바라보며 “여보게. 우리 지금 주님께 마지막이라고 하였다가 호랑이를 만났네. 이번엔 체육관이란다...”

사랑하는 애독자 여러분! 그러나 저는 걱정을 하나도 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기에 저는 죄 많은 이 몸뚱이와 입만 주님께 빌려드리면 되고, 나머지는 제 안에 함께하시는 성령께서 말씀하시고 계심을 이제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은총과 축복이 무엇인지 저는 눈으로 보았습니다.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저의 삶 속에서도 주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하셨기에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2008. 07 참 소중한 당신)

 

(가운데 호가 없어서 부분 생략되었습니다.)

 

예수님 사랑 이야기 ③

 

이렇게 아내를 영세시켰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성당에 나가니 헌금은 그렇다 치고 교무금은 또 무엇인지, 교무금 책정하고 나니 이번에는 또 신학교 건립금을 내야 한다는 신부님 말씀을 듣고 저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얼어 죽을 신학교 건립금은 또 뭐냐?”

다음 주일 성당에 나가니 신부님께서 3명씩 들어와 면담을 하고 가라고 하시기에, 저는 할 수 없이 아내의 등을 떠밀어 들여보내 놓고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나온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기가 막혔습니다. “얼마나 신립했어?”하고 물으니 “50만 원”하기에 “야! 너 미쳤냐! 우리 전 재산이 저 고물 자동차하고 사글세 보증금 100만 원이다! 이제 어쩔래!”하고 닦달하였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사실은 당신 몰래 만 원씩 아들 의 장학 적금을 들었는데 다음달에 타면 내자고요”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렇지! 이 사람!” 사실 저는 그 돈이 정말 아까웠습니다. 방 한 칸에 네 식구, 처제와 처제친구까지 함께 살고 있는 제 처지에 정말 큰돈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들 장학 적금을 타서 신학교 건립 기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석교동 골목길에서 열쇠고치라고 외치는 내 고물 자동차 앞을 가로막는 어느 중년 아저씨가 다짜고짜 자기 집에 가자는 겁니다. 밤새 도둑이 들어 다 털린 그 집에서 저는 첫 개시로 20만원을 벌었고, 오후에 10만 원을 벌었습니다. 그걸 가지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돈을 보는 순간 근심스러운 얼굴이었습니다. ‘혹시 이 양반이 도둑질한 것이 아닐까!’생각하면서 말입니다. 30만원은 당시 근로자들 한 달 임금일 정도로 큰돈이었습니다. 다음 날도 10만 원, 그 다음 날도 10만 원, 정확히 3일 만에 채워진 신학교 건립 기금을 가지고 아내는 어린 딸을 등에 업고 아들을 앞세워 한 시간을 걸어 건립 기금을 내고 돌아오면서 주님께 이렇게 기도를 하였답니다. ‘주님, 남편이 활동성 간염에 걸려 힘듭니다. 한 평이라도 좋으니 편안히 앉아서 벌어먹을 가게 하나만 주십시오...’라고요.

 

그러는 사이 아들이 어느새 4학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성당에서 복사를 서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달리는 오토바이에 치어 대학 병원 응급실에 의식 없이 누워있는 자식을 부둥켜안고 울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뇌를 다쳤다는 이야기만 들려올 뿐 아버지로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주님!성모님! 살려주세요!’라는 기도뿐.... 그런 제 앞에 가해자와 제가 세를 살던 집의 가해자 사촌형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당장 죽이고 싶은 마음인데 더 더욱 기가 막힌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경찰서에서 합의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구속시킨다고 했다면서 1천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내놓으며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갈등하는 저에게 경험이 많으신 아버지께서 “그 돈 받으면 니 자식 죽는다. 한 푼도 받지 말고 합의서 도장 찍어 주어라.”하시며, “모든 건 주님께 맡기자! 저 녀석을 하느님께서 데려가시면 우리 가정에 성인 한 명 나온다. 저 어린 영혼이 얼마나 깨끗하겠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돈 한 푼 받지않고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 준 그날 새벽 2시였습니다. 3일만에 아들은 “아빠! 오줌 마려워”하며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끔결같은 그 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천사의 목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저는 밖으로 뛰어나가 “주님!성모님! 고맙습니다!”라고 소리치며 한없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것이 주님 은총의 순간이었다는 사실을 퇴원 후 사고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알았습니다. 매일 새벽길에 한 청소부는 산성동 성당의 힘든 오르막길을 쓸며 리어카를 끌고 올라갔고, 그 뒤를 밀어주던 복사소년이 있었습니다. 새벽미사 복사만 서던 이 녀석이 어느 날 “엄마, 아빠. 청소부 아저씨는 새벽에 주무시지 않으세요?” 하기에 “왜 그러니?” 하고 물으니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올라가시기에 밀어 주었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6m 날아가 떨어진 그 자리에 새벽길에 만난 청소부 예수님은 길을 쓸고 계셨고, 사고가 나자 그 청소부 예수님은 새벽길에 만난 복사 소년을 안아 택시에 싣고 대학병원으로 보냈답니다. 그 청소부는 나에게는 예수님입니다. 이 목격담은 사고가 났던 길가의 꽃집 주인 아저씨가 들려주었습니다. 이것을 누가 우연의 일치라고 하겠습니까! 합의금을 가지고 함께 왔던 가해자의 사촌형은 그 후 세례를 받고 저의 대자가 되었습니다.

 

(2008. 09. 참 소중한 당신)

 

예수님 사랑 이야기 ④

 

사랑하는 애독자 여러분, 시월은 묵주기도 성월입니다. 성모님께 기도 많이 합시다. 성모님은 우리 소망을 예수님께 전구해 주시어 꼭 이루어지게 해주십니다. 특히 9일 기도의 소망은 꼭 이루어지게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성모님께서 우리 가정을 구해 주신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그날도 저는 청주 모충동 골목길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열쇠 고치세요. 고장 난 문 수리합니다.”라고 외치며 막다른 골목을 돌아 나오려는데, 동그란 바위 위에 묵주 한 꾸러미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어느 분이 놓고 갔을까?’ 궁금해 하며 그 주운 묵주를 들고 집으로 오는 길에 묵주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울어보기는 평생 처음이었습니다.

3일 뒤 청주 운천동 골목길을 누비고 있는 제 차창 밖으로 성모님이 서 계셨습니다. 밤새 비를 맞아 흙투성이가 된 성모상. 얼른 성모님을 태우고 장사를 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부르시기에 따라가보니 청주 사직동 본당 꾸리아 단장 댁이었습니다. “자매님, 제가 오늘 성모님을 길에서 주웠는데, 누가 버렸을까요?”하니 “형제님 댁에 가시려는가 봐요. 목욕 깨끗이 시켜서 형제님 댁에 모시세요”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떠돌이 열쇠 장수인 저는 ‘간장병’으로 투병 중이고, 사랑하는 아내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심장병인 ‘승모판막 협착증’으로 판명날 것인지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며 9일 기도 ‘고통의 신비’를 시작한 날 저녁이었습니다. 아내의 대모님이 불쌍하다고 저녁이나 한 끼 지어 주신다기에 대모님 댁에 가서 정말 맛있는 저녁을 얻어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문을 여는 순간 불길한 생각에 휩싸였습니다. ‘아! 무엇이 잘못되었구나!’ 분명히 집에 있어야 할 아들과 딸이 없는 겁니다. 시간은 자꾸 흘러 밤 11시를 지나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아들은 찾았지만 어린 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쁜 숨만 헐떡이던 아내는 실신했고, 넓은 도시의 밤길에서 저는 울면서 허공에 대고 “주님! 성모님! 도와주세요”라고 청하며 딸을 찾아 헤맸습니다.

 

모든 희망이 무너지고 포기 상태에 들어가 다리 난간을 잡고 울던 저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멀쩡하던 배가 아파 오더니, 똥이 마려웠습니다. 딸 찾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벌어진 저는 바지를 부여잡고 2층 화장실 불이 켜져있는 건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잠겨있지 않은 화장실이 왜 그리 반가운지요. ‘살았구나!’하는 생각도 잠시, 그 화장실 아래로 작은 운동화가 하나가 보였습니다. 순간이었습니다. 무엇인가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속에 저도 모르게 딸 이름을 불렀고, “아빠!”하면서 뛰쳐나오는 어린 딸 뒤로 중학교 2학년 사내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흉기로 위협을 해서 못된 짓을 하려고 어린 딸을 끌고 간 그 화장실에서 저는 사랑하는 E딸을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순간 저는 그 중학생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참을 수 밖에요.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의 순간을 체험한 저는 하늘을 올려보면서 주님께 감사 기도를 올리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저희 부부는 파출소 안에서 죄인처럼 머리를 조아리는 그 중학생의 아버지와 함께 있어야 하는 괴로운 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하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시는 그 학생의 아버지! 자기 여동생에게까지 몹쓸 짓을 했다는 그 중학생!

“어찌하여 자식을 이렇게 키우십니까? 우리에게 맡겨 주십시오. 우리는 천주교회에 다니는 신자인데, 저희에게 보내주시면 착한 학생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면서 용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하신 주님 말씀을 따라 저 역시 주님 앞에 더 큰 죄인인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용서해야지요!

 

(2008. 10. 참 소중한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