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이 대유행 중이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고열과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때문에 감기 몸살 증상이 있으면 쉽게 독감을 의심한다. 하지만 감기 증상과 함께 허리 통증까지 생기면 ‘척추 결핵’을 의심해봐야 한다. 동탄시티병원 김세환 원장은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고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핵 하면 보통 ‘폐결핵’을 떠올린다. 하지만 결핵은 위장이나 뼈,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잠복해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순간 혈액이나 림프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감염을 일으키는 탓이다. 척추 결핵은 결핵균이 척추에 자리 잡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결핵으로 치료받은 3만2181명을 조사한 결과, 폐 이외의 부위에서 결핵이 발생한 경우가 약 20%(6631명)나 됐다.
척추 결핵은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더 문제다. 초기에는 ▲열이 나고 ▲온몸이 피로하고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한다. 그런데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는 특징이 있다. 김세환 원장은 "척추 자체나 주변 조직에 결핵균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생긴 부분이 괴사돼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심해지면 척추 신경을 압박해 해당 부위 아래쪽으로 저린 증상이 생기거나 통증이 사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척추결핵은 심한 경우 디스크와 뼈가 녹아내리고, 하반신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어 위험하다. 초기 감기 증상과 함께 허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임상증상을 비롯해 엑스레이(X-ray)·CT·MRI 등의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만으로 회복될 수 있다. 6~12개월간 꾸준히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결핵균을 완전히 없애 완치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됐을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김 원장은 “결핵균으로 인해 생긴 염증 주변에 고름이 찰 수 있다”며 “이 경우 수술을 통해 고름을 빼내고 뼈를 재건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 결핵 환자가 1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잠복 결핵 상태일 때는 전염성이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발병할 수 있어 노년층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에는 갑작스러운 추위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결핵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발병하므로 평소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한 충분한 영양섭취와 정기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길러줘야 한다. 과로와 스트레스도 면역력 저하를 초래하는 만큼 평소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실내에만 있기 보다 실외 활동으로 체력을 기르고, 집안 공기를 자주 환기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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