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6년

행복한 성탄 보내세요.

김레지나 2016. 12. 23. 19:20

기쁜 성탄이 다가왔네요.

모두들 행복하게 보내셔용.

저도 씩씩하게 보낼랍니다.^^

 

저는 나름 비장한 맘으로 대형 병원을 그만 두고 종합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어요.

요양병원 의사샘이 자꾸 본병원에 빨리 가야한다고 재촉하시기도 했고

마지막 즈음에는 입원하기 쉬운 곳이 좋을 것 같아서요.

그제 2차 병원에 댕겨왔어요.

의사샘이 지난 달에는 흉부 씨티만 찍어보면 됩니다... 하셨는데,

아, 글씨.. 오른쪽 어깨야 늑막 전이 때문에 아픈 것 같지만

왼쪽 어깨랑 림프가 아픈 이유를 잘 모르시겠다면서 뼈 검사 해야할 것 같은데 이왕이면 PET찍자고 하시면서

펫 시티랑, 흉부 씨티랑 복부 씨티를 동시에 찍어보고 다시 진료 보자고 하시는 겁니다용.

힝~~"저 한꺼번에 두 가지 검사 받고 한 일주일 죽는 줄 알았어요. 한 가지만 받게 해주세요."하고 부탁드렸는데,

그냥 셋 다 하자고 하셔요.

걍 다니던 병원 일정 당겼으니, 다다음주까지 버티기로 했어요.

소염제를 먹으면 좋겠는데, 심장에 무리가 간다고 안 먹는 게 좋다고 해서

한의원도 가서 한방 소염제가 있나요? 했드만, 그런 거 없다고 하네요. $%$%&*

침치료 물리치료만 받고 왔어요.

 

지금 제일 불편한 증상은 겨드랑이 림프 부근에 찌릿찌리 아픈 증상이랑

숨쉬기 힘든 증상이 더 심해졌어요. 천천히 걷는데도 숨이 차고 말을 해도 숨이 차요.

밥도 숨이 차서 천천히 먹어야 해요.

심부전 때문인지, 부종 때문인지, 횡경막이 올라가서인지, 어깨 쪽 염증 때문인지, 약물들 때문인지 종잡을 수가없네요.

안 먹던 호르몬 치료제를 묵어서 그랑가 싶기도 하고... 무릎 아프면 한두 달 고생했고, 염증이 온 몸일 돌아다니는데,,, 암이 커져서라기보다도 그런 염증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의사샘들마다 자꾸 사진을 찍어야만 처방을 하겠다고들 하시니...

 

낼부터는 모든 약을 확~~~ 끊어버리고...

그제 산 어성초차만 끓여묵을까 싶네요.ㅎㅎ

 

참,,, 그제는... 작년에 있던 요양병원에서 기도모임을 하던 30대 초반 형제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간호하시던 마리아 형님께서 "아들이 오전에 떠났어."하고 전화하셨더라구요.

4기도 아니었는데.. 8월부터 임상 항암 하던 중에 폐렴이 오더니, 회복을 못했다고 하셔요.

"아들은 이상하게 통증은별로 없었어요. 사흘 전엔가 어깨가 아프다고 진통제 달라고 했을 뿐이어요.

 집에서 방문 호스피스를 좀 받다가 산소가 부족하다고 병원에 있다가 했어요.아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레지나씨도 그저 건강해야 돼요."

놀라고 마음 아팠어요.ㅠㅠ

 

하느님은 우리가 어떤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해야만 은총을 베풀어주시는 분이신가? 잠시 생각해봤는데..

하느님의 자비가 얄팍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도나 희생 없이 무조건 자비를 베풀어주는 것은

하느님의 정의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느님은 자비로우시기 때문에 정의로우시지요.

 

사흘 전에 파우스티나 수녀님 일기에서 읽은 구절이 마음에 남아요.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겪는 모든 어려움은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될 것이다."^^

흥~!

 

새해에는 하느님 사랑에 대해 좀더 곰곰이 생각해보아야겠어요.

곰곰이, 골똘히... 바쁘다고, 힘들다고 건성으로 생각하시면 아니아니 아니 되지요.

(성모님께서는 원죄가 없으시니, 힘든 시련 앞에서 불평 대신에 곰곰이 생각하시는 것만 하실 수 있으셨겠더라구요.ㅎㅎ)

아무튼 새해에도 하느님 사랑에 힘입어 살아갈 수 있을 테니, 참 좋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