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아주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십 몇 년 전부터 갖고 있는 시골 아파트가 있는데요.
지금 세 살고 있는 사람이 오늘 이사를 갔어요.
주변에 하도 아파트들이 많이 생겨서 오래 된 낡은 아파트는 매매도 전세도 월세도 안 나간대요.
한번씩 세입자가 바뀌면 몇 달씩 비어 있기도 해요.
애물단지이지요.ㅎㅎ
세 살다 나가는 사람이 집을 너무너무 험하게 썼대요
멀어서 남편도 가볼 수도 없고, 부동산 아주머니가 가보고는 한 번 불탄 집처럼 더럽다는 거여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구요.
남편한테 전화하니 아파서 종일 누워있다고 해요.
하는 수없이 제가 일처리를 해야했어요.
병원에 있으니 막막했겠지요?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하지 않으면 세도 안 나가고 팔리지도 않을 거라고 하는데,
도배집 가게도 인테리어 가게도 모르니까 답답하더라구요.
전 세입자가 6년 살았고, 도배 몇 차례, 2년전에는 싱크대랑 장판을 갈아주었거든요.
같은 집에 맡겨보려고 해도 가게 이름이 생각이 안 나요.(지방은 집주인이 해줘요.ㅎㅎ 서울과 달리..)
어디를 손봐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아는 가게도 없고, 부동산에서도 잘 모른다고 하고,,,
암튼 부동산 주인에게 "수고비 지금 입금할게요. 수리업체 알선해주시고 일 끝에 점검만 해주세요.. 저희가 전화로만 부탁드려서 넘 죄송해서요."했더니, 주인이 괜찮다고 사양하는 거예요.
생각해보니, 그 복잡한 일을 부동산 아주머니에게도 맡기기도 미안하고,
집이 엉망이라니 심난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있던 차에
카톡 도착 소리가 들려요.
폰 맨 위에 새문자가 오면 두어줄만 미리 보기가 되잖아요.
"00장식 010-0000-0000"
단지 바로 앞에 있는 도배 가게 이름과 전화번호였어요.
'아, 맞다 가게 이름이 그랬지.'
그리고나서 가게 전번을 보려고 폰 암호를 풀고 카톡을 들어가봤어요.
근데, 부동산에서도 남편한테서도 그런 메시지가 없는 거예요.
'이상하다. 내가 뭘 잘못 눌러서 지워졌나?'
문자를 봐도 그런 문자 없었어요.
가게 이름은 기억이 나니 컴으로 전번 검색해서 전화했지요.
'집에 가셔서 뭘 새로 해야겠는지 알아봐주세요."
그 집은 원래 도배만 하는 집인데,
아주머니가 이것저것 바꾸어야할 것을 조목조목 불러주셔요.
문짝 두 개 교체, 도배, 장판 일부, 문, 문틀, 현관문 등등 페인트칠, 입주청소...
어디어디서 하면 얼마 정도면 할 거라고, 먼저 묻지도 않았는데 가르쳐주시더라구요.
다 알선해주시고, 일 전후로 들러서 확인까지 해주시겠대요.
벽지 색 정하고, 초배지 발라달라 부탁하고, 문 사포로 잘 문지른 후에 페인트칠해달라 부탁하고,,,
전화 한 통으로 다 해결이 되었어요.
안 그랬으면 일일이 가게 알아보는 것도 못했을 거고, 좋은 가격에 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도배장판, 문교체, 페인트, 청소... 네 군데를 다 일일이 알아봤어야 할 텐데...
또 일을 전화로만 처리할 수가 없잖아요.
일처리를 다 하고
부동산 아주머니에게
"혹시 아까 저한테 00장식 전화번호 보내셨어요?" 하고 물어보니,
그런 적 없다는 거예요.
띵~~!! 저는 분명히 그 문자를 제 폰에서 봤거든요.
꿈도 아니고, 가게 이름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지도 않았던 때였어요.
다른 전화 할 일이 있어서 딴 생각하고 있을 때에 문자 오는 소리가 들려서 폰을 보았고,
분명 반짝 뜨는 글자가 보였거든요.
수호천사가 세상 일도 돌봐주시나 싶고, 신기했지요.
우리가 모르고 지내서 그렇지, 수호천사가 순간순간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겠지요.
(00 신부님은 당신 생애가 순간에 영화처럼 눈 앞에 보이면서 수호천사가 얼마나 많은 순간에 당신을 구해주었는지 보신 적이 있대요.)
"고마워요. 도와주신 분!! 어쩌면 수호천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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