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신부님들 말씀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벨라뎃따 성녀 / 강길웅 신부님

김레지나 2015. 11. 15. 21:45

루르드의 성모 발현 증인인 벨라뎃따 수녀님은 어렸을 때부터 가난하고 병약했어요. 나중에는 거의 종합병원이었어요. 임종 전에 폐결핵에 걸려서 기침하고 숨을 못 쉬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간호하는 수녀님들이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 줄수가 없어서 안타까워했어요. 그때 벨라뎃따 수녀님이 말씀하셔요.

“수녀님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벨라뎃따 수녀님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고통 받는 것’이었어요.

벨라뎃따 수녀님은 아무 것도 잘하는 것이 없었어요.......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통을 참는 것일 뿐이었지요.

“내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참 멋진 말이에요.

 

벨라뎃따 수녀님이 워낙 몸이 아프니까 모두들 꾀병인 줄 알았어요.

성모님을 뵈었다고 잘난 척 한다고 오해도 받았구요.

그런데 검사해보니 정말 많이 아픈 거예요.

수녀님들이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루르드로 가자고, 네가 파놓은 샘물이 있지 않느냐고, 하니까, 벨라뎃따 성녀가 이렇게 대답해요.

“ 그 물은 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느님께서 정말 사랑하시는 사람, 특별하게 사랑하시는 사람은 걷는 길이 굉장히 고달프고 험난합니다. 외적인 것을 다 벗겨냅니다. 재물도 안 주고, 건강도 안 주고 다 벗겨 내요. 아주 잔인하다 할 정도. 이걸 보면 참 기쁨은 여기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벨라뎃따 성녀는 자주 이렇게 말했어요.

“성모님께서는 저에게 이 세상이 행복은 약속해주시지 않았습니다.”

저 세상의 행복을 보장해주셨지요. 그러니까 아프면서도 기쁠 수 있는 겁니다. 그분만 그런가요? 우리도 다 저 세상에서의 행복이 보장되어 있지요. 그러지 않아요?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아들과 딸로 다 입적이 되었어요. 좀 못 살았어도.. 죄를 지었어도 상관없어요. 우리는 뉘우치니까. 다 용서받고 그 자리가 보장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좀 힘들어도 행복해야 하는데 딴 데를 쳐다보고 살고 있어요.

 

하느님을 정말 사랑한다면 어떻게 살고 싶을까요? 절대로 편하게 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건 너무 송구스러워서. 정말 사랑한다면 자기 뜻대로 안 살아요. 갑돌이가 갑순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갑순이를 이용해서 잘 살고 싶을까요? 그건 가짜, 기만이지요. 정말 사랑하면 시간도 돈도 안 아깝고 갑순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희생하고 싶어요. 하느님을 이용해서 좋은 걸 좀 얻어볼까 하다가 그게 안 되면 믿어도 별 게 아니구나 하는 식으로 나가버리면 안 돼요. 지난 번에도 멍에에 대해서 말씀드렸지요. 하느님이 우리에게 멍에를 맡기시나요? 는 내 뜻대로 살지 말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라. 나는 너만 믿는다. 갑돌이가 갑순이 믿는다고 결혼반지 해주듯이, 멍에 자체가 총애의 반지이다.

현실적으로는 참 힘들어요.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만 마셔보세요. 고생고생하고 있는 내가 너무 자랑스러운 것이에요. 그 사랑을 만나고 느끼끼만 해보세요. 때려도 아프지 않습니다.... 나만 울고 있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습니다. 기뻐요.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지요. 참고 참아도 안 되고, 방금 고해성사 보고 왔는데 또 쳐다보면 안 살고 싶고. 그때에도 우리는 겁내거나 화내지 말고 하느님께 맡겨야 합니다.

 

                    2015년 11월 15일 평화방송 영성강좌 / 강길웅 신부님 강의 <최선을 다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