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신부님들 말씀

회개를 통하여 자책을 넘어 하늘나라로 /이승남 신부님 / 2008년 글인 듯합니다.

김레지나 2015. 9. 30. 08:50

회개를 통하여 자책을 넘어 하늘나라로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어둠과 절망 속에 표류하고 있던 갈릴래아에서 복음을 선포하심으로써 희망의 빛이 비추어지고 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갈릴래아는 아시리아로부터 이스라엘이 패망한 후 이방인의 지역이 되어 하느님의 빛이 사라진 어두운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치게 될 것”(이사 9, 1)이라는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의 말씀이 예수님의 등장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 희망이 없던 갈릴래아 즉, 이방인의 지역에서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 17)고 복음을 선포하심으로써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길이 열려있음을 드러내십니다. 지금까지 삶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회개한다면, 누구나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개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자책과 회개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요?
회개는 자신의 잘못을 보고 단순히 후회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죄책감으로 자기 자신 안에 머물러 있다면, 이는 자책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참회의 예절에서 가슴을 두드리며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만일 여기에서 그친다면 회개가 아니라 자책이며, 회개가 되기 위해서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이끌려 영원한 생명으로 나가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돌아보는 면에서 회개와 자책은 같은 양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개는 그 부족함을 스스로 평가하며 자기 자신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생명의 빛으로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나아간다는 데에서 자책과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자신이 생활했던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생각을 ‘곧바로’ 버리고 어린이와 같이 순수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회개의 삶을 사는 것이며, 그 회개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회개와 자책


회개는 하느님 안에 머무르는 것이고, 자책은 자신 안에 머무르는 것이다.
회개는 죄책감에서 해방되지만, 자책은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회개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고, 자책은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다.
회개는 평화의 빛을 주지만, 자책은 불안함의 어두움을 준다.
회개는 겸손의 결과이고, 자책은 교만의 결과이다.
회개는 지혜를 낳고, 자책은 어리석음을 낳는다.

 

이승남(세바스티아노) 신부 신장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