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6월 2일 연중 9주간 화요일 ,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김레지나 2015. 6. 16. 20:14
6월 2일 연중 9주간 화요일 
 
세 사람이 하느님 앞에 봉헌하러 갔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땅에 줄을 긋고 자신이 들고 온 동전을 그 위에 떨어뜨리며 "오른쪽의 것은 하느님 것, 왼쪽의 것은 내 것" 이라고 말하며 거의 비슷하게 떨어진 왼쪽의 동전을 가지고 갔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동그란 원을 그리고 동전을 던지며 "원 안에 들어간 것은 하느님 것, 밖으로 나온 것은 내 것"이라며 더 많은 양의 동전을 가져 갔습니다. 그러자 세 번째 사람은 동전을 하늘 높이 던지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늘에 있는 것은 하느님 것, 땅에 있는 것은 다 내 것..." 
 
네 것, 내 것을 놓고 다투며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하늘과 땅에 선을 긋고 하느님은 하늘에만 가만히 계시라 하고 이 땅에 있는 것들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희가 밟고 살아가는 그 땅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그분의 것이란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는 말씀은 황제의 것으로 표현되는, 세상과 하느님이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을 지으신 분이 하느님이시고 그분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황제의 권한도 결국 하느님이 허락하신 것이며, 권력을 비롯한 세상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 부터 부여된 것이기에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그분이 허락하시는 한에서 그 선물을 사용 할 따름입니다.  
 
주님께서는 '황제의 것'을 부정하지 않으셨지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는 말씀을 통해 하느님의 우위성과 우선권을 강조하십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의 옷을 입고, 세상의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세상의 법과 질서 안에 우리들이 살아가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금을 그어 놓고 내 것 네 것을 다투며 살아갑니다. 신앙인들 조차도 하늘과 땅에 금을 그어 놓고 종교의 영역과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 살이의 영역이 다르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한 자세는 오늘 예수님 앞에 위선으로 서 있던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그 다툼에 말려들지 않으시고 동전 하나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이들에게 던져 주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의 모든 것, 십자가에서 바쳐지신 생명까지도 우리의 진정한 주인이신 하느님께 돌려드리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릴 때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롭게 됩니다. 자신의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하느님 만을 소유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느님의 것으로 돌려 드려야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이며 정신입니다. 세상의 물건을 소유하고 사용하지만 그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돌려 드려야 하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제단 앞에 나아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봉헌합시다. 탐욕과 집착으로 기울어져 있던 이 마음을 거룩하시고 자비로우신 주님의 손에 돌려드립시다. 우리를 통하여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다시 이 세상을 다스려 주시고 새롭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