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5월 28일 연중 8주간 목요일 바르톨로메오

김레지나 2015. 6. 16. 20:10

5월 28일 연중 8주간 목요일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는 예수님께 자비를  청하며 부르짖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그를 꾸짖었지만 더욱 큰 소리로 주님께 외칠 수 있었던 것은 다시 보고 싶다는 그의 간절함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며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하시며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모습이 바르티매오를 당신께로 불러 오신 예수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던 사람들이 또한 저의 모습은 아니었는가를 반성하게 됩니다. 고통 속에서 절박함으로 부르짖던 이들의 아픔을 헤아려주지 못하고 그들에게 규정과 절차만을 들이대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바르티매오는 볼 수 없는 절박한 고통 속에서 예수님께 부르짖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울부짖음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는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었습니다. 자신의 진실을 들고 그는 예수님께 외쳤고 주님께서 그의 진실을 바라보셨습니다.  
 
우리도 주님 앞에 우리의 진실을 들고 나아가야 합니다. 세상에서 내가 만들어 쓴 가면 뒤에 감추어 둔 우리의 진실은 무엇입이까? 우리 모두가 죄인이며, 주님의 자비 없이는 살 수 없으며,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진실을 들고 예수님께 부르짖는 이들의 외침 앞에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요? 주님을 섬기고 따르는 교회가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부르십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에게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하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도 자기 자신과, 이웃과, 세상을 향해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자기 자신과 이 세상의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고통 속에서 부르짖는 외침은 때때로 논리적일 수 없고, 절박함 속에서 세련될 수 없음이 당연한 모습입니다.  
 
이들의 외침에 귀를 막지 않고 그들의 모습을 귀찮아 하지 않으며 그들의 아픔을 헤아려 줄 수 있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 마음은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가 필요한 우리들이라는 진실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빛을 잃어버린 이 나라, 이 땅, 우리 교회와 가정, 그리고 나 자신이 다시 보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주님께 나아갑시다.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빛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삶의 고통 속에 아파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께서 저의 눈을 뜨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