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땡 : 우리가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은 전혀 불경스럽지 않아요. 오히려 우리가 그분 아드님을 하느님이라고 고백하게 되는 것이죠. 마리아는 성자께서 사람이 되시는 데 어머니 역할을 하셨기 때문이에요. 성모님 태중에 있을 때부터 예수님은 하느님의 참된 아드님이셨죠. 예수님은 참 인간이자 동시에 참 하느님입니다.
민이 : 성모님은 평생 동정이었다고 하는데, 그럼 예수님 이외 다른 자녀는 없었나요?
주땡 : 성경을 보면 가브리엘 대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실 것이다”(루카 1,35)라고 전하죠. 예수님의 아버지는 오로지 하느님이시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된 것이에요. 성모님 동정성은 그저 상징적 의미가 아니라 실제였고,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후에도 지속적으로 동정성이 지켜졌습니다.
세라 : 그러면 성모님을 ‘원죄 없으시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주땡 :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라는 말은 곧 마리아가 잉태 첫 순간부터 원죄로 인한 그 어떤 손상도 받지 않고 온전하게 보호됐음을 뜻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기 위해서는 죄에 오염되지 않은, 원죄로부터도 온전히 자유로운 동정녀의 몸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특별한 은총이 마리아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마리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위한 것이죠.
(일러스트 김요한 신부)
민이 : 그러면 마리아를 하느님 구원사업의 도구로 볼 수 있겠네요.
주땡 : 성모님은 그저 수동적이기만 한 하느님 도구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마리아의 능동적 동의가 있었기에 하느님은 인간이 될 수 있었어요. 또한 성모님은 지상에서의 생애를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졌어요. 하느님으로부터 부름 받은 이 승천을 ‘몽소승천’이라고 하죠.
세라 : 그렇게 훌륭한 분이니 가톨릭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인이라 할 만 하네요. 이런 부분을 모르기에 교회 밖 사람들이나 개신교에서 ‘가톨릭은 마리아교’라고 오해하는 거군요.
주땡 : 우리가 숭배하고 흠숭하는 것은 오직 삼위일체 하느님뿐이죠! 성모님은 공경의 대상이지, 숭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리아를 하느님 자리에 놓고 숭배한다면 바로 그것이 우상숭배인 거죠.
민이 : 공경 중에서도 최고로 공경할만한 분인 것 같아요.
주땡 : 그래서 우리는 성모 마리아에게 도움을 청하고, 우리를 대신해 하느님에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릴 수 있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