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Fun Fun 교리

[펀펀(FunFun) 교리] (18) 신자들의 공동체, 교회 (하)가톨릭과 개신교 갈라졌지만, 출발점은 ‘예수님’

김레지나 2015. 5. 24. 19:33

[펀펀(FunFun) 교리] (18) 신자들의 공동체, 교회 (하)

가톨릭과 개신교 갈라졌지만, 출발점은 ‘예수님’
교황 수위권 인정 등 의견차로
로마 가톨릭-동방교회 나눠져
중세 종교분열로 개신교 파생
발행일 : 2015-05-03 [제2942호, 17면]

세라 : 신부님, 보편된 교회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는 그 하나였던 교회가 왜 지금처럼 나뉘게 됐는지 궁금해요.

주땡 : 초대교회 때부터 수많은 사상들이 있었고, 이단들도 존재했어요. 하지만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교회 정통을 지키고 교리를 정립해 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주교인 교황이 수위권을 갖느냐에 대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의견 분열이 좀처럼 그 틈이 좁혀지지 않았어요. 결국 이를 계기로 1054년 서방교회와 동방교회가 나뉘게 됐죠.

세라 : 교황의 수위권은 무엇인가요?

주땡 : 신자들에게 신앙과 도덕을 가르치고 교회 규율을 정하는 등의 교회 최고 권한을 의미해요.

세라 : 그럼 교황 수위권을 인정하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서방교회인 거군요.

주땡 : 그래요. 동방교회는 1054년 교회 대분열 때 서방교회와 갈라져 나간 동방의 모든 교회를 의미해요. 로마 가톨릭과 일치하는 점도 있지만 교리나 성사적인 면에서 차이점이 있죠.

민이 : 그럼 우리가 흔히 ‘개신교’라고 말하는 교회들은 어떻게 갈라졌나요?

주땡 : 혹시 학교 다닐 적에 면죄부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죠?

민이 : 네, 세계사 시간에 배웠어요. 교회가 면죄부를 남용하는 것에 반대한 루터가 개혁을 주장한 것 아닌가요?

주땡 : 기억하시네요. 16세기 당시 가톨릭교회는 성 베드로 대성당 건립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어요. 레오 10세 교황은 기부금을 내는 이들에게 전대사를 주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이 전대사가 번역 오류로 인해 면죄부로 잘못 알려져 있죠. 전대사는 죄를 용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죄에 따라 남아있는 벌(잠벌)을 없애주는 것이에요. 아무튼, 성 아우구스티노수도회 수사 신부였던 루터는 교회의 이러한 대사 남용에 거세게 항의했고, 이를 계기로 1530년 독립 교파를 창설하기에 이르죠. ‘오직 믿음’, ‘오직 은총’, ‘오직 성경’을 내세운 루터의 뒤를 이어 칼뱅, 츠빙글리 등에 의해 장로교회, 감리교회, 성공회 등 수많은 개신교 교파들이 생겨났어요.

세라 : 비록 교회가 서로 갈라져 있기는 하지만, 결국 뿌리는 예수님 아닌가요?

주땡 : 그렇죠. 결국 우리는 ‘갈라진 형제’예요. 누가 옳고 누가 정통인지에 대한 물음은 사실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든 예수님이 교회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아요. 그보다 ‘예수님이 원하셨던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또 ‘오늘날 우리 교회가 가야할 길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묻고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 부분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시는 교회 쇄신 이야기에도 잘 드러나죠.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일러스트 김요한 신부
정리 우세민·이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