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 네, 민이 형제님. 친구와 필리핀에 다녀왔는데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민이 : 어떤 곳이 가장 좋으셨어요?
세라 :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낯선 땅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약간 긴장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와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제가 한국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언어가 달라도 미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요.
주땡 : 세라 자매님, 필리핀에 다녀오셨군요.
세라, 민이 : 신부님, 안녕하세요.
주땡 : 네, 안녕하세요. 저도 몇 년 전에 프랑스 떼제 공동체에 갔다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한국어 등 모두가 다른 언어로 하나의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서 큰 감동을 느꼈죠.
민이 : 가톨릭이라는 말을 해석하면 ‘보편적’이라는 의미인데, 그 참뜻이 와 닿는 경험인 것 같아요.
주땡 : 그렇죠, 전 세계 12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들이 언어만 다를 뿐, 같은 날에 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것도 보편성 덕분이죠. 미사와 같은 전례는 가톨릭교회만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규칙서에 ‘무엇도 전례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을 만큼 전례는 신앙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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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요한 신부)
(일러스트 김요한 신부)
세라 : 그럼 전례는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주땡 : 전례는 수천 년 동안 신앙 안에서 성장해 온 것이고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모든 전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 기도’이기 때문에 바르게 알고 바르게 참례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민이 : 미사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날 밤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거행하셨던 예식이 이어져 온 것이지요?
주땡 : 맞습니다. 형제님. 그리고 이 미사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다들 아시지요?
세라 : 네,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죠.
주땡 : 그렇습니다. 우리들은 말씀의 전례를 통해 하느님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성찬의 전례를 통해 살아계신 예수님을 우리 안에 모시면서 그리스도와 밀접한 결합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