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중에 눈먼 이를 보게 하시고, 중풍병자를 고치시고, 나병 걸린 이를 낫게 하시는 등 아픈 이들의 병을 치유해 주시는 기적 사화가 많이 나옵니다. 당신의 공생애 활동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영신수련 둘째주간인 예수님의 공생애를 관상하는 기간에 질병을 치유하시는 장면들을 눈여겨 보고 그 의미를 알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왜 병을 고쳐 주셨는가? 우리 인간에게 있어 병 내지 건강이란 어떤 것인가? 등의 물음에 답을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우리 삶도 예수님 당시나 매한가지입니다. 아픈 이들이 많고 그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와 간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편찮으신 부모님을 위해,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를 위해, 둘도 없는 자녀를 위해 그들이 앓고 있는 병으로부터 치유의 은총을 받기 위해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함에도 어떤 이들은 그 기도가 들어지는 것같기도 합니다만 또 어떤 이들은 그 기도가 들어지지 않은 채 운명을 달리 하는 것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은 커다란 슬픔과 아픔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까? 왜 누구는 기도했더니 병이 낫고, 누구는 낫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 병을 고쳐 주신 일들은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며 내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들입니까?
우리는 살아가며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곧잘 합니다. 딴은 그런 것같기도 합니다. 건강을 잃으면 하고 싶은 일도 못하며 경제력이라든지 많은 것들을 잃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텔레비젼만 잠시 틀어 놔도 온갖 광고들이 건강과 관련된 것으로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더 아름다워지고 더 건강해지고 더 오래 살기 위해 좋은 식품부터 시작해서 좋은 약, 좋은 운동 등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들을 쏟게끔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과연 건강이 그렇게 중요하고 그렇게 최고입니까?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의 병을 그토록 많이 고쳐 주셨습니까? 아닌 것같습니다. 요한이 전하는 복음에 의하면, 영은 생명을 주지만 육은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라고 예수님은 단언하십니다. 그러시면서 또 아픈 이들의 병은 고쳐 주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께서 병을 고쳐 주신 의미가 무엇인지 물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몸에 집착하면서 건강이 최고라고 부르짖는 그런 이유 때문에 병을 고쳐 주신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병의 치유를 통해 몸을 넘어 영을 보도록 촉구하고 계십니다. 인간 존재의 본래적 차원이 몸이 아니고 영임을 깨달아 알도록 이끌고 계십니다. 감각적 차원에서 사로잡고 있는 그 몸에 휘둘려 영적 존재인 인간의 참된 모습을 놓치고 있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십니다. 하느님과 하나를 이루고 있는 우리 존재가 바로 그 영의 차원에서 한몸을 이루고 있고, 그 영의 차원이 하느님과 더불어 완전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보고 깨달으라고 우리를 재촉하고 계십니다. 그 영의 차원에 대한 감각과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았을 때 몸도 온전한 모습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이렇게 볼 때 몸의 치유가 일어나는 것은 오히려 몸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하여 자기 존재의 영적 차원에 대한 감각이 살아났을 때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병을 고쳐 주신 다음 곧잘 덧붙여 하시는 말씀이 ‘네 믿음이 널 살렸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놀라운 권능으로 당신이 살려 줬다고 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네가 비록 어렴풋이나마 하느님에 대한 그리고 네 자신에 대한 영적 차원을 감지하고 그에 대한 믿음을 수용하며 고백했기 때문에 육신의 병이 나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유념하며 착각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 바로 여깁니다. 몸은 몸 그 자체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영이 온전히 활동하기 위한 수단이고 도구인 점에서 중요할 뿐입니다. 그 영은 사랑만을 실천합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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