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5년

가서 고통이 은총이라는 것을 전하여라.

김레지나 2015. 2. 28. 20:36

그날 미사 독서 말씀은 히브리서였습니다.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십니다.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히브리 12,6.7.11)

 

세바스티아노 신부님께서 미사가 끝나갈 무렵에 그날 강론에 덧붙여 한 말씀 하셨습니다.

 

“스페인에 성지순례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대데레사 성녀가 마지막에 머물던 수도원 성당에 들러서 기도하는데,

마음 안에서 주님께서 “나와 함께 머물러 있지 않을래?”하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5분 내로 일행과 합류해야 해서 “저는 나가야겠습니다.”하고 성당을 나오려는데 빗방울 소리가 들려요.

주님께 “비가 굵어지기 전에 서둘러 나가야겠습니다.” 했는데, 금방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했어요.

하는 수 없이 성당에 더 앉아 있어야 했어요.

 

주님께 “왜 저를 여기 앉히셨습니까?”하고 여쭤보았어요.

주님께서 “고통이 은총이라는 것을 알려라.”하셨어요.

“네가 네 시 50분까지 모여야 하는 일에 묶여있다면 천둥과 비바람은 고통이고 방해물이 되지만, 천둥과 비바람 때문에 너와 내가 깊이 만날 수 있는, 예정에 없던 시간이 주어진다면 은총이 아니겠느냐?”

“나 없이 바삐 살아가는 사람에게 고통을 허락하면서 ‘주님, 왜 그러세요?’하고 따지면서라도 내 앞에 앉아있기를 바란다. 그가 옛날에 신앙에 열심이었을 때 ‘당신 뜻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기도를 했던 것을 기억하고, 그 기도 때문에 그 사람에게 고통을 허락하여 억지로라도 내 앞에 앉아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가서 고통이 은총이라는 것을 전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