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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5년 이상 앓았다면 합병증 조심” 김동익 당뇨발학회 회장의 조언

김레지나 2014. 5. 12. 21:24

“당뇨 5년 이상 앓았다면 합병증 조심” 김동익 당뇨발학회 회장의 조언
  • 입력:2014.03.04 01:32


대한민국 성인의 10퍼센트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그중 절반이 혈당을 조절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이상의 합병증에 시달리게 된다. 혈액 내 지나친 당분은 혈관을 망가뜨려 심근경색과 뇌졸중, 신부전 같은 합병증을 불러일으킨다. 크고 작은 합병증이 당뇨병 환자를 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하거나, 불구로 만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단순히 혈당 조절에만 몰두한다. 물론, 혈당 조절이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단 한 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과 씨름한 지 5년 이상이 되었다면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4분의 1, 발에 문제가 생긴다=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이외에도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합병증은 무수히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당뇨발’이다. 당뇨발이란 당뇨로 인해 발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일컫는다. 당뇨병 환자의 4분의 1이 발이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을 앓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다리를 절단하기도 한다.

우선 ‘당뇨발’이 생기는 원인부터 알아보자. 혈액 내 당분이 높을수록 혈관벽에 상처가 나기 쉽다. 상처가 난 곳에 지방이 달라붙고, 결국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난다. 혈액순환이 안 될수록 손상되기 쉬운 곳은 심장과 가장 먼 ‘발’이다. 발로 영양소와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상처가 나도 잘 치유되지 않고 괴사가 일어나기 쉽다. 이에 대해 김동익(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대한당뇨발학회 회장은 “당뇨발은 혈관질환이나 신경병증 또는 이 두 가지가 병합돼 생긴다”며 “혈관이 막혀 있다면 상처 회복은 더욱 더뎌져 썩게 되고 심지어는 뼈 속까지 염증이 깊게 퍼져 결국에는 절단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의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이 망가지면 근육들의 수축과 균형이 깨져 과도하게 발이 굽는다”며 “발 모양이 변하면 그 부위만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게 되어 굳은살이 생기고 굳은살이 깨져서 그 자리에 궤양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당뇨발은 근본적으로 발에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하고, 염증이 잘 생기고, 신경이 손상되어 나타난다. 김동익 회장은 “혈관에 문제가 생긴 당뇨발이라면 혈관외과를 가야 하고,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면 재활의학과를, 당뇨발로 인해 다리의 변형이 왔다면 정형외과를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모든 당뇨병 환자가 당뇨발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동맥경화 등 또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을 앓은 지 5년 이상이 됐다면 당뇨발 관련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며 “특히 흡연은 당뇨병 혈관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인자이기 때문에 흡연하는 당뇨병 환자는 자신의 발 상태를 항상 면밀히 살펴야 하고 작은 상처나 티눈이라 하더라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형 당뇨발 진료지침서’ 발간… 다학제간 진료로 당뇨발 절단율 낮출 것= 당뇨발을 절단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김동익 회장은 “애당초 당뇨병 환자가 발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아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당뇨발 치료에 관여하는 진료과는 기본적으로 네 곳(성형외과, 정형외과, 혈관외과, 재활의학과)이지만 그동안 이들 사이에 공통적인 진료지침이 없어 한 과에서만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여러 진료과 선생님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야 사지 보존율을 높일 수 있다. 가령 혈관외과에서 막힌 혈관을 넓혀 발로 가는 혈행을 복원시켰더라도 피부 상처를 치료받지 않으면 다시 썩어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발족한 대한당뇨발학회는 학회 초대사업으로 당뇨발에 대한 ‘한국형 진료지침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창립 사업이라 할지라도 불과 1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은 그만큼 국내 사정에 맞는 적절한 진료지침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그동안 국제적인 진료지침을 따르고 있어서 국내 의료시스템과 보험 실정에 맞지 않았다”며 “이번 진료지침서는 각 진료과의 당뇨발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든 것으로 다학제간 접근을 통해 치료율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익 회장은 “올해 2월에 나온 당뇨발 한국형 진료지침서를 통해 당뇨발로부터 궤양으로 진행되거나 절단으로 이행되는 것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단비 쿠키뉴스 기자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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