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묵상일기-2013년

3일만 아프다가

김레지나 2013. 9. 2. 22:38

같은 병실을 쓰는 60대 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언니는 요즈음 시댁 가족들을 따라서 개신교에 다니고 있는데, 어머님 아버님은 천주교 신자이셨다고 합니다.

 

 

언니의 어머님은 35년쯤 성당에 열심히 다니시다가 83세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언니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깁니다.(경상도 말투로 읽어보셔용.^^)

 

 

"........우리 엄마 세례명은 '아나다시아'다. 천주교 신자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성당에서 장례를 치루어주는 걸 보고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셨다. 그래 성당 다니면서 얼마나 열심히 묵주신공을 하는지 새벽에도 저녁에도 늘 묵주를 잡고 기도하는기라. 텔레비전 볼 때도 늘 묵주를 잡고 기도했다. 

어느 날 내가 엄마한테 뭘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느냐고 물었드만, 엄마가 "이제는 마 자식들도 다 큰 걱정 없이 지내고, 인자 나 죽을 때 딱 3일만 아프다가 죽게 해달라고 기도한다."하는기라. 그래 내가 "엄마, 잠 자다가 죽으면 하나도 아프지도 않고 좋을낀데, 와 3일 아프다가 죽게 해달라고 빌어요?"하고 물은기라. 엄마가 "성당에서는 안 그렇다. 무슨 성사(병자 성사)를 받아야하는데, 3일은 아파야 신부님이 오셔서 성사를 주신다."라고 하는기라. ......

내가 늘 오빠 집에 가서 엄마 목욕시켜드리고.. 수발을 다 들었다. 근데 어느 날 엄마가 노인정에서 고기를 드셨등가 오빠가 출근할라고 하는데 엄마가 기척이 없어서 이상하드란다. 그래 방에 들어가 보이 엄마가 엎드려 꼼짝도 안 하고 옆에 음식을 토해놓았드란다. 놀래가 병원에 델고 갔는데, 토하면서 뇌혈관이 터졌지 싶더란다. 뇌수술을 해도 그닥 가망이 없다고, 그래도 한 번 해보자고 함서 수술을 했는데, 결국 수술을 제대로 못하고 머리를 도로 닫아버렸다.

엄마가 그러고 병원에 누워 계시는데, 내가 성당에 연락을 해야지 싶은기라. 그래 엄마 다니는 성당에 전화를 했드만, 수녀님은 아니고 무슨 직원같은 사람이 전화를 받는기라. 내가 이만저만 해서 엄마가 병원에 누워계신다고 했드만, 그 사람이 내일 9시에 신부님이 병원에 오신다는거라.

다음 날 신부님이 오셔서 병자성사를 주시고, 올케가 엘리베이터 타고 신부님을 배웅하러 내려가는 사이에 울 엄마가 돌아가신거라. 아마 의식이 없는 중에서 신부님 오실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이 참말로 울 엄마가 쓰러지신 후로 딱 삼일 만에 돌아가신 거야. 거 참 신기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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