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스크랩] 미사는 즐겁고 선교는 행복하다!

김레지나 2013. 3. 16. 08:00

이곳 시간으로 2013년 3월 13일 오후 1시 경, 저는 깜뻬체 주교님과 동료 신부님들과 함께 교구 사제 연수에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라몬 주교님께서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있는 중간에 누군가가 '아베무스 빠빰(HABEMUS PAPAM)!!!'하고 외쳤습니다. 티비를 통해 모든 사제들과 함께 티비를 통해 누가 새로운 교황님으로 선출되었을까... 궁금해 하는 순간 바티칸의 발코니에 하얀 교황복장을 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님이 모습을 드러내셨습니다.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라틴아메리까노가 교황으로 선출된 사실에 동료 사제들은 환성을 지르면서 기쁨을 감추지를 못했습니다. 저 역시 뛸 듯이 기뻤습니다. 청빈하고 겸손한 자세로 살아오신 당신의 삶 그대로 이름도 '프란시스코 1세'로 정하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 기뻤습니다.

 

추기경으로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교구를 이끄실 때부터 조그만 아파트에서 손수 먹을 음식을 마련해 드시고 일반 서민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셨던 교황님은 교황직에 오르신 뒤에도 여러가지 면에서 세상이 깜짝 놀랠만한 '일상의 평범함'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시고 계십니다. 교황이 되신 후에도 전용 의전 차량을 마다하시고 다른 추기경님들과 함께 버스로 이동하셨고, 숙소의 비용도 당신이 직접 치렀다고 합니다. 제가 너무나도 원했기 때문에 꿈처럼 멀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프란시스코 1세 교황님으로 인하여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교황 선출 다음 날, 다른 추기경님들과 함께 버스로 이동하시는 프란시스코 1세 교황님의 모습입니다.

 

여기까지는 프란시스코 교황님께서 보여주고 계시는 외적인 삶의 개혁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저를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은 그 분이 가지고 계신 교회관입니다. 교황님은 시스티나 성당에 당신을 교황으로 추대한 꼰끌라베 참석 추기경 114명을 모아 놓고 앞으로 우리 교회가 가야할 길을 조용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우선 교황님은 교회가 영적인 쇄신을 통해 재건되어 원래 교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복음에 다시 집중하고 주님 앞의 길을 가야 한다', '교회가 인정 많은 비정부기구(NGO)가 되어서는 안된다', '예수의 제자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세속의 인간일 뿐이다', 그리고 '주님께 기도하지 않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면 세속의 악마와 악령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쁜 소식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교회를 인도하고 계신다는 확신이 들게하는 복음입니다.

 

우리가 삶으로 예수의 제자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서 어찌 우리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기도를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끊임없이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지 않는다면, 세상의 구원을 향한 주님의 애절하고 간절한 말씀과 가르침을 우리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온 세상 끝까지 전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하면서 기뻐하며 행복해 할 수 있을까요?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들이어야 한답니까? 그리스도의 교회는 어떤 공동체여야 한답니까? 오늘 새로운 교황 프란시스코 1세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우리에게 그 해답을 제시해 주고 계십니다. 그분의 연설은 라틴어가 아닌 일반 백성들이 쓰는 이탈리아 말이었고 신학적으로 복잡한 문제에 대한 답을 주는 형식이 아니었지만 그 파장은 그 어느 다른 연설보다 제 마음 깊은 곳에까지 닿았고, 흥분된 가슴은 지금도 설레듯 부지런히 뛰고 있습니다.

미사를 드릴 때마다 경문의 '우리 교황 프란시스코 1세와 우리 주교 라몬 까스트로와...'하는 부분을 읽을 때마다 저절로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미사를 집전할 수 있는 사제라는 사실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선교의 최일선에서 가장 가난한 주님의 백성들에게 전할 수 있는 선교사제라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자! 토끼가족 여러분~~~~ 하느님의 선물로서 위기의 시대에 가톨릭 교회를 이끄는 최고 목자로 우리에게 오신 프란시스코 교황님과 함께 다시 한 번 미사의 기쁨과 선교의 행복에 빠져들어보지 않으시렵니까? 교황님께서 직접 행동하는 신앙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고 계십니다. 자! 일어나 가자!(루가10,3)


출처 : 최강일기
글쓴이 : 소요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