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재미 없게 살 거야."
어제 지신부님 강의를 듣고 나서 울 큰 아들이 한 말입니다.
"무슨 소리냐?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재미있게 살기를 원하시는데...세상 재미 좇지 않겠다고?"하고 물었더니
"응, 조용히 살 거야. 하느님만 있으면 돼."라고 하더군요.
이럴 땐 뭐라고 해줘야 하나요?ㅋㅋ
아들이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는 법"을 짐작이라도 하는 건지....ㅋ
사실 하느님 외에 어디서 재미를 찾겠습니까만 그 뜻이 뭔지를 아직 어케 알겠습니까?
아무튼 제 나름대로 곰곰이 생갹할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제가 지켜보기에도 아들 녀석은 여느 고등학생들과 다르게 별별 재미와 의미를 좇아 살고 있어요.
여름에 기숙사 방청소 한다고 갔었는데,
동네 도서관, 학교 도서관, 학교 근처 도서관, 세 곳의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이 방에 있더라구요. 으악!
두꺼운 판타지에서부터 인문학책, 라틴어 책까지....뭐하러 빌렸느나고 물었더니 궁금해서 읽어볼라고 빌렸다고 허네요.
게다가 동아리 활동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한 동아리 발표 연극 및 각종 행사에도 참여하고,
북한 어린이 후원활동도 하고, 주기적으로 양로원 방문해서 공연 놀이치료등등을 기획 봉사하고
동아리의 연구주제 발표 준비로 이해도 안 가는 무신 경제학 책을 읽고 요약하고 파워포인트 맹글어 발표하고..
중국 학생들과 함께 하는 무신 캠프에 참가하고,
요즘에는 전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에 나간다고 매 주 남아서 연습, 준비하고,,
전에는 응급처치 대회 나간다고 붕대 감는 법, 인공호흡법 연습하고,
일 년간 학교 신문부 편집장에 뽑혀서
매 달 신문 만들어 내느라 여가 시간은 다 쓰는 듯 싶고...
신문부 단합대회에 학교 화장실 청소에 교리에.....
이상, 아들이 한 말이 한편으로는 반가운 이유였습니다.^^
"아들아, 활동 좀 줄이고 좀 덜 재미있게 살아라잉."
(싸랑하는 아들.
이건 천기누설인데...
그런 마음으로 살면, 지금까지 알던 재미와는 비교도 안되는 지극한 재미와 기쁨을 찾게 될 거다.
하느님 안에서 재미없게 살기는 완존 불가능해.
종교인과 신앙인의 차이점은
하느님 체험이 있느냐 없느냐 라고 하잖니?ㅋㅋ
"기뻐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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