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이수철 신부님

삶의 목표 -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김레지나 2011. 9. 28. 13:52

2011.9.27 화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즈카8,20-23 루카9,51-56

 

 

삶의 목표

 

목표 없이, 목표를 잃고, 또 거짓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삶의 노후의 느낌은 어떨까요?

아마 가슴 가득 공허감뿐일 것입니다.

 

오늘은 ‘삶의 목표’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목표는 방향을 뜻하고 길을 통해 이 목표에 이르게 됩니다.

 

목표를 잃었을 때 이어 길을 잃고 방황입니다.

흔히 길 위에서 여정 중의 인간이라 정의합니다.

길과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는 누구나 도인(道人)인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보이는 구체적 목표 넘어

궁극의 목표인 하느님을 향한 믿는 이들의 여정입니다.

성경이나 분도 규칙을 봐도 하느님 향한 여정의 역동성이 잘 드러납니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입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얻은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차지하려고 달려갈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하늘로 부르시는

  주시는 상을 얻으려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필리3,12ㄱ;13ㄴㄷ;14).

 

하느님을 목표로 선택해 집중적으로 달려가는

사도 바오로의 열정적인 모습입니다.

 

분도 규칙에 나오는 말씀 역시 대동소이합니다.

“만일 우리가 그분 나라의 장막 안에서 살고자 한다면,

  선행으로 달리지 않고는 결코 그곳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RB머리22)

“아직 겨를이 있고 육신 생명이 있으며

  이 모든 것을 현세 생명의 빛으로 다할 수 있는 동안에,

  영원토록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일을 당장에 달려 실행하자.”(RB머리44).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니”(RB머리49).

 

하느님 목표가 선명할수록 샘솟는 열정에 마음의 순수와 좋은 분별력입니다.

 

바로 성인들의 특징입니다.

 

하느님 목표를 잃으면 이어 열정도 순수도 분별력도 잃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복된 빈첸시오 사제에게 사도의 열정을 부어주셨으니’ 라는

미사 시 본 기도문처럼

하느님 목표에 항구했던 빈첸시오에게

사도의 열정을 부어주신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 목표에 지극히 충실했던 예수님의 모습이

오늘 복음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되자

예루살렘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주님이십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목표의식이 희박한 야고보와 요한 제자는

우선순위를 잊어버리고 부수적인 것들의 유혹에 빠져

예수님을 환대하지 않은 사마리아인들을

하늘의 불로 불살라 버릴까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하느님 목표의식이 뚜렷할 때 분별의 지혜에 겸손입니다.

 불필요한 것들에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제자들의 교만과 분별력 부족을 책하시고

 즉시 예루살렘 목표를 향한 여정 길에 오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돌아서서 꾸짖는 모습은 수난예고 시

 당신을 만류하던 베드로를 ‘사탄아 물러가라’고

 꾸짖는 모습과 흡사합니다.

 주님은 예루살렘 여정 중,

 제자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분별력의 결단으로

 결정적인 순간 제자들의 잘못을 바로 잡아 주십니다.

 

우리 수도승들 역시 매일, 평생, 성전에서의 공동전례를 통해

하느님 목표를 새로이 확인하면서

일과표의 궤도 길 따라 하느님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하느님 목표의 가시적 표지이자

새 예루살렘을 상징하는 이 거룩한 하느님의 집 성전입니다.

“자, 예루살렘에 가서 주님께 은총을 간청하고 만군의 주님을 찾자.”

 

이 새 예루살렘 성전 미사를 통해

즈카르야가 예언한 메시아 시대의 축복이 그대로 실현됩니다.

 

주님은 이 미사를 통해 당신을 찾고 당신께 은총을 간청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은총을 베푸시어 당신 목표를 향해 항구히 달려가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