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23 금요일 피에트첼치나의 성 비오 사제(+1968) 기념일
하까이1,15ㄴ-2,9 루카9,18-22
‘성전(聖殿)’에 대한 묵상
오늘은 성전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늘은 그분의 옥좌요 땅은 그분의 발판이라 말씀하셨듯이
보이는 성전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대자연도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잘 돌보고 가꾸어야 할 대자연의 성전 파괴 역시 중죄임을 깨닫습니다.
가슴 활짝 열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불암산에서
가슴 활짝 열고 미사 드리는 주님을 묵상하며 써 놓은
‘온 세상을 제대로 삼아’란 글이 생각납니다.
-임께서도/아침마다/미사를 드리신다.
산(山) 가슴/활짝 열고/온 세상 제대로 삼아
모든 피조물 품에 안고/미사를 드리신다.
하늘 높이/들어 올리신/찬란한 태양 성체
“하느님의 어린양/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 받은 이는 복되도다.”
가슴마다/태양 성체 모시고/태양 성체 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일(Opus Dei; 기도)’을 함으로
‘하느님의 사람’인 수도승을 만드는 곳이
바로 하느님의 집인 여기 성전입니다.
수도승은 물론 믿는 모든 이들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성전입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하느님이 그리워, 하느님을 만나러 끊임없이 성전을 찾습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뚜렷이 남는 것은 영혼의 성전이요
육신의 병원과 음식점입니다.
하여 피정 지도 시 우스갯말로 칠십 넘은 노인이 되면
성전과 병원, 음식점 삼각형의 중심에
집을 마련함이 좋을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물론 우선은 성전입니다.
믿음 깊은 노인들의 ‘미사 없이 무슨 낙으로 사느냐’는 말이
이를 입증합니다.
유배 시 이스라엘 백성이 오매불망 그리워한 것은 예루살렘 성전이었고
유배에서 귀환 후 우선 착수한 것이 성전 건축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에제키엘 독서의 주제도
‘성전이 복구되리라는 영상’이었습니다.
오늘 주님은 하까이 예언자를 통해
정성껏 지은 성전 모습이 기대에 못 미치자
의기소침해진 이들을 격려하십니다.
“그러나 즈루빠벨아, 이제 용기를 내어라. 주님의 말씀이다.
여호차닷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야, 용기를 내어라.
이 땅의 모든 백성아. 용기를 내어라.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니 일을 하여라.
…나의 영이 너희 가운데에 머무를 터이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마라.”
위로와 격려의 하느님이십니다.
성전의 건물보다 중요한 것은
성전 안에 머무시는 하느님이요 우리의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단골 용어가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영이 우리 안에 머무시니
보이는 외관에 위축되어 두려워하지 말라하십니다.
보이는 성전은 물론 대자연의 성전에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
그리고 우리 자신이 또 성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베드로가 고백한 ‘하느님의 그리스도’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주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고난-배척-죽임-부활의 ‘하느님의 그리스도’라는 말씀입니다.
이 복음을 읽던 중 문득 떠오른 게
예수님의 성전정화중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요한2,19.21참조) 라는
구절이었습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의 영원한 성전이 되신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전 미사를 통해
하까이 예언자의 말씀이 완전히 실현됨을 봅니다.
“내가 이 집을 영광으로 가득 채우리라.…주님의 말씀이다.
이 집의 새 영광이 이전의 영광보다 더 크리라.
내가 이곳에 평화를 주리라. 만군의 주님의 말씀이다.”
하느님의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 안에 가득한 하느님의 영광이요 평화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까이 예언의 성취를
‘주석 성경(2765쪽)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예루살렘이 파괴되기 이전의 것보다 더 영화로운 성전,
그리고 임금으로 오시는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이,
이후 새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하느님의 백성을 힘차게 지탱해 준다.
그리고 이 이중의 희망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다.-
매일의 이 영화로운 성전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신 주님은
당신의 성전인 우리 안에 오시어 우리 모두 거룩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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