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31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콜로1,1-8 루카4,38-44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
오늘은 ‘사명’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이 그의 사명이었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역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 선포가 우리의 사명입니다.
정주의 삶을 우리 분도회 수도승들의 사명은 밖에 나가서가 아닌
수도원을 방문한 이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합니다.
말로서가 아닌 복음적 삶 자체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집 수도원에서 위로와 평화를 얻고 가는지요.
저는 이런 삶 자체로의 복음 선포를 존재론적 복음 선포라 합니다.
어느 분은 두 성공 요건으로 사명(mission)과 열정(passion)을 말했고
저 역시 공감했습니다.
사명감이 뚜렷해질수록 열정도 샘솟지만
사명감이 약화되면 열정도 저절로 식습니다.
1.사명감이 좋아야 역동적 삶입니다.
사명감이 좋을 때 샘솟는 열정의 역동적 삶입니다.
복음의 예수님과 독서의 사도 바오로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복음의 예수님의 활약상을 보십시오.
무척 분주해 보이지만 하느님 나라를 향해 잘 질서 잡힌 모습입니다.
이분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바로 사명감에서 기인함을 깨닫습니다.
콜로새 교회 신자들 역시
사랑과 믿음과 희망이 어우러진 역동적 열정의 삶임을 봅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할 때면
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여러분의 사랑을 우리가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과 사랑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마련되어 있는 것에 대한 희망에 근거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 자체가 우리의 희망이요
이 희망에서 샘솟는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형제들에 대한 사랑입니다.
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에 대한 희망을, 사명감을 잃으면
믿음과 사랑도 점차 시들어 가기 마련입니다.
2.사명감이 좋아야 숲과 나무, 부분과 전체를 보는 시야를 지닙니다.
예수님의 시야가 참 광활합니다만 부분을 놓치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 만나는 이들 하나하나에게 최선을 다합니다.
숲만 보는 게 아니라
동시에 나무 하나하나마다 보면서 정성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병에 시달리자 그를 고쳐주시고
온갖 질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데려오자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 그들을 고쳐주셨다.’ 합니다.
이 대목이 참 인상적입니다.
군중의 숲만 보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소중하게 대하시며
정성을 다해 이들을 고쳐주시는 진정성 가득 담긴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사제의 강복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3.사명감이 좋아야 집착이 없습니다.
공성이불거, 공을 이뤘을 때 지체 없이 떠나야 아름답습니다.
예수님은 추호도 집착이 없었던 ‘무욕의 사람’이셨습니다.
성령 따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바람처럼, 물처럼, 구름처럼 끊임없이 흘렀던 정처 없는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의 정주처는 보이는 세상의 장소가 아닌 보이지 않은 하느님이셨습니다.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하는데
잠시 정주처인 하느님 안에서 휴식을 취한 듯합니다.
바로 여기 까지 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라고 집착하는 군중에게
자신의 선교 사명을 말씀하신 후 홀연히 떠나시는 주님이십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말씀 하신 후 주님은 유다의 여러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사명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의 선포입니다.
이 사명감에 투철할 때 역동적 신망애의 삶이요,
지금 여기의 구체적 현장에 충실한 삶이요, 집착 없는 자유인의 삶입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우리에게 전하시고
우리 역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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