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9일 수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오 16,13-19)
말씀의 초대
요한의 형 야고보는 헤로데에게 순교를 당하고 베드로는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감옥에 갇힌 베드로를 구해 낸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때가 될 때까지 주님께서 보호해 주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순교의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며 자신은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고 술회한다. 이러한 고백에서 바오로 사도가 얼마나 주님만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시몬 바르요나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시고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신다. 그 반석은 영웅적인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나약한 한 인간을 떠받치고 계시는 성령이시다. 성령께서 약한 사람들을 통하여 우리 교회를 떠받치고 계시는 것이다(복음).
오늘의 묵상
예수님을 어떤 이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가운데 한 분이라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주님을 누구라고 말합니까? 어떤 이들은 공자나 석가모니라 하고, 어떤 이들은 단군 할아버지나 계백 장군 또는 강감찬 장군이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제갈공명이나 관우 장군 또는 정 도령이나 미륵불이 환생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러한 베드로의 고백에 주님께서는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바오로도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 선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자신이 한 모든 일을 주님께 돌려 드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님을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베드로처럼 주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고백하고, 바오로처럼 자신이 한 모든 일을 주님께 돌려 드린다면, 주님께서는 우리 하나하나의 어깨 위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실 것입니다. 주님을 고백하고 증언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며, 동시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입니다.
아픈 과거 때문에 더 큰 사람
-반영억신부-
축일을 맞이한 모든 분들께 주님의 은총을 기원합니다. 성인의 삶을 본받고 복음전파의 열정에 목말라하시길 기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정체를 아느냐고 묻는 질문이 아니라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이냐’를 묻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베드로의 대답은 신앙의 고백입니다. 그리고 이 고백은 오늘 우리가 해야 할 고백이기도 합니다. 오늘 나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어떤 존재인가?
오늘 기억하는 베드로와 바오로는 주님을 등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베드로는 “모두 떨어져 나갈 지라도 저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마르14,29)하고 말한 그 밤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반했습니다. 바오로는 예수님을 알기 전에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했고 첫 순교자 스테파노가 돌에 맞아 죽는 현장에 함께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주님을 새롭게 발견하고 주님을 증거하며 마지막 삶을 봉헌했습니다.
그들은 인간은 연약하지만 주님의 은총이 함께할 때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아픈 과거 때문에 더 큰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 때문에 실망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오히려 연약함 때문에 주님의 손길이 필요하고 그 안에서 주님을 체험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한 영원한 생명을 향한 길에서 흔들림 없기를 기도합니다. 도대체 나에게 주님은 어떤 존재인가? 묻고, “당신은 저의 모두입니다.”하고 고백하는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사제수품을 받으면서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필리2,5) 라는 성경구절을 선택하였습니다. 혼자 힘으로 신부가 된 것도 아니요, 예수님께서 원하신 것 또한 홀로 서 있기를 바람이 아니니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신 주님의 마음을 간직하고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을 용기 있게 선택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희망을 간직하였습니다. 그러나 허물로 누벼놓은 날들이 많았고 세상에 걸려 넘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님께서는 여전히 저를 도구로 삼고 계시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주님 부족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당신을 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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