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이수철 신부님

성령으로 하나 되어

김레지나 2011. 4. 17. 20:5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4.16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에제37,21ㄴ-28 요한11,45-56

 

 

 

 

 

"성령으로 하나 되어"

 

 

 

오늘은 ‘하나’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글로벌화 시대란 말이 바로 세계가 하나임을 입증합니다.

둥근 공 같은 하나의 지구가 세계가

하나의 운명공동체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일본의 원전 사고의 피해가

일본 하나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이웃은 물론 전 세계까지 확산되는 것 역시

세계가 하나임을 보여줍니다.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실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세계입니다.

극심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 역시 남의 일이 아닙니다.

그대로 방치하면 우리에게도 화가 미칠 것입니다.

남과 북 역시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도 있듯이

하나의 일치는 생명을 뜻하지만 분열은 죽음을 뜻합니다.

하느님은 하나의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일하시지만

사람은 끊임없이 분열을 조장하는 현실입니다.

악마가 사람을 통해 하는 일이 분열입니다.

보십시오.

나라 안팎이 온통 분열로 혼란과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세상의 축소판이 우리 마음입니다.

온전히 통합을 이룬 내적 하나의 사람들 많지 않습니다.

우리 내적 분열의 모습이 그대로 세상을 통해 들어 난 것입니다.

세상이 하나 되게 하기 위해

내 자신이 주님 안에서 내적일치의 하나 됨이 우선입니다.

하느님의 이상이 하나의 일치라면 인간의 현실은 분열입니다.

1독서 에제키엘을 통해

하느님의 소원인 ‘하나’의 이상이 환히 들어납니다.

 

“그들을 땅에서,

  이스라엘의 산악지방에서 한 민족으로 만들고,

  한 임금이 그들 모두의 임금이 되게 하겠다.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이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서

그리고 이어 성전에서의 이 거룩한 매일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하나’의 이상이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예수님이 많은 표징을 일으킴으로 불안을 조성하자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의회를 소집하여

그 대책을 논의할 때 대사제 가야파의 발언이 의미심장합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시는 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참 신비로운 것이

예수님을 제거하면 모든 것이 해결이라는 가야파의 무자비한 결론에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악을 당신의 구원섭리에 활용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여기서 초대교회 신자들은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예언임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마침내 에제키엘의 예언이 실현되었고,

하느님은 끊임없이 하나의 일치를 위해 일하고 계시니

이의 결정적 표지가 매일미사입니다.

 

“나의 성전이 그들 한가운데에 영원히 있게 되면,

  그제야 민족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님은 당신 말씀대로

당신의 성전을 영원히 우리 가운데에 두시어

이 거룩한 성전 안에서의 미사를 통해

당신을 중심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미사경문 중 다음 기도문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희 죄를 헤아리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주님의 뜻대로 교회(와 南과 北 모두)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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