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레지나의 묵상글

나 한 사람이라도 거룩해져야

김레지나 2011. 1. 16. 21:10

 

“시원(始原)의 물 ...

흐르고 흐르면서 어떤 것들과 안 만났겠어?

흐르고 흐르면서 폐수인 것 같아도 흘러가며 자정되어

드디어는 큰바다에 이르는 물

나는 , 우리 모두는

걸러져가며 흐르는 물인 것 아닌지 ...“

                                         

 

누군가의 메모를 보고 엉터리 레지나가 잠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봤다.

 

“우리 모두는 구원이라는 큰 바다에 이르러야하는

흐르는 물이예요.

 

물은 쉽게 섞이잖아요?

깨끗한 물이 있어야 더러운 물도 정화될 수 있지요.

 

나는 깨끗하다고, 더러운 물과 섞이기 싫다고

따로 난 길만 고집한다면

더러운 물은 정화되지 못한 채

죽은 물이 되어 큰 바다에 이르겠지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숫자는 유한하기 때문에

큰 바다라 하지 말고

내가 개울을 흘러가 큰 웅덩이에 이르는 물이라고 상상해 봐요.

 

기꺼이 더러운 물의 정화를 위해

더러운 물과 섞였더라면

종착지인 웅덩이에서는 깨끗한 물이 고이겠지만

 

깨끗한 물이

더러운 물과 섞이지 않고

그대로 웅덩이에 도착하면

웅덩이는 더러운 물로 '있게'된다는 거지요.

원래의 깨끗한 물은 '있지 않게'되는 거예요.

 

깨끗한 물은

그 존재 자체로

스스로 정화되고 다른 물도 정화시키는

힘이 있지요.

 

나 한 사람이

거룩해져야 해요.

 

더러운 물의 더러움을 탓하지 말고

내가 맑아지고 깨끗해진다면

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모두를 깨끗하게 할 수 있고

함께 큰 바다에 이를 수 있고

그 깨끗함 간직한 채로 '있을 수' 있지요.

그 깨끗함을 ‘누릴 수’있지요.

  

  ---  세상 일이, 세상 사람이, 기대했던 사람이 형편없음을 발견할 때, 우리 화내지 말아요.

         대신 나 먼저, 나 혼자서라도 거룩해지기를 결심해요.

         나 아닌 것들의 부족함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내가 거룩해지는 작은 일들을 찾아봐요. ---

 

                      2011년 1월 16일 엉터리 레지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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