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차동엽 신부님

바르나베수사이야기-차동엽신부님

김레지나 2008. 8. 29. 09:29

차동엽신부님의 복음 묵상 테이프에서 옮깁니다.

우리가 아래에 실은 이야기에 나오는 고참수사와 같은 판단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미사는 수난과 부활의 영광을 함께 기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혜를 깨닫는 사람은 그 순간 기뻐 뛰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적으로 민감하지 못하니까 주님의 은혜를 느끼지 못할 따름입니다............ 이제 마음의 눈으로 은혜로운 예수님을 알아 뫼시고 기뻐 뛰놀아봅시다. 모처럼 주님 앞에 더덩실 기쁨의 춤사위를 보여드립시다. 우리가 어떻게 주님께 나의 기쁨을 표현하면서 , 주님을 기쁘게 해 � 수 있을지를 작가 아나톨 프랑스의 작품 ‘성모님의 곡예사’란 짧은 단편의 한 대목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루이 왕 시대에 바르나베라는 가난한 곡예사가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저녁, 헐어빠진 깔개에 공과 칼을 말아서 겨드랑이게 끼고 저녁도  굶은 채 잘 만한 헛간을 찾아 걸어가더너 그는 같은 길을 걷는 수도자를 보고 공손히 인사를 했습니다. 수도자는 바르나베와 이야기를 하는 도중 그의 순박한 마음에 감동되어 ‘마음이 깨끗한 사람’임을 알고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바르나베 친구, 나와 함께 갑시다. 내가 원장으로 있는 수도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소.” 이리하여 바르나베는 수도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들어간 수도원에는 각자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과 지식을 다해 성모님께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박식한 모리스 수사는 글을 양피지에 옮겨 쓰고 알렉산드로 수사는 거기에 아름다운 세밀화를 그려 넣으며 마르보드 수사는 쉬지 않고 석상을 깎고 있어서 수염과 눈썹, 머리칼이 온통 먼지로 하얗게 뒤덮여 있습니다. 수도원 안에는 또한 시인들도 있어서 성모님을 찬미하는 송가나 산문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투어 성모님을 찬송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쌓이는 것을 보고 바르나베는 자신이 단순하고 무지한 것을 탄식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마르나베는 기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성당으로 달려가더니 한 시간 이상 머물러 있었습니다. 저녁미사 후에도 또 성당에 갔습니다. 이때부터 매일 성당이 비어 있는 시간이면 바르나베는 성당에서 지냈습니다. 그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수도원장이 고참수사를 데리고 문틈으로 유심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바르나베 수사는 성모님 제단 앞에 거꾸로 서서 허공에 쳐든 발을 여섯 개의 구리공와 열두 개의 칼을 가지고 재주를 부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고참 수사가 분개하여 그를 끌어내려 할 때였습니다.

성모님께서 제단에서 내려와 푸른 옷자락으로 곡예사의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주시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