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3일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어떤 책을 보다가 사랑하는 애인을 사고로 잃은 한 여인의 아픈 사연을 읽었습니다. 결혼을 불과 한 달 앞두고서 애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것입니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이 세상에서 혼자서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다보니 어떤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집 안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떨까요? 이 여인은 정말로 사랑하는 애인 없이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을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히 혼자서 세상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여인이 애인을 만나기 전, 전혀 몰랐을 때가 20년 이상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애인이 없어서 이 세상을 제대로 살지 못한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사랑하는 애인 없이는 도저히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라고 스스로 단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스스로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 것입니다.
단정을 짓는 순간, 여기에 얽매이게 됩니다. 다른 여지를 전혀 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끄는 단정을 짓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신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아가는 단정을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우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그 사람 없이는 살 수 없어.’라는 부정적인 단정이 아닌, ‘나는 그 사람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단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지붕에 구멍을 내어서 중풍 병자를 내려 보낸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의심을 갖지요.
먼저 중풍 병자를 내려 보낸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주님만이 이 환자를 고쳐주실 수 있어.”라고 긍정적인 단정을 내렸기 때문에 남들이 하지 않은 기발한 방법으로 중풍 병자를 내려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율법 학자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예수라는 저 사람은 하느님이 아니니까 저 사람을 고칠 수 없어.”라고 부정적인 단정을 내렸기 때문에 의심으로 주님을 거부합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이렇게 단정을 내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단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주님 앞에는 어떤 것도 불가능한 것이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단정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 대한 믿음이고, 주님께서는 이 믿음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오늘의 명언: 똑같은 상황에서도 나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힘, 그것이 내 인생에서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입니다(법륜).
말의 상처
사람의 말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내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또한 그런 말로 내게 상처를 주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어떨까요? 정말로 누군가의 말 때문에 상처를 받은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런데 이 역시 긍정적인 단정을 지을 수 있다면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레 한 마리가 내 앞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깜짝 놀라서 그 자리를 피하다가 넘어져서 발목을 삐끗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벌레 때문에 발목을 다쳤다고 말합니다. 벌레 때문에 다친 것 같지만, 사실 벌레는 이 사람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지나가고 있었을 뿐이고, 우연히 이 사람이 벌레를 보았을 뿐이지요.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 괜히 혼자 놀라고 혼자 상처 받고 그리고는 벌레 탓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말의 상처 역시 이렇게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그냥 무시하면 그만입니다. 그 말이 내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지만, 사실은 스스로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자기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요?
부정적인 단정을 지으면서 어리석게 살고 있는지, 긍정적인 단정을 지으면서 지혜롭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빠다킹신부
'강론 말씀 (가나다순) > 조명연 신부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강론 (0) | 2018.06.29 |
---|---|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0) | 2018.05.19 |
대림 제1주간 목요일 (0) | 2016.12.06 |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 백인대장의 믿음 (0) | 2016.09.12 |
동정마리아 탄생축일/내가 틀렸어 (0) | 2016.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