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요즈음 신흥종교로 인하여 교회가 시끌시끌합니다. 여러 가지 신흥종교가 있지만, 이들이 가진 심리적인 문제는 무엇인지요?
답: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내부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전문가들 말씀에 근거하여 그들에 대해 심리분석을 한다면 그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종교 중독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술이나 약에 중독되기도 하지만 종교도 중독성을 갖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중독이란 말은 일상생활에서는 별 의미나 맛을 느끼지 못하지만 특정한 것, 즉 약이나 술, 종교와 같은 대상 속에서 생동감과 존재성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공부나 일에 중독되는 경우는 긍정적 중독이라고 합니다. 약이나 술에 빠진 경우는 가정이나 일상의 삶을 포기하는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기에 끊어야 하는데 종교는 이와는 차원이 다른 중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그야말로 철저한 신앙인의 삶을 사는데 정서적으로는 황폐해진다는 점에서 다른 중독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는 술이나 약물중독자와는 달리 자신이 환자라는 자의식을 갖는 것이 아니라 뽑힌 자라는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기에(종말에 뽑힘받은 14만 4000명이라는 자의식) 치료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신흥종교를 찾는 사람들은 불안감과 열등감이 큰 편이라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선민의식을 가지면 심리적 변형이 발생합니다. 선민의식을 가진 상태가 심리적으로 우월 콤플렉스가 작동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선민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이 다 자기 마음대로 될 것 같은 착각 속에 삽니다. 그리고 다른 선민들과의 끈끈한 연대감이 주는 소속감이 있기에 자신이 속한 곳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자신을 환자로 보는 사람들을 오히려 사탄의 세력이나 자신을 박해하는 종말의 적그리스도들이라고 여기고 자족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족 상태, 자존감이 넘치는 상태에서는 교주가 신성시될 수밖에 없고 신흥종교의 교리들이 진리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많은 신흥종교 교단들이 자신들의 교주가 신적인 존재란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성경 구절을 인용해 짜맞추기식 교리를 만들어도 아무런 의심도, 물음도 갖지 않는 것은 이미 정서적으로 중독 상태에 있기에 그런 것입니다.
신흥종교가 중독성을 갖는 것은 기적과 개인적 체험에 대한 집착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교주의 기도로 병이 낫는다든가 일이 잘된다든가 하는 일들이 발생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은 전적으로 교주에게 의존하고픈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종교인들에게 개인 체험, 기적 같은 일들은 필요한 것입니다. 신앙생활이 학문적이고 논리적인 삶, 이성적인 삶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신비적인 면이 있기에 이성적 차원을 넘어선 체험은 신앙생활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문제는 그런 신비적 현상에 집착하면 여러 가지 심리적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거나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기도만 한다든가 하는 등등의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선택은 종말에 대한 긴박감이 원인이기도 합니다. 즉 여러 가지 요소들이 신비주의에 대한 집착을 강화시켜 일상에서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개인적 신비체험은 지속적이지 않습니다. 사람은 심리적으로 고무줄과 같은 특성을 갖습니다. 깊은 신비체험을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개인의 신비체험보다 일상 수도 생활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였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비체험에 집착하다 보면 심리적으로 병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체험이 아닌 무의식이 착란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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