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양승국 신부님

양승국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김레지나 2016. 1. 27. 13:35
양승국 신부의 희망 한 스푼 -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때로 애제자처럼 때로 막내아들처럼 애지중지한 협력자가 한 명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티모테오였습니다. ‘주님으로부터 사랑받는’이란 의미를 지닌 자신의 이름처럼 티모테오 주교는 초세기 그리스도 신자들의 착한 목자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3차 전도 여행 중 체포된 바오로 사도는 로마 카이사리아 감옥에 2년간 갇혀있었는데, 당시 옥중에서 티모테오에게 2통의 편지를 씁니다. 그 유명한 티모테오 1서와 2서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아들이자 제자 티모테오에게 보낸 두 편의 편지는 거의 ‘눈물로 쓴 편지’입니다. 오늘 천천히 다시 읽다보니 바오로 사도의 고초가 손에 잡힐 듯이 느껴져 코끝이 찡해오더군요. 로마 감옥의 냉기가 얼마나 뼛속까지 파고들던지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자신이 깜빡하고 트로아스에 두고 온 겨울 외투를 좀 가져달라고 당부까지 합니다. “그대는 서둘러 나에게 빨리 오십시오. 올 때 내가 트로아스에 있는 카프로스의 집에 주고 온 외투와 책들, 특히 양피지 책들을 가지고 오십시오. 겨울이 되기 전에 서둘러 오십시오.”(티모테오 1서 4장 13절) 1차 전도 여행 중에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에 있던 자신의 집에 하룻밤 묵은 것이 인연이 되어 티모테오는 바오로 사도의 둘도 없는 동반자가 됩니다. 3차 전도 여행 중에 바오로 사도가 체포되자 티모테오는 에페소로 돌아오게 되고 그곳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주교로 사목하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보낸 서간에 따르면 티모테오는 아직 어리고 병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도 그대를 젊다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십시오.” (티모테오 1서 4장 12절) “이제는 물만 마시지 말고, 그대의 위장이나 잦은 병을 생각하여 포도주를 마시십시오.”(티모테오 1서 5장 23절)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티모테오였습니다. 이런 저런 잔병치레도 많았습니다. 두려움도 자질도 부족했던 티모테오였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를 전도 여행의 동반자로 선택했을 뿐 아니라 에페소의 주교로 임명합니다. 자신도 한때 예수님의 박해자였으며 한없이 부족했었건만 그런 자신을 이방인의 사도로 뽑아주신 주님의 사랑을 회상하며 병약한 티모테오를 자신의 제자요 동반자로 선택한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부족해서 우리를 당신 협조자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당신 사랑과 자비로 채워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각자의 그릇에 따라, 각자의 처지에 따라 할 수 있는 만큼만 요구하십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근심하지 말고, 주님께 맡겨드리며 그분의 부르심에 기쁘게 따라나설 일입니다. “그러므로 내 아들이여,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주어지는 은총으로 굳세어지십시오. 그리스도 예수님의 군사답게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티모테오 1서 2장 1절, 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