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박유진신부님의 글입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카톡을 여는 순간,
‘노란 리본의 착각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어떤 신부님께서 보내주셨다는 똑같은 내용을
수많은 분들께서 보내오신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나비리본은 무속의 귀신을 부르는
주술을 의미하는 잘못된 행위이니 즉시
나비리본을 프로필 사진에서 없애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악한 사술에 이용당하고 동조하는 것이라 하네요.
심지어 영혼을 사탄에게 도적질당하고 멸망시키는
묻지마 살인사건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심지어 나비리본을 사용했던 자신의 무지의 행위를
회개한다는 내용으로 문자를 마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이제 저 박유진 신부의 생각을 적습니다.
세월호의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기원과 기도로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노란 리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이 다른 악의 상징으로
이용된다는 근엄한 주장이 자칫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오만과 죄악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마음, 지울 수 없습니다.
저는 그 글에서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마르 3,4)고 완고한 자들을 향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슬픔 속에 노기 띤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십자가는 본래 극악한 죄수가 달리는 단죄의 형틀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십자가를 구원의 상징으로 바꾸셨습니다.
우리의 정겨운 동요 ‘나비야’의 가사에 담긴
“노랑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도
사탄의 묻지마 살인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사랑이신 예수님이 그토록 혐오하셨던
극엄격주의의 바리사이의 머리로
순수한 염원과 간절한 기도의 마음을 재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은 최강 신부님의 글입니다.
대참사 노란 리본과 관련하여 이상한 스팸성 문자 받으시면 아래 글을 읽으시고 혼란스럽지 않기를 빕니다. 아울러 주변 분들께도 함께 나누어 주세요...
우리들 모두가 간절히 기도하면서 죄스러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우리 아이들의 무사생환을 위해 빌었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게 노란 리본이든, 검정 리본이든, ... 아니면 빨간 리본이든... 우리에게는 색깔이 중요하지도 않았고 형식이 중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피어보지도 못하고 우리 어른들 탓에 힘없이 스러져버린... 우리 아이들이 제발 무사하기를 간절히 염원했던... 우리들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그걸 뒤늦게 21세기의 부적이니... 주술이니 하면서 또 다시 우리들의 경건하고 간절하고 숭고한 마음의 표현을 어지럽히고 이간질시키는 이런 메세지를 보면서...과연 이런 총체적 난국의 때에 종교는 이런 식으로 밖에 우리 국민들을 다시 한 번 분열시키며 혼란에 빠뜨리는 역할 밖에는 할 게 없는 것인가...하는 자괴감에 빠져듭니다...
모르긴 해도 짐작컨대 어느 분별력 없고 개념도 없는 어느 한 그리스도교 종파, 혹은 거기에 끼지도 못하는 이상한 단체에 속한 사람이 쓴 글인 듯 싶습니다... 원수니... 사탄이니...하는 표현들이 저로 하여금 이런 추측을 하게 만드는군요.
노란 리본이든, 빨간 리본이든... 아니면 검정 매듭이든, 파란 동그라미 띠 하나든... 형식이나 형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이번 참사를 통해 우리를 대신하여 돌아가신 영혼들이 다시 우리 곁으로 살아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참회와 속죄의 심정으로 이번 대참사를 반성한다면 말입니다.
의미도 없고 쓸 곳도 없는 쓰레기같은 저런 메세지에 마음 두시기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가톨릭 교회의 신부임을 밝히며,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지구 반대편에서 선교사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로 인해 계속해서 잠도 잘 이루지 못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던 차에 언듯 종교적으로 보이는 뜻밖의 스팸성 문자를 받고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긴 메세지를 적습니다.
부디 저런 쓰레기 같은 메세지를 받으시고 마음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개의치 마시고 다른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 글을 꼭 덧붙여 주세요...
이 새벽에 모든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특별히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간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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