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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 관련 스팸 메시지에 대하여 - 박유진 신부님, 최강 신부님

김레지나 2014. 4. 27. 14:51

다음은 박유진신부님의 글입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카톡을 여는 순간,
‘노란 리본의 착각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어떤 신부님께서 보내주셨다는 똑같은 내용을
수많은 분들께서 보내오신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나비리본은 무속의 귀신을 부르는
주술을 의미하는 잘못된 행위이니 즉시
나비리본을 프로필 사진에서 없애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악한 사술에 이용당하고 동조하는 것이라 하네요.
심지어 영혼을 사탄에게 도적질당하고 멸망시키는
묻지마 살인사건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심지어 나비리본을 사용했던 자신의 무지의 행위를
회개한다는 내용으로 문자를 마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이제 저 박유진 신부의 생각을 적습니다.
세월호의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기원과 기도로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노란 리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이 다른 악의 상징으로
이용된다는 근엄한 주장이 자칫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오만과 죄악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마음, 지울 수 없습니다.

저는 그 글에서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마르 3,4)고 완고한 자들을 향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슬픔 속에 노기 띤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십자가는 본래 극악한 죄수가 달리는 단죄의 형틀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십자가를 구원의 상징으로 바꾸셨습니다.
우리의 정겨운 동요 ‘나비야’의 가사에 담긴
“노랑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도
사탄의 묻지마 살인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사랑이신 예수님이 그토록 혐오하셨던
극엄격주의의 바리사이의 머리로
순수한 염원과 간절한 기도의 마음을 재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