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박영봉 신부님

그리스도의 왕권은?

김레지나 2013. 11. 24. 09:46

^^*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님의 강론입니다.)


- *♥* 그리스도의 왕권은? ^^*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난 두 주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셨나요? 지난 주일엔 예고도 없이 강론을 올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학교 행사가 계속 있었어요. 이곳 하양에서 하는 행사가 아니라 대구 남산동에 다 모여서 하는 행사라서 컴을 만질 수가 없었답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와서 올리려고 보니 이미 주일도 다 지나고 있는 상황이었답니다. ㅠㅠ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도 신학생들 행사가 있었고 오후에는 이태리에서 포콜라레 사제가지 책임자 신부님이 오셔서 여기 저기 안내도 좀 해드리고 작은 모임도 갖고 하다보니까 오늘도 이렇게 늦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은 교회력으로 1년을 마무리하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전례력 마지막에 그리스도왕 대축일이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세상 마지막 날 그리스도께서 참된 왕으로 오실 것이고 우리가 그 왕을 뵙게 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님은 어떤 왕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먼저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대통령을 뽑을 때도 그 사람이 우리를 좀 더 잘 살게 해주고 대외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위상을 더 높여줄 것 같은 사람을 뽑습니다. 최고 지도자에게 그런 기대를 거는 것은 시대와 민족을 불문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강한 지도자에게 자신을 의탁하고자 합니다. 제 1독서는 남부 유다부족의 왕이었던 다윗이 온 이스라엘 민족의 왕이 되는 장면입니다. 이스라엘이 다윗을 왕으로 모시는 이유는 그가 사울 휘하에서 적들로부터 거둔 승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다윗을 왕으로 모시면 다시는 주변 나라들의 침략을 받지 않고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기대를 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다윗 왕 때는 백성들의 꿈이 실현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스라엘은 남·북 왕국으로 즉 유다와 이스라엘로 분리되고 이스라엘 유다 순서로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역사를 바라본 사무엘서의 저자는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고,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될 것이다”라는 하느님의 특별한 약속을 삽입시켰습니다. 진정한 왕은 백성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는 예언자들의 사상입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유다인들은 다윗과 같은 훌륭한 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로마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고 다윗 시대의 영화를 누릴 수 있길 기대했습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복음에서 루카사가는 예언자들이 기대하던 진정한 왕권이 예수님 안에서 성취되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셨고 그 위에는 “이 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누가 보아도 실패한 인생입니다. 그래서 호기심 많은 군중들 그리고 백성의 지도자들, 군인들 심지어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죄수까지도 예수님을 조롱하고 모독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죄수는 그러한 예수님이 만민의 왕이심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자비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력해 보이던 예수께서는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라고 선언하십니다. 낙원은 인간의 모든 소망이 성취되는 장소 곧, 하느님 나라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군사적으로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는 삶의 결과로 지게 된 십자가로 우리를 하느님의 나라로 데려가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루카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왕권의 본성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리스도의 왕권은 당신의 생명까지도 다 내놓으시는 봉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사랑의 왕권입니다. 형제 자매님, 그리스도의 왕권은 논리적으로 수긍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로써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 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미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죄의 속박에서 풀려났으니 그리스도의 왕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향해 창조된 만물이 그리스도께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제 우리가 그 왕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참 왕이신 예수님의 왕권을 우리가 어떻게 행사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것은 의외로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으면 됩니다. 즉 그리스도를 닮아 그리스도인다운 사랑을 행동으로 펼쳐 보일 때 사람들은 그러한 우리를 보면서 볼 수 없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게 되고 그분께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그렇게 그리스도를 따라 그분의 왕권을 행사하도록 불림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라 하기 위해서는 그분이 어떻게 사셨는지를 알아야 하고 또 그분이 지금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열린 마음을 지니고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 성경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 지금 내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시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가 성경을 멀리하고서는 결코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성경을 자주 접함으로써 우리 생활 중에 들려오는 많은 음성들 가운데서 어느 것이 주님의 음성인지도 잘 식별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면서, 다시 한 번 매일 우리의 생활 안에서 왕이신 예수님의 뜻을 잘 알아듣고 그 말씀을 실천하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하도록, 성서주간도 함께 지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성서를 읽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마침 어떤 성경이 소개해 달라고 자신의 일기를 보내왔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1월 4일.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다. 성 바오로 서원 서가에 꽂혀 있던 나는 새 주인을 만나 오늘 이 집으로 이사를 왔다. 주인도 나를 너무나 예뻐해 준다. 1월 6일. 주인은 내가 매우 사랑스러운가 보다. 어제처럼 오늘도 1시간 동안이나 따사로운 눈빛으로 나를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나도 주인이 무척 사랑스럽다. 1월 15일. 요즘은 주인이 무척 바쁜가 보다. 며칠째 나를 쳐다보다간 곧 밀쳐 버린다. 내가 잘못한 것은 없는데... 3월 1일. 나는 오랜만에 기쁨을 누렸다. 주인이 나를 완전히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오늘은 나를 다시 사랑해주었다. 3월 2일. 너무 실망스럽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오늘 주인은 나를 찾아 주지 않았다. 5월 30일. 주인은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나 보다. 난 벌써 두 달째 책꽂이에서 잠만 자고 있다. 10월 15일. 가냘픈 코스모스 두 송이가 내 뺨을 간질였다. 꽃잎을 말리기에 내가 제일 적합했나 보다. 아, 슬프다! 12월 2일. 주인은 부랴부랴 내 머리에 쌓인 먼지를 털더니 나를 책상 위에 펴놓았다. 본당 신부님이 가정 방문을 오시는 날이다. 형제 자매님, 형제 자매님의 성경이 이런 슬픈 일기를 쓰는 일이 없도록 매일 조금씩이라도 성경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형제 자매님의 성경은 “아! 나는 주인을 잘 만나서 참으로 행복하다. 내 주인이 오늘도 나를 사랑해주었다. 나는 내 주인이 무척 자랑스럽다.”라는 일기를 매일 쓰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성경 안에서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또 맏형이신 예수님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만나야 아버지의 뜻을 올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나아가 알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생활 가운데서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왕권을 행사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하양 신학관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