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혜민스님과 이해인 수녀님이 만나서 나눈 이야기를 담은 기사를 읽었다.
"맞아, 맞아." 하고 무릎을 치며 미소지은 구절이 있다.
"혜민 스님도 혜민스님이 필요합니다."
하하. 정말 그렇겠네.
내 글에서 말한 대로 살고 있지 못할 때, 그때의 깨달음과 결심이 희미해질 때,
나도 내 글을 다시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멈추어 숨고르기를 하면 더 새롭게 더 깊이 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내 졸글들을 다시 꺼내 인터넷 카페에 게시하느라 다시 읽어보면서
위로를 받고 힘을 낼 때가 많다.
레지나에게도 레지나의 졸글이 필요하다.^^
(내가 내 글 내용대로 한시도 어김없이 살아내고 있는 줄로 여기고
과한 칭찬을 하는 분들이 있다.
어휴~! 그런 댓글을 읽을 때면 얼마나 부끄럽고 숨고 싶은지.....
또 하나의 십자가로 여겨진다. 이를 우째야쓰까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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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
저도 힘들어요. 요즘 굉장히 우울합니다.
하루는 혜민 스님 트위터를 보게 됐어요. 거기에 꼭 제게
하는 듯한 말씀이 있더라고요. '부족한 나를 내가 사랑해주세요. … 친구는 위로해주면서 스스로에게는 왜 함부로 대하는지요. 사랑해주세요'라는
글이었어요. 그것을 읽으면서 내가 다른 사람은 구하고 나 자신은 못 구했구나, 내가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생각했구나, 나에게도 위로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님
사실은 저 역시 제가 쓴 글을 보면서 제가 위로받을 때도 있습니다.
힘들 때면 제가 쓴 책을 보면서 스스로 위로하기도 하고요. 트위터에 올린 글도 저한테 쓰는 글들이 많아요. 나는 왜 스스로를 덜 사랑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더욱 사랑하자는 다짐들이지요. 혜민 스님도 혜민 스님이 필요합니다(웃음).
수녀님
누군가가 보내온 이메일을
읽다가 인용구가 참 마음에 드는 거예요. '이 글 참 괜찮다. 누가 썼지?' 하면 제가 쓴 글이에요. 저 역시 제가 쓴 글을 읽으면서 안정을
얻습니다. 사실 제게 오는 어려움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에요. 내부에서 오는 것이에요. 지금도 혜민 스님을 보면서 '30년 연하인데 저렇게
지혜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나는 40년간 수도생활을 했는데 왜 이렇게 평정심이 없고 겸손과 지혜가 부족한가, 라는 그런 자책도 합니다.
인간이라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스스로 사랑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도원에 들어온 지 40년이 넘었지만
이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얻은 것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서신을 주고받는데요. 부모님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으면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잖아요. 그런 소녀에게 죽을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답장을 보낸 적이 있어요. 하루는 그 소녀가
아가씨가 돼서 저를 찾아왔더라고요.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 전에 들렀다면서 그때 그 편지가 굉장히 큰 힘이 됐다고 말했을 때 보람을
느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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