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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김레지나 2012. 9. 25. 19:49

[출판]멕시코 캄페체 선교생활의 웃음, 눈물 담아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신부, 10월 13일 강연 열어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최강 지음/가톨릭출판사/1만 5000원)




  2010년 8월 여행용 가방 하나 들고 혈혈단신 멕시코 남동부 캄페체에 도착한 최강(한국외방선교회) 신부. 한국인 선교사제로는 처음으로 멕시코에 파견된 데다 첫 선교 소임지였던 중국에서 쓰디쓴 실패를 경험했기에 최 신부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캄페체에 도착했을 때 최 신부가 처음 느낀 것은 '뜨겁다!'였다. 40도를 웃도는 더위 앞에서 그간의 다짐과 설렘, 두려움 등은 모두 사치였다.


 책은 최 신부가 지난 2년간 멕시코 캄페체교구에서 선교사제로 살아 온 체험과 깨달음을 담고 있다. 그는 이미 「나는 넘버 쓰리가 두렵다」 「밴댕이 신부의 새벽 고백」 「실패하니까 사람이다」 등을 통해 맛깔나는 글솜씨를 선보인 '검증된' 저자다. 「너무 깊이…」 역시 독자들에게 웃음과 눈물, 탄식과 감동을 선사하며 일상의 행복과 하느님 은총을 일깨운다.


 최 신부는 "캄페체는 선교사제로서 소명을 행복한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대가 돼 가고 있다"면서 많이 웃고 또 그만큼 많이 울기도 하면서 보낸 그 시간이 모두 행복이었음을 고백했다.
 한편 가톨릭출판사는 10월 13일 오후 4시 서울 중림동 출판사 내 마리아홀에서 최 신부 강연회를 마련한다. 다음 달 멕시코에서 잠시 귀국하는 최 신부는 이날 '새로운 삶, 새로운 신앙'을 주제로 선교체험을 들려줄 예정이다. 강연회 신청은 28일까지며, 선착순 접수다.

 신청 및 문의 : 070-8233-5955, www.facebook. com/catholicbuk(출판사 페이스북)

                                              박수정 기자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마야인들의 땅, 캄페체 선교 이야기
최강 지음





정 가 : 15,000
판매가 : 13,500 (10% 할인↓)
마일리지 : 405원 (3% 적립)
출간일 : 2012-09-18 | ISBN : 9788932112787
판형/제본/페이지 : 140*205/300면
출판사 :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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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체험과 유쾌한 촌철살인의 언어로 깊은 감동을 준 최강 신부의 네 번째 영성 에세이

미주 대륙 최초로 미사가 봉헌된 유서 깊은 곳에서 멕시코 원주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뜨겁고 강렬한 삶의 체험이 우리를 뭉클하게 한다. 이 이야기는 지구 반대편의 참으로 낯선 이야기지만, 바로 우리 삶과 우리 인생과 우리 신앙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본문 중에서

뱀과 무더위와 함께 살아가는 일이 고통스럽고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생활상의 고통이나 불편을 불행과 동일시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통은 고통이고 불편은 불편일 뿐, 그것이 곧 우리의 불행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고통스러운 행복’이나 ‘행복한 고통’ 혹은 ‘불편을 감수하는 행복’이나 ‘행복을 위한 불편’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인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성인들의 삶이 그러했고, 우리의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작은 영웅들의 이웃을 위한 희생의 삶이 그러합니다. 오히려 불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소명 앞에서 등을 돌리고, 진선미를 거스르는 안락함과 편리함에 도취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들의 진정성을 우리는 자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 명심하십시오.
‘무더위와 뱀들의 땅 캄페체’ 23~24쪽

제가 의기양양하게 엄마에게 그동안 비자금을 숨겨 두었던 장소를 말씀드렸더니 엄마는 독립군을 발견한 일본 순사처럼 깜짝 놀라는 기색이 연연했습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독립군의 등짝을 매섭게 한 대 때리시더니 “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를 연발하시면서 천장 속에 손을 넣어 제 비자금을 찾으셨습니다. 뒤이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씀을 제게 소리쳐 전해 주셨습니다. “이 바보야! 그 돈이 지금까지 남아 있겠어? 쥐가 다니는 천장에다가 돈을 숨겨 놓으면 어떡하니? 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
제가 올라가 손전등으로 비춰 가며 제 생애 최초의 비자금을 찾아보았지만, 거기에는 깜깜한 어둠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바로 눈앞에 보이던 광복의 순간이 연기처럼 사라지면서 저는 그 매운 연기에 눈물만 연신 흘렸습니다. 그 비통한 눈물 앞에서 ‘깔깔깔’ 웃으셨던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그 이야기만 나오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십니다.
하느님과의 더 깊고 성숙한 만남을 위해 지금 잠시 하느님을 마음속 어느 조용한 방에 꽁꽁 숨겨 두신 형제자매님들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제 어린 시절의 쓰라린 추억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냉담 교우라는 이름으로 그분들을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는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신자분들보다 더 뜨거운 신앙의 삶을 살면서 하느님을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 놓은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32~33쪽

때로는 무심한 우리에게 복수를 하신다 해도 결국은 더 크고 무한한 사랑의 경계선을 넘지 못하는 우리의 어머니처럼, 당신의 신명 나는 생명의 잔치에 초대받고도 귀 막고 눈 감은 채,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들을 좇아 죽음의 골짜기로 질주하는 우리와 기꺼이 나란히 길을 걸어 주시는 분!
하느님은 바로 우리의 어머니 같은 분이십니다. 세상의 어머니와 하느님은 참으로 많이 닮았습니다.
세상의 어머니는 하느님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거울입니다.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의 전 생애와 그 촉촉한 노안老眼에 담긴 하느님을 바라보고 느껴 보십시오.
‘소심한 복수’ 61쪽

열세 살 때 부모님과 세상을 떠나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수도원 담장 안에서 서른 살의 생일을 맞은 이름 모를 수녀님의 밝은 표정이 왠지 모르게 제 가슴을 시리게 하지만, 그 수녀님은 해맑은 표정으로 ‘아빠’ 신부님의 선교 여정을 봉쇄된 공간에서 기도로써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열네 살에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여 스물네 살에 하느님의 곁으로 돌아가기까지 선교는커녕 수녀원 문밖으로도 한 번 나가 보지 못했던 소화 데레사 성녀가 선교사들의 수호성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성녀의 소명에 대한 운명의 화답입니다.
한 한국인 신부는 가족과 고국을 떠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멕시코 남부의 캄페체라는 교구에서 선교 사제로서의 소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반면에 한 멕시코 신부님은 가족과 고국을 떠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국의 ‘한단邯鄲’이라는 교구에서 자신의 소명을 묵묵히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운명이다’ 66~67쪽

20년 동안 냉담 중이던 한 자매님은 너무 뚱뚱해서 관절을 쓸 수 없게 된 이후로 자포자기한 상태였는데, 집 근처에서 들려오는 성가 소리에 이끌려 휠체어를 타고 나와 고해성사를 받고 성체를 모셨습니다. 20년 만에 주님의 몸과 하나가 된 데 감격하여 그분은 폭포처럼 눈물을 쏟아 냈습니다. 그 쏟아지는 눈물 앞에서 저는 선교 사제로 저를 불러 주신 하느님께 더 큰 영광과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후로는 근처 독거노인이나 병자들을 방문해서 그분들의 어려움을 들어 주고 고해성사를 주고 성체를 영해 드렸습니다. 그 가운데 며칠 전에 만난 루피타 할머니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얼마 전에 그분은 남편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집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 그것도 자신의 친자식으로부터 말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조차 찾아오지 않았던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한 낯선 여자와 함께 나타나서 할머니에게 집을 비워 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렸답니다. 결국 할머니는 아들에게 집을 비워 주고 사위의 집으로 쫓겨 나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눈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자니 너무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천하에 이런 불효자식이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 루피타 할머니의 이어지는 간청에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신부님! 오늘 신부님이 방문해 주셔서 저는 그동안의 죄를 용서받고 다시 깨끗해진 상태로 주님께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다시는 죄를 짓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신부님, 저를 좀 도와주세요. 이 순간 이후로 제가 제 아들을 저주하지 않게 해 주세요. 이 순간 이후로는 제가 울지 않게 해 주세요.
신부님! 제 아들의 앞날을 위해 축복해 주세요. 그 녀석이 어렸을 때는 얼마나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는지 모릅니다. 어쩌다가 그 녀석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너무 괴롭습니다. 제발 제 아들을 위해 신부님께서 기도 좀 해 주세요.”
“루피타 할머니! 할머니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한 아들이 원망스럽지도 않으세요? 아들이 한 짓을 모두 용서하실 수 있으세요?”
“그럼요, 무슨 짓을 해도 그 녀석은 제가 낳은 제 아들입니다. 어미가 용서를 안 하고 떠나면 앞으로 그 녀석이 누구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겠어요. 신부님! 저 말고 제 아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그로부터 며칠 후 루피타 할머니는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가장 닮은 분들은 바로 우리의 어머니들이신 것 같습니다.
‘출장 길거리 미사 서비스’ 77~78쪽


다시 침대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갓 태어난 카롤의 주먹만 한 얼굴과 작은 몸집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왜 무죄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어 가야만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알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행여 누군가를 통하여 그에 대한 답이라도 듣게 된다면 그 뒤가 더 괴롭고 힘들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 날 오후, 카롤의 아빠가 움베르토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카롤이 아직도 살아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알려 왔습니다.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분명 그 밤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했는데 그 작은 녀석이 죽음과 맞서 훌륭히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카롤이 틀림없이 살아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미사를 마치기 전에 본당 신자들에게도 카롤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기적은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다음 날 카롤이 태어난 지 사흘 만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는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그 메시지를 받고 바로 미사에 들어갔는데, 미사를 드리는 내내 성당 제대 위 천장에 둥지를 틀고 사는 막 부화된 어린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제 귀에는 어린 새들이 먼저 떠난 카롤을 위해 기도를 바치는 것처럼 들려왔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237~238쪽



머리말
저는 행복한 선교 사제입니다…9

제1부 환영합니다!
무더위와 뱀들의 땅 캄페체…17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28
멕시코의 가장 독특한 전통…37
하이메 신부…48
소심한 복수…56
운명이다!…62
출장 길거리 미사 서비스…70
그것이 인생입니다(세라비C’est La Vie)…82

제2부 내 안에 너 있다!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97
갈 길이 아직 멀다…104
귀신이 사는 곳 천사가 사는 곳…112
내 안에 너 있다!…119
너와 나 사이에는 강물 하나가 흐른다…126
눈을 감고 앉아라…133
당신을 기다립니다…140
마음의 문제…148

제3부 바카디냐 햄버거냐
무겁게 흘러가는 하루…159
미국 청국장…166
바카디냐 햄버거냐…174
빛과 소금…182
판치토 신부님…192
애꾸눈 강아지, 피라타 투에르토…201
말 따로 몸 따로…212

제4부 사막에 홀로 서서
사막에 홀로 서서…225
새 하늘과 새 땅…234
새소리를 즐기세요…242
구멜 씨, 용서해 주세요…248
기다림!(에스페라espera)…257
이산가족 상봉기…265
제사보다 젯밥…271

제5부 천국에서 온 편지
천국에서 온 편지…281
철밥통들…288
팔불출 신부들의 행진…295
해골 물 체험…307
환전…315
황소 눈알 타코…322
부활! 그 사랑과 연민의 이야기…330


● 저자 : 최 강

한국 외방 선교회 소속 사제로서 로마 라테란 대학교에서 교회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멕시코의 캄페체 교구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사목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나는 넘버 쓰리가 두렵다>, <밴댕이 신부의 새벽 고백>, <실패하니까 사람이다>가 있다.
http://cafe.daum.net/frchoi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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