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반영억 신부님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김레지나 2012. 9. 24. 21:51

연중 제24주간 목요일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 루카 7,36-50



큰 죄를 용서 받은 사람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풍부했다’는 말씀을 생각합니다. 그만큼 주님의 자비가 크다는 것입니다. 또한 큰 죄를 용서 받은 사람은 큰 사랑을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더 많은 빚을 탕감 받은 사람이 더 많은 사랑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쁜 사람이라고 낙인찍힌 사람이라도 용서받을 권한이 있고 용서를 받으면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과거 없는 성인 없고, 미래 없는 죄인 없습니다.”


동네에서 행실이 몹시 나쁜 여인이라고 소문난 여인이 예수님께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그 용서를 청하는 방법이 남 달랐습니다. 그 여인은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바리사이들은 여인의 참회행위를 보지 않고 과거의 잘못에만 비중을 두었습니다. 반성하고 뉘우치는 참회의 모습에는 관심도 없고 여인의 과거 잘못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발을 잡는 그녀의 손짓 하나까지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여인의 접촉을 부정을 타는 일로 여겼습니다. 그 여인은 마땅히 심판과 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인의 나쁜 행실을 알고 있고, 주변사람들이 그 여인을 두고 수군거리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모든 참회행위를 모두 받아주셨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하시며 여인의 과거를 묻지 않고 미래를 열어 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과거에 매여 미래를 막아 버립니다. 어떤 사람은 과거를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미래를 하느님의 섭리에 맡깁니다. 어떤 사람은 과거를 빌미로 한 사람을 매장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용서와 사랑으로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줍니다. 나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지식과 하느님께 대한 열정이 넘쳐난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난 일에 연연하고 집착하면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큰 사랑은 과거의 잘못에 용서를 가져옵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완성한 것입니다.”(로마13,8)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모두를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법을 지켜야 하지만 사랑의 법이 다른 모든 것에 앞서야 합니다. “정의는 사랑을 포용할 수 없지만 사랑은 정의를 포용합니다.” 저도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주님을 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허물로 누벼놓는 하루를 주님의 자비가 감싸고 있습니다. 법보다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오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