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 주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민수6,22-27 갈라4,4-7 루카2,16-21
하느님의 복덩어리인 우리들
하느님은 만복의 근원이십니다.
하느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일이 복 주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고 만물은 그분을 위해서 있습니다.
끊임없이 창조와 구원을 통해 복을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자체가 복입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오늘 새해 첫날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복을 주시고자
이렇게 복된 미사잔치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하느님은 성모 마리아를 통해
2012년 새해 평화의 문을 활짝 여시고 복된 새해를 선사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복 자체인 아기 예수님을 낳아 우리에게 선물하신 성모님은
또 복된 새해를 낳아 우리에게 선물하십니다.
아침기도 세 후렴 역시
모두 성모님을 통해 우리에게 복 자체이신 예수님을 낳아주신
하느님을 고백하는 참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옛세의 뿌리에서 순이 돋아나며, 야곱에게서 샛별이 떠올랐도다.
동정녀가 구세주를 낳으셨으니 우리 주 하느님을 찬미하나이다.”
“요한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어린양이시로다.' 하고 알려주신 구세주를
마리아께서 우리에게 낳아 주셨도다.”
“동정녀가 임금을 낳으시니, 그 이름은 영원하신 분이시로다.”
하느님이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축복 선물이
예수님이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축복자체이신 말씀과 성체로 오시는 주님을 모시는 우리들은
참으로 복된 존재들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복입니다.
아기 예수님뿐 아니라 태어나는 생명들 역시 그대로 하느님의 복입니다.
어머니가 아기를 낳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복인 예수님을 낳는 것입니다.
얼마 전 미사 중 문득 떠오른 하느님께 드린 소원입니다.
죽는 그 날까지 매일 미사를 드릴 수 있게 해 주십사하는 것과,
강론을 쓸 수 있게 해 주십사하는 소원이었습니다.
이 또한 죽는 그날까지 하느님의 축복을 누리고자 하는
좋은 욕심의 발로입니다.
어떻게 하면 죽는 그날까지 복된 존재로 살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 답이 나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이 축복 가득한 한 폭의 살아있는 그림 같습니다.
아기 예수님, 성모 마리아님, 목자들 세 축복된 존재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림입니다.
첫째, 우리의 원복(原福)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끊임없이 복을 받는 복된 우리들입니다.
원죄(原罪)에서 원복(原福)의 사람들이 되어가는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축복자체이자 하느님 축복의 통로입니다.
모든 복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옵니다.
하느님은 때가 찼을 때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우리와 똑같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바로 율법 아래 있는 우리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하느님은 우리 안에 당신 아드님의 영을 보내주시어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라고 외치게 하십니다.
하여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로 살 수 있게 된 축복된 우리존재들입니다.
매일 이 미사를 통해 절감하는 진리입니다.
주님은 사제를 통해 미사를 집전하는 주례자이시고,
사제를 통해 강복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물론 우리 수도승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 강복입니다.
아빠스님이나 주교님을 만나면 꼭 강복을 청하는 겸손한 우리 수도승들이며
저 역시 강복을 주는 것을 좋아해 고백성사나 면담 때
필요하다 싶으면 형제자매들에게 지체 없이 강복을 줍니다.
아마 우리 가톨릭 신자들보다 강복을 많이 받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복을 받고 있는 우리들은 참 복된 존재들입니다.
둘째, 성모님처럼 렉시오 디비나를 생활화 할 때 복된 우리들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하느님을 모르는 것입니다.
신구약 성경뿐 아니라 우리의 삶, 자연 모두가 또 다른 하느님의 성경이기에
렉시오 디비나의 대상입니다.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
우리는 축복된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또 축복도 받습니다.
하느님의 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복과 달리 훨씬 깊고 심오합니다.
가난한 자가, 슬퍼하는 자가, 우는 자가, 의로움에 굶주리고 목마른 자가,
주님 때문에 박해 받는 자가 행복하다 했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부귀영화나 건강, 장수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행복입니다.
실패나 병고의 어려움 중에도
하느님을 만나, 하느님의 뜻을 찾았기에 행복입니다.
아무리 세상 복을 다 갖추었어도
하느님을 못 만나면, 하느님의 뜻을 찾지 못하면 불행입니다.
이래서 삶이 어렵고 힘들수록
하느님의 뜻을 찾는 렉시오 디비나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하느님의 뜻을 찾아내면 그게 복이요 구원입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오늘 복음의 마리아나 목자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마리아처럼 불우한 삶을, 목자들처럼 가난한 삶을 살라하면
거의가 거부할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깊은 관상(觀想)의 사람, 렉시오 디비나의 사람이었습니다.
부단히 내 삶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오늘 다음 복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2,19).
가브리엘 천사의 수태고지에서도 비슷한 대목이 나옵니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삶의 성경을
깊이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만나는 주님이며 계시되는 주님의 뜻입니다.
이래야 어떤 환경에서도 하느님의 뜻에 따라 복된 존재로 살 수 있습니다.
하여 우리는 성모님을 은총이 가득하신 분,
하느님의 총애를 받은 분이라 고백합니다.
하느님을 감동케 한 깊은 믿음의 복된 어머니 마리아였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몰라, 욕심에 눈이 가려,
복된 존재인 줄 모르고 불행하게 사는 어리석은 이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욕심을 비워 눈을 밝게 하는 렉시오 디비나의 은총입니다.
셋째, 목자들처럼 하느님을 찬미할 때 복된 우리들입니다.
목자들은 세상 잣대로 보면 참 별 볼일 없는 불행한 자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의 직업입니다.
그런데 목자들의 내면은 누구보다 부요했습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를 만난 목자들은 즉각 복음 선포자가 됩니다.
이사야서 다음 말씀이 연상됩니다.
꼭 목자들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구나.”(이사52,7ㄱ).
목자들이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전해 주었을 때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합니다.
목자들처럼 마음 가난한 이들에게 계시되는 주님의 뜻입니다.
하느님 향해 활짝 열린 가난한 마음에서 솟아 나오는 하느님 찬미입니다.
하느님을 만난 목자들의 반응은 복음 선포와 더불어 하느님 찬미였습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찬양과 찬미로 하느님 향해 활짝 마음 열 때 쏟아지는 하늘 축복입니다.
아니 찬양과 찬미의 삶 자체가 축복입니다.
‘찬미의 종교’인 그리스도교요,
수도자뿐 아니라 ‘찬미의 사람’이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입니다.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성무일도를 바치는 모든 이들은
실로 복된 존재들입니다.
우리 모두 복 받은 존재들입니다.
이 거룩한 천주의 모친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통해
주님은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지켜주십니다.
주님은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십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평화를 베푸십니다.
매일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복된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하루 아니 올 한 해 내내
오늘 화답송 후렴을 화살기도 노래로 바치면서 지내시기 바랍니다.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소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시편7,2ㄱ)
201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멘.
'강론 말씀 (가나다순) > 이수철 신부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공동체 (0) | 2012.01.04 |
---|---|
☆★ 하느님의 어린양 (0) | 2012.01.04 |
견디라 (0) | 2011.12.31 |
☆★☆ 그리스도의 빛 - 예수님의 족보 - 하느님의 기다림, 자비 (0) | 2011.12.17 |
하느님 체험 (0) | 2011.12.17 |